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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한번뿐인 존재에게
*<위플래쉬>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죽음은 살아남은 자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다. 삶은 불완전하며, 쉽게 바뀔 수 있으며, 모래 위에 지은 성과 같다. 우리는 타인의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운다. 롤랑 바르트는 <애도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두번 다시 볼 수 없구나, 두번 다시 만날 수 없구나!’ 그런데 이 말 속에는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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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자넨 어떤 초능력이 있나?”
어렸을 땐 하늘을 나는 꿈을 자주 꿨다. 키 크는 꿈이라던데, 꿈속 하늘에서의 비행 경력으로 치면 키가 2m는 넘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만큼 자주 하늘을 날았다. 다른 꿈은 잘 기억나지 않아도 하늘을 날았던 장면만큼은 선명하다. 날개 같은 건 없고, 맨몸으로 하늘을 날아다닌다. 두팔을 벌리고 계곡 사이, 구름 너머, 들판 위를 휘젓고 다닌다. 비행은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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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모호함을 인정한다는 것은
얼마 전, 애플의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휴대전화기를 바꿨다. 오래전부터 아이폰을 이용해왔던 사람으로서 꽤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다양한 운영체제를 경험함으로써 소설 속 주인공들이 (무슨 PPL이라도 받은 것처럼) 아이폰만 쓰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게 소설가로서의 의도였다면- 정작 내 소설의 주인공들은 자신이 아이폰을 쓰고 있다는 사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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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무성영화가 따로 없네
새로운 소설을 시작할 때마다 커다란 보드를 사서 벽에 붙인다.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포스트잇에 적어서 보드에다 붙이는데,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소설 속 인물의 관계도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고, 놀고 있지는 않다는 안도감이 들기도 하고…, 장점이 많다. 잊지 않으려고, 소설에 대해 계속 생각하려고 보드를 이용한다. 때로는 내 몸을 보드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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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도시의 숲이 되고 싶다
자동차를 없애고 나니 걷는 일이 많아졌다. 버스 정류장 한두개 정도의 거리는 가볍게 걸어가게 되고, 외출을 준비할 때면 심혈을 기울여서 음악을 준비한다. 자동차에서 듣는 음악도 좋지만 걸으면서 듣는 음악도 무척 좋다.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풍경들이 영화의 한 장면으로 변한다. <500일의 썸머>에서 조셉 고든 래빗이 생전 처음 만나는 동네 사람
글: 김중혁 │
201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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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때로 참을 수 없이 무거운
<인터스텔라>의 스포일러가 나옵니다만, 그게 참, 스포일러라고 하기에도 뭔가…. <박스트롤>의 스포일러도 나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인터스텔라>에는 딸 머피가 아버지에게 ‘왜 자신의 이름을 머피라고 지었냐’며 투정부리는 대목이 나온다. 아버지는 ‘머피란, 나쁜 결과를 만들어내는 이름이 아니라 일어날 일은 반드시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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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바디무비]
[김중혁의 바디무비]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인터스텔라>의 스포일러가 나옵니다만, 그게 참, 스포일러라고 하기에도 뭔가….
우주에 남는 역할은 왜 전부 남자들의 몫일까. <인터스텔라>를 보다가 <그래비티>를 떠올렸다. <그래비티>에서 조지 클루니는 샌드라 불럭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줄을 끊는다. <인터스텔라>에서 매튜 매커너헤이는 앤 해
글: 김중혁 │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 │
2014-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