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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취업준비생의 도(道)
IMF가 휩쓸고 지나간 한국, 그 황량한 대지에 한 줄기 단비, 아니 한장의 성적표가 내렸다. 2학기 성적이 나왔다는 비보를 듣고 학교로 나간 나는 과방에 모여 있던 동기들에게 당황해서 말했다. “나, 성적이 잘못 나왔나 봐, 3.98이야.”(만점은 4.3) 내가 수업은 한달에 한두번 들어갔고, 시험은… 보기는 했겠지? 하도 오래간만에 학교에 갔더니 경비
글: 김정원 │
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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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노처녀의 도(道)
누구한테 말하기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벌써 떠들 만큼 떠들고 다닌 일이기도 해서 밝히는 건데, 나는 지지난해에 동네 아줌마들과 함께 **시 댄스경연대회에 나갔다, 종목은 줌바 댄스(줌마 댄스 아님). 숨겨왔던 너의 자유로운 영혼을 해방하라며(다시 말해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정신을 놓으라며) 나를 설득하던 줌바 강사는 아, 네, 글쎄요, 그게 시간이, 만
글: 김정원 │
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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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패셔니스타의 도(道)
낼모레 오십인 선배가 난생처음으로 반백년을 멀리하던 드라마에 빠졌다. 그래, 당신이 생각하는 그 드라마가 맞다, <도깨비>. 좋은 날도 좋지 않은 날도 어중간한 날도 <도깨비> 재방까지 돌려 보던 선배는 관심없다는 나를 붙들고 굳이 <도깨비> 스토리를 설명하다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근데 그 비서가 간신의 환생이야. 엄청
글: 김정원 │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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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시골 사람의 도(道)
대학에 입학했더니 나와 고향이 같은 여자애가 있었다. 우리는 인사를 했다. “안녕? 난 정원이라고 해.” “안녕? 난 혜영이라고 해.” 옆에서 보고 있던 서울 출신 동기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너네 왜 인사해?” 그럼 서울 애들은 통성명도 안 하고 야자 트냐? 우리 고향에선 안 그런다. “아니, 그게 아니고, 너네 아는 사이 아니야? 전주에 여학교 한
글: 김정원 │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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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술집 주인의 도(道)
1990년대 후반, 술집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배운 일은 생맥주 따르는 법이었다. 천직을 만난 것이다. 내세울 거라고는 술 마시는 재주뿐이어서 밤마다 수십번씩 잔을 채우며 숱한 날을 보낸 나는 신이 났다. 그렇게 헛되이 보낸 세월이 헛되지 않았어! 그러다가 오전 수업을 몽땅 빼먹는 바람에 4년제 대학을 5년 다닐 위기에 처하긴 했지만!(그리고
글: 김정원 │
201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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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공무원의 도(道)
몇년 전, 학교 선배가 취직을 했다. 선배는 삼수 끝에 대학에 합격, 졸업은 5년 만에 하고 그로부터 12년 뒤에 박사 학위를 딴, 인생을 남들 두세배 길이로 늘려 사는 사람이었다(왠지 죽는 것도 남들보다 늦을 것 같아). 당연하게도 마흔이 넘도록 시간강사로 일하던 선배는… 공무원이 되었다, 그것도 특채로.
어떻게 된 거지? 요즘 젊은이들은 스무살 때
글: 김정원 │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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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성형 미인의 도(道)
묵사발이라 불리는 아이가 있었다. 고등학교에 들어올 때는 분명 이름이 있었겠지만 누구도 그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 졸업할 무렵엔 아무도 본명을 기억하지 못하던 그 애는 묵사발처럼 생겼다… 미안하다, 알아봐서. 어쨌든 우리에게 묵사발이란 “얻어맞거나 하여 얼굴 따위가 형편없이 깨지고 뭉개진 상태를 속되게 이르는 말”, 다시 말해 못생겼다기보다는 다소 정돈이
글: 김정원 │
2016-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