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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매혹과 허무함,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복수 삼부작에서 복수는 가족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복수 삼부작을 다시 보면서 생각했는데, 나로서는 다소 ‘뜻밖’이었다.
박찬욱의 주인공들에게 가족은 ‘가장 나종 지니인 것’처럼 보인다. 내 딸의 죽음(<복수는 나의 것>)과 내 누나(<올드보이>)의 자살, 내 새끼에 대한 살해(<친절한 금자씨>)는 사무치는 원한을
글: 신윤동욱 │
일러스트레이션: 이관용 │
200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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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회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아일랜드> <로봇>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런 막연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인간과 비슷하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를 찾아 대비시키는 것이 상책이다. (그것과 그것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것이 바로 ‘분별지’ 아니던가?) 외계인/사이보그/복제인간/괴물/귀신 같은 ‘사이비 인간’을 등장시켜,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과 ‘아닌 것’을 구분케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SF나 호러는 본
글: 황진미 │
일러스트레이션: 김연희 │
200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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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여기가 낙원이라구, <아일랜드>
<아일랜드>는 15년 뒤의 이야기다. 15년 뒤의 미래를 보면서 15년 전의 과거가 겹쳐졌다. 대략 나의 고딩 시절 말이다. 나의 고딩 시절은 오늘도 대략 반복되고 있다. 물론 미국영화인 <아일랜드>가 의도했을 리는 없지만, 클론의 세계는 한국 중고딩의 현실과 매우 닮았다. 복제인간(클론)의 세계는 입시지옥의 복제처럼 보인다.
클
글: 신윤동욱 │
일러스트레이션: 이관용 │
200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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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유령이라 느껴본 적 있나요, <여고괴담4: 목소리>
나는 김소영의 “시스템의 억압을 다룬 전작들과 달리, 외부로부터 고립된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소녀들끼리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는 악순환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결국 반여성적이고 보수적이다”(<씨네21> 512호)는 평에 반대한다. 또한 듀나의 “시스템의 폭력에 의해 살해된 소녀의 슬픈 진혼곡이었던 전작들과 달리, 자신의 행위에 변명치 않는 뻔뻔한
글: 황진미 │
일러스트레이션: 김연희 │
200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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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어디에나 자말은 있다, <인 디스 월드>
어쩌면 그곳에서는 이주가 유일한 희망이었다. 7월 초 발칸반도를 다녀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 스위스 제네바를 거쳐,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 코소보의 프리슈티나, 마케도니아의 스코페에 이르는 여정이었다. 대한민국 여권 하나면 무사통과였고, 더위만이 유일한 투정거리였다(마침 한국언론재단에서 지원하는 ‘스터디 투어’(Sturdy tour)의 주제는
글: 신윤동욱 │
일러스트레이션: 이관용 │
2005-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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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지처 클럽의 망령, <분홍신>
<분홍신>도 어김없이 ‘여귀’가 등장하는 공포영화이다. 흔히 ‘여귀’는 여성의 ‘욕망’이나 ‘한’을 상징하며, 남성중심주의를 위반하거나 징벌한다. 그러나 때로 남성중심주의가 ‘여귀’ 안으로 삼투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전선은 흐려지고 싸움은 부질없어진다. <분홍신>은 어떨까? ‘여성의 욕망’을 ‘질투와 물욕’으로 한정하여
글: 황진미 │
일러스트레이션: 김연희 │
200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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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꽃은 들러리 전문? <간큰가족>
<간큰가족>은 남한사회의 통일에 관한 의식과 현실을 잘 보여준다. 첫째, 통일의 당위성은 여전히 민족적(혈연적) 동질성으로부터 나온다는 믿음, 둘째, 통일은 현실적으로 경제문제이며 미래의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돈을 투자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인식, 셋째, 그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선 상존하는 군사적 위협(서해교전)과 적개심(“
글: 황진미 │
일러스트레이션: 이관용 │
200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