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인] [할리우드작가열전] 셰익스피어와의 농담따먹기, 톰 스토파드 지난해 아카데미를 휩쓴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보고 있노라면 열등감에 휩싸인다. 희대의 걸작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셰익스피어의 삶과 작품세계를 마치 자기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훤히 꿰뚫은 상태에서 이리 빠지고 저리 붙이고 하며 자유자재로 스토리를 펼쳐나가는 작가적 기량에 기가 죽을 뿐이다. 그뿐인가? 원전에서 따온 대사들을 위트 넘치게 각 글: 심산 │ 2000-01-04
- [영화인] [할리우드작가열전] 추악한 얼굴의 천사, 레이먼드 챈들러 불륜의 격정에 사로잡힌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하여 그녀의 남편을 살해한다. 그러나 일단 살인이 실행되고나자 스토리는 전혀 예측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한다. 남자는 격정과 의혹 사이의 좁은 길로 나 있는 미로에 빠져 허우적댄다. 저 여자는 혹시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나를 유혹한 것이 아니었을까? 익숙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플롯이다. 만약 < 글: 심산 │ 2000-01-11
- [영화인] [할리우드작가열전] 승산 없는 싸움에 나선 사내들, 칼 포먼 갓 결혼한 신부와 함께 마을을 떠나려던 보안관 윌 케인은 나쁜 소식을 전해듣는다. 그에게 복수하기로 맹세한 악당들이 정오에 마을로 들이닥친다는 것이다. 아직 시간은 남아 있다. 도망치면 그뿐이다. 그러나 그는 악당들과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다. 흥미로운 것은 마을사람들의 반응이다. 예전에 그가 악당들을 잡아넣었을 때에는 환호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아무도 그 2000-01-18
- [영화인] [할리우드작가열전] 시나리오 잘 쓰려면 감독 해봐, 데이비드 코엡 할리우드 메이저에 시나리오를 팔겠다고? 차라리 카지노에 가서 룰렛에 돈을 걸어라.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 사이에서는 인사말처럼 주고받는 농담이다. 다소 위악적으로 들리긴 하지만 따지고보면 ‘사실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 이 비좁아 터진 충무로에서도 시나리오 하나 팔아먹기가 하늘의 별따기니까. 그런데 서른살도 되기 전에 스 2000-01-25
- [영화인] [할리우드작가열전] 사랑을 일깨우는 코미디, 닐 사이먼 역사상 가장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극작가는 누구일까? 소포클레스나 셰익스피어는 아니다. 그들은 훌륭한 극작가임에는 틀림없지만 공연에 따른 인세수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버나드 쇼? 으젠느 이오네스코? 테네시 윌리암스? 비평가들의 총아였지 대중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아마도 정답은 닐 사이먼이 아닐까 싶다. 이 익살 가득한 표정 글: 심산 │ 2000-02-01
- [영화인] [할리우드작가열전] 기품있는 사계절의 사나이, 로버트 볼트 본의 아니게 할리우드작가들의 뒷조사(?)에 매달리다보니 별의별 화상들을 다 만난다. 개중에는 평생 쓴 작품의 필모그래피가 무려 200개를 넘어서는 괴물도 있다. 이쯤되면 기업이다. 작가의 이름이란 그저 회사의 상표일 뿐이고, 그의 이름으로 된 시나리오들은 모두 ‘포드시스템’을 도입한 공동창작의 산물인 것이다. 그게 시나리오의 자본주의적 발전단계에서 한 2000-02-15
- [영화인] [할리우드작가열전] 이토록 완벽한 각색! 브라이언 헬겔런드 미국에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만큼이나 영화비평가협회도 많다. 그 중에서도 뉴욕비평가협회를 필두로 하는 5대비평가협회의 권위를 제법 알아주는데, 이들의 평가는 곧잘 아카데미의 평가와 심각한 괴리를 보여주곤 한다. 그 가장 극적인 예가 <LA 컨피덴셜>. 사상 처음으로 5대비평가협회의 작품상을 모조리 휩쓸어간 이 걸작 누아르에 대해서 아카데미는 대 200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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