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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영국 연극전통의 힘,<비잉 어니스트>
오스카 와일드가 희곡을 쓴 <어니스트가 되는 것의 중요성>은 1895년 무대에 올려졌을 때 관객과 평자들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공연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작가의 이름은 지워져야 했고 공연도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건 이 작품을 쓴 작가가 “그 이름을 감히 말해서는 안 되는 사랑”(와일드의 시 <두 가지 사랑>
글: 홍성남 │
200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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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라울 월시를 아시나요?<배틀 크라이>
1887년에 태어나 1910년대 영화계에 입문하여 1980년 사망할 때까지, 라울 월시의 필모그래피와 그의 사적인 삶은 할리우드의 공적 역사와 그대로 겹쳐진다. 무성 흑백영화(심지어 그는 저 까마득한 이름, D. W. 그리피스의 <국가의 탄생>에서 배우로 활약했다!)부터 토키영화와 컬러영화까지, 혹은 웨스턴과 누아르, 드라마와 액션, 코미디에 이
글: 이다혜 │
200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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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음악은 영화를 타고,워너 뮤지컬 박스세트 1
뮤지컬만큼 영화의 판타지를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는 장르가 있을까? 어떤 절박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주인공들은 기나긴 대사 대신 노래와 춤, 색채와 사운드로 스스로를 표현한다. 가장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리얼리티를 끌어내는 가장 할리우드적인 영화 장르, 뮤지컬의 진면목을 즐길 수 있는 참신한 기회가 찾아왔다. 조지 쿠커의 <마이 페어 레이디>
글: 이다혜 │
200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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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마음이 없는 악마,<할로윈>
처음으로 본 슬래셔무비는 이었다. 입장권을 내고 국도극장 로비로 들어갔을 때, 극장 전체가 흔들릴 만큼 커다란 비명소리가 일었다. 마지막 장면이었다. 살인마는 죽고, 이제 모든 일이 끝났다고 안심할 때 갑자기 튀어나오는 무언가.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 무섭지도 않은, 최후의 발악이 그때는 효과가 있었다. 정말 깜짝 놀랐다.<스크림>의 전화 퀴즈에서
글: 김봉석 │
200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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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50년대 `아날로그` 뮤지컬,<상류사회>
<물랑루즈>나 <시카고>에 이미 익숙해진 우리에게 1950년대 뮤지컬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을까? 뮤지컬에 사용되는 음악의 장르적 특성에서 완전히 자유로우며, MTV로부터 물려받은 스타일리시한 카메라 워킹으로 귀뿐 아니라 눈까지 완벽하게 사로잡아버리는 우리 시대의 하이브리드한 뮤지컬에 비교해 보았을 때 <상류사회> 같
글: 이다혜 │
200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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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참을 수 없는 욕망의 무거움,<도브>
1990년대 말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한 작가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제인 오스틴, 그리고 헨리 제임스였다. 그중에서도 19세기 미국 상류층의 삶을 냉철하게 해부하며 화려하기 그지없는 ‘공적인’ 예의범절 속에 일그러져가는 사적인 영혼의 균열에 줄곧 집착했던 헨리 제임스는 20세기 말에 더욱 많이 읽히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제인 캠피온의 <여인의 초상
200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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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90분간 죽음을 살다,<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
어느 격언에 따르면, “악마는 노력을 발견했고 악마의 할머니는 기다림을 발견했다”고 했다. 모든 기다림의 시간이 그렇게 괴롭고 불필요한 것만은 아니겠지만, 하여튼 이건 기다림의 시간이란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경험의 시간인가를 지적할 때 쓰이곤 하는 문구이다. 의 주인공 클레오는 자신이야말로 그처럼 고통스런 경험으로서의 기다림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글: 이다혜 │
2003-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