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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1950년대 한국영화를 추억하며 -권병길
고전일수록 다시 보고픈 영화가 있다는 것은 순수성을 잃은 세태의 저항 심리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영화의 기술과 새로운 도전에서 이룬 성취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잃어버린 필름 속에서 빛나는 보석 같은 배우들과 작품들이 있었기에 다시 꺼내 기억하고픈 것이다. 그것들은 대중 속에 있었으며 그 대중은 그들을 만들어냈다. <마부>의 김승호,
200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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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공각기동대> -신지혜
1990년대 초, 불쑥 사촌동생이 테이프를 밀어넣으며 말했다. “누나, 이거 한번 봐.”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이런… 두 시간 꼼짝도 못하고 강하게 시선을 고정시킨 나는, 일종의 충격에 휩싸였고 그 시간 이후 나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정확히는 아니메에 꽂히고 만다. 오토모 가쓰히로의 <아키라>. 그날 이후 나는 <아키라>
200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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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중경삼림> -장형윤 감독
스무살 때였다. 나는 창문도 없고 전압이 낮아서 냉장고만 돌아가도 형광등이 깜박거리고 헤어드라이를 켜면 전기가 나가버리는 그런 곳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공동화장실에는 지붕이 없어 비가 오는 날에는 화장실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정취가 있는 곳이었다. 자취방은 재래시장 건물 안에 있었는데 내부에는 낮에도 빛이 안 들어오는(방에 창문이 없으니까) 한칸
200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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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페임> <스파이 게임> <디파티드> -신민경
영화를 논하고 인생을 논하기엔 인생이 짧고 영화작업이 짧아 많이 쑥스럽다. ‘내 인생의 영화’라는 주제를 놓고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올라 그 말에 대한 분석이 먼저 필요했고, 단 한편만 꼽는 것이 불가능함을 깨달았다.
우선 ‘내 인생의 첫 영화’.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영화가 좋아서 영화를 공부한 사람이 아니다. 사실 전혀 관심이 없었다. 어린
200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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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그때 그사람들> -이동직 변호사
멋 훗날 양로원에서 돌아볼 인생의 편린에 굳이 스크린에 걸렸던 한 장면을 끼워넣자면 내 목에 칼끝을 겨누었던 <나쁜 피>를 꼽아 레오스 카락스와 줄리엣 비노쉬 언니에게 경의를 표했을 것이다. 또는 늦게 찾아온 사춘기에 피를 끓게 했던 <그녀에게> 정도? 하나 추상보다 강한 것이 일상일까? 철들고 처음으로 나를 엉엉 울게 했던 영화는
200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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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삼총사> -권교정 만화가
내가 어린 시절 읽었던 아동용 소설책, 애니메이션, 그리고 영화들에서 삼총사라는 이미지는 항상 같은 것이었다. 주인공 달타냥과 세 친구들의 정의로운 모험 이야기, 갈등구조를 일으키는 악당은 추기경인 리셜리외와 그의 부하들. 그리하여 정의는 승리하고 달타냥과 그의 친구들은 결국 악과의 싸움에서 승리함으로써 승진도 하면서 잘 먹고 잘산다, 라는 이야기라고.
200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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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 내 인생의 영화]
[내 인생의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오기사
1996년, 아니 어쩌면 1997년. 나는 건축과 학생이었다. 학교에는 충실하지 못했지만, 여하튼 주요 관심사는 건축 혹은 도시와 연관되어 있는 모든 것들이었다. 많이 어설펐어도 열정은 있었던 것 같다(하긴 지금도 어설픈 것은 마찬가지다).
그때 이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La Cite Des Enfants Perdus)를 봤다.
2008-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