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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가져가지 마시오
겉뜻 절도를 경고하는 말
속뜻 사랑을 설명하는 말
주석 목욕탕 수건 문구의 진화사(進化史)는 재미있다. 처음에는 ‘○○목욕탕’이라고 쓰더니 곧 ‘가져가지 마시오’로 바뀌었다. 그래도 집어가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최근에는 ‘훔친 수건’이란 문구를 새긴 곳이 많아졌다. 마지막 문구는 어떻게 보면 독한 유머지만 다르게 보면 손님제일주의이기도 하다. ‘가져가면
글: 권혁웅 │
201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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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자기야
겉뜻 애인을 다정하게 부르는 말
속뜻 애인을 간절하게 부르는 말
주석 세상의 지도를 만드는 방법이 축척을 쓰는 것이라면 마음의 지도를 만드는 방법은 인칭을 쓰는 것이다. 나(일인칭)와 너(이인칭)를 거리의 기본 단위로 삼고, 다른 모든 사람과 사물들(3인칭)의 거리를 거기에 비추어 측량하면 된다. 사랑이 그토록 중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마음의 세계를
글: 권혁웅 │
2015-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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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썸
겉뜻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뜻
속뜻 좋아졌거나 좋아질 것 같거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거나 몰래 좋아한다는 뜻
주석 관심 있는 사람이 생겼을 때, 그 사람과의 사이에 있었던 일 혹은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썸’이라 하고, 그 사람과 교제를 막 시작하거나 한창 교제하는 것을 ‘썸타다’라고 말한다. 흔히 쓰이지만 쓰임새가 의외로 광범위해서 뜻을 꼭 집어
글: 권혁웅 │
201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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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지금 무슨 생각해?
겉뜻 내 생각만 하라는 명령
속뜻 생각 좀 하고 살라는 명령
주석 특정 유형의 사람이나 유명인의 뇌구조 분석 그림이 인터넷에 무수하게 떠돈다. 실제 MRI나 CT 사진을 말하는 게 아니다. 사람의 옆모습 실루엣에 그 사람이 생각했음직한 주제를 말풍선처럼 그려넣은 그림이다.
예를 들어 커플 여행을 가기로 한 남자의 뇌구조를 영역이 넓은 순서로 기록하면
글: 권혁웅 │
20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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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싫으면 시집가
겉뜻 속뜻의 반대
속뜻 겉뜻의 반대
주석 이 표제의 뜻을 이상하게 풀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말이 매우 광범위한 문맥에서 쓰이기 때문이다. 동음이의어나 유음이의어를 타고 출현한 말놀이는 무척 많다. “일러라 일러라 일본 놈.” “짜증나면 짜장면, 우울하면 울면.” “가만히 있으니 가마니로 보이나?” “너무해. 나는 배추할게.” “사랑해 너만을, 나는 양
글: 권혁웅 │
201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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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호갱
겉뜻 호구고객이란 뜻
속뜻 호랑이굴[虎坑]이란 뜻
주석 휴대폰이 필수품이 되고나니 단통법, 호갱, 직구… 같은 말들에도 익숙해져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단통법이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을 줄여 부르는 말인데, 어떤 이들은 ‘전국민호갱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호갱이란 ‘호구고객’의 준말이지만 ‘호객’이 아니라 ‘호갱’이 된 것은
글: 권혁웅 │
201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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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너 몇 학번이야?
겉뜻 내가 연장자라는 뜻 속뜻 내 기억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뜻
주석 우리말은 존대법이 이례적으로 발달한 언어다. 상대를 높이는 존대, 자신을 낮추(어 상대를 높이)는 존대, 제삼자를 높이는 존대가 따로 있고, 행동이나 상태를 높이는 존대가 따로 있다. 말의 구석구석, 요소요소마다 높임말의 흔적이 묻어 있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는 문장을 접해보셨는지?
글: 권혁웅 │
2015-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