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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
뒤늦게 <드래곤 길들이기>를 봤다. 애니메이션의 실사화는 워낙 실망한 적이 많아서 이번엔 당하지 않으려 했지만 얼어붙은 극장가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는 소식에 직접 확인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예상대로 무난한 결과물이었다. 15년 만에 돌아온 이유를 설명해줄 독특한 재해석도,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야망도 보이지 않는 성실한 리메이크.
글: 송경원 │
202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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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침체를 부술 스펙터클에 시동을 걸어라!
오늘, 집 근처 자주 가던 극장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부터 퇴근 후 아이를 재우고 마지막 상영 회차를 챙겨보는 게 하루의 소소한 행복이었지만 이젠 어렵게 됐다. 심야영화는 사람이 적을수록 특별해진다. 아무도 없는 극장, 혼자 스크린을 독차지하는 날엔 전세를 낸 기분마저 들었다. 관객이 한명도 없는 날에도 꼭 제일 뒷줄에 앉아서 영화를 봤는데, 내 자리에
글: 송경원 │
202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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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희망찬 비관주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 중 뭘 제일 좋아하나요. 직업적으로 ‘당신의 올 타임 베스트가 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 편이다. 솔직히 묻는 사람도 진짜 궁금하진 않을, 자기소개서의 취미와 특기란 같은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 예정된 테스트는 익숙해지긴커녕 매번 곤혹스럽다. 왜 그럴까 고민하며 작품들을 복기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 나 이 작품들
글: 송경원 │
2025-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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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새날이 왔습니다. 개편을 하였습니다
<씨네21>은 1년에 한번 개편을 한다. 시기는 보통 창간기념일에 맞춘 4월을 목표로 하는데, <씨네21>을 오래 구독한 독자들도 매년 개편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해도 거르지 않고 개편을 하는 건 가장 효과적인 중간 점검과 평가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1년, 12달, 50권 정도의 잡지를 만들다보면
글: 송경원 │
2025-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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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나무를 심는 사람들
“모든 기적은 작은 흔적을 끊임없이 축적할 때, 그리고 뚜렷한 목적을 갖고 부단히 흔적을 축적할 때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난다.” 꽤 오랫동안 이걸 <나무를 심은 사람>에 나온 명문장이라 착각하고 있었다. 장 지오노의 단편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을 처음 알게 된 건 1987년 프레데리크 바크의 동명 단편애니메이션을 통해서
글: 송경원 │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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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칸에서 한국까지, 영화의 시차가 빚어낸 상상의 시간
아는 책방이 문을 닫았다. 카페를 겸한 작은 공간 한곳에 사장님이 직접 고른 책 몇권을 비치해둔 곳이었는데, 책 사러 일부러 간 적은 없었 지만 우연히라도 들르면 뭐에 홀린 것처럼 꼭책 한권을 사서 나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엄밀히 말해 문을 닫은 건 아니고 카페 영업만 하는 걸로 방침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렇게 오랜만에 들러 아쉬운 마음에 차 한잔을 마
글: 송경원 │
2025-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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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버스터 키턴을 향해 날아오른 사나이, 21세기에 불시착하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보통 2편은 존재감 없는 영화 취급을 당하지만 나는 <미션 임파서블2>(2000)도 나름 재미있게 봤다. 고백하자면 2편을 먼저 보고 나중에 화제가 됐던 1편을 찾아본 터라 나쁘지 않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오우삼 감독의 <미션 임파서블2>는 성공한 후속편이 범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지뢰를 성실
글: 송경원 │
202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