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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데이비드 매켄지 <로스트 인 더스트>와 사프디 형제 <굿타임>
데이비드 매켄지의 <로스트 인 더스트>(2016)에서 미국 텍사스 주에 사는 형제, 태너(벤 포스터)와 토비(크리스 파인)는 은행 빚으로 압류당하기 직전의 농장 땅에 석유가 묻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대를 이어온 지긋지긋한 가난을 끝내려면 원래 응당 자기들 것이었던 땅을 며칠 내에 자본으로부터 되돌려받아야 한다. 무슨 수로? 은행 돈을 훔쳐서
글: 박수민 │
2018-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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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로버트 저메키스 <하늘을 걷는 남자>와 리안 <빌리 린의 롱 하프타임 워크>
1995년 프랑스 파리, 영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던 자리에 덴마크에서 온 라스 폰 트리에가 끼어들어 난데없이 ‘도그마(Dogma)95’라는 걸 선언했다. 할리우드식 상업주의에 훼손된 영화의 순수성을 되찾자는 명분으로 그들은 영화적 순결을 위한 서약 10계명을 내걸었다. 영화는 반드시 지금 이곳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실재하는 로케이션에서 촬영하고, 소품
글: 박수민 │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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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데이비드 린 <밀회>
옛날 흑백영화를 다시 보는 일은 영혼에 좋다. 교회에 가는 것보다 훨씬 영적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스크린과 관객 사이는 제단이나 강대상 아래만큼이나 치열한 영혼의 격전장이다. 카메라가 인간의 영혼을 찍을 수 있을까? 무드는 만들 수 있지만 공기(空氣)까지 영화에 담는 일이 가능할까? 나는 어느 시대 몇몇 작가에겐 그것이 가능했다고 답하고 늘 이
글: 박수민 │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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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최양일의 <10층의 모기>와 <막스의 산>
수험생들이 큰 시험을 치르고 나니 본격적으로 추운 겨울이 온다. 한국의 모 영화학교는 학생 선발 절차 중 최종 면접이 지원자의 멘털을 깨부수는 걸로 유명했다. 10년 전 나도 면접을 본 후 자취방에 돌아와 식음을 전폐하고 일주일 내내 천장만 바라봤으니까. 이 영화학교의 놀라운 점은 합격했을 때는 자신이 영화천재라 믿으며 위풍당당하게 입학하지만, 졸업하는
글: 박수민 │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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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리들리 스콧 <블레이드 러너>와 드니 빌뇌브 <블레이드 러너 2049>
나는 <블레이드 러너>(1982)의 1992년 감독판과 2007년 파이널컷보다 최초 극장 개봉 버전을 더 좋아한다. 해리슨 포드 스스로 계약 때문에 군더더기만 붙이는 짓인 줄 알면서도 할 수 없이 녹음했다는, 무성의하지만 친절한 내레이션이 있는 그 판본. 감독판과 파이널 컷에서 데커드(해리슨 포드)가 레이첼(숀 영)과 함께 달아나기로 결심하고
글: 박수민 │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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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니콜라스 빈딩 레픈 <드라이브>와 월터 힐 <드라이버> 그리고 에드거 라이트 <베이비 드라이버>
니콜라스 빈딩 레픈의 <드라이브>(2011)가 나왔을 때, 나는 이 걸출한 ‘운전기사 영화’의 연출자에게 정작 운전면허가 없더라는 이야기에 꽂혔다. 감독이 이후 유럽에서 할리우드로 이사하면서 끝내 면허를 취득했는지, 혹은 처음부터 낭설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영화사 사람들을 만나면 내게 “한국판 <드라이브> 비슷한” 프로젝트
글: 박수민 │
201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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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왕가위 <아비정전>과 임권택 <만다라>
티베트에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어느 고승(高僧)의 선문답인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걱정을 안 하고 살 수가 있나. 날이 갈수록 번뇌만 가득 쌓이는 인생. 산다는 건 끝내 버티는 일인데, 버티다 보면 뭐라도 되거나 어딘가 가닿지 않으려나? 글쎄, 대체 언제? 아니면 할 수 없고, 라는 식으로 버텨보지만 특히
글: 박수민 │
2017-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