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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바로잡습니다
‘어디서 봤더라?’ 2007년, 13살 핀란드 소년 월테리 세레틴은 TV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북극으로 항해를 떠난 러시아 잠수함”에 관한 해외 뉴스를 본 소년은 갑자기 소장하고 있던 영화 <타이타닉>의 DVD를 돌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누군가 어이없이 저지른 엄청난 실수를 알아차렸다.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가 다루었
글: 이영진 │
2013-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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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이름 모를 배우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는 유명한 먹자골목이 있다. 위치는 공덕시장 근처로, 전을 파는 가게와 족발 파는 가게가 특히 이름이 높다. 사시사철 장사진이고, 초저녁에도 바글바글이다. 사무실이 공덕동에 있던 시절, <씨네21>도 공덕동 먹자골목에서 빈번히 회식을 했다. 한번은 취재원과 그곳에 다녀온 남동철 선배가 “공덕시장 족발집에서 남기남 감독의 조감독
글: 이영진 │
201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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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영화의 감옥에서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모든 것은… 아름다웠다. 의도치 않았던 접촉의 불쾌함은 스크린이 영롱한 빛을 내뿜는 순간 사르륵 녹아버렸고, 어깨를 대리석화했던 피로는 칸의 따가운 햇살을 받아 자글자글 타버렸다. 이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 훌륭한 영화는 훌륭해서 좋았으며, 후진 영화는 농담거리를 제공해줘서 좋았다. 딱딱한 바게트는 오래 씹을 수 있어서 좋았고,
글: 이영진 │
201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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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다시 한번
사람 마음 조석변(朝夕變)이라 했다. 아침저녁이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변덕이 죽 끓었다. “언제 발표하나요?”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뜨끔했다. 결정되면 개별통보하겠다고 했으나 주초까지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뜸들이지 말고 미리 털어놓는 것이 좋겠다. 제18회 영화평론상 수상자는 아쉽게도 없다. 당선작을 뽑지 못했다. 마감일
글: 이영진 │
201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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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그날이 다시 오면
“오빠는 버스, 지하철처럼 밀폐된 공간에만 들어갔다 하면, 예전 안기부 조사받던 남산 대공분실이 연상되면서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쥐어뜯는 것 같고 머리가 터질 것 같으면서 심한 설사가 쏟아지고 구토를 하여 십여년간 이 일로 인해 가족들이 받은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승일 감독의 여동생인 전승아씨가 쓴 탄원서의 일부다. 전승일 감독을
글: 이영진 │
201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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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이웃을 사랑하라
눈뜨자마자 욕부터 튀어나왔다. 꼭두새벽부터 뭔 짓인가. 삽으로 맨바닥을 벅벅 긁어대는 소리가 거슬려 선잠에서 깼다. 신경질적으로 창문을 젖히고 보니 아니나 다를까 주정뱅이 그 아저씨다. 내가 아는 한, 그 아저씨는 일용직 노동자다. 하루 벌어 하루 풀칠해야 할 터인데, 어찌 된 일인지 그 아저씨는 일감을 구하려고 조금도 애쓰지 않는다. 대신 종일 집에 머물
글: 이영진 │
201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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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공동운명
꽃 구경보다 책 구경을 좋아한다. 여행을 가더라도 항상 그 지역에 있는 서점에 들른다. 대형서점이어도 좋고 작은 헌책방이어도 좋다. 서점이 맛집이고 명승지다. 외국에 나갈 때도 서점투어는 필수다. 딱 한번 못 갔는데 언제냐면 금강산 출장 때였다. 금강산에는 편의점도 있고, 사우나도 있었다. 그러나 서점은 없었다.
지난 주말에 전주에 갔다가 영화의 거리
글: 이영진 │
2013-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