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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욕망의 무거움,<도브>
2003-05-07

1990년대 말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한 작가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제인 오스틴, 그리고 헨리 제임스였다. 그중에서도 19세기 미국 상류층의 삶을 냉철하게 해부하며 화려하기 그지없는 ‘공적인’ 예의범절 속에 일그러져가는 사적인 영혼의 균열에 줄곧 집착했던 헨리 제임스는 20세기 말에 더욱 많이 읽히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제인 캠피온의 <여인의 초상>과 아그네츠카 홀랜드의 <워싱턴 광장>, 제임스 아이보리의 <골든 보울>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헨리 제임스 원작 영화들’ 중에서도 이안 소프틀리의 <도브>는 가장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다. 부유한 시한부 소녀 밀리(앨리슨 엘리엇), 가난한 기자 머튼(라이너스 로치), 사악하고 대담한 매력의 케이트(헬레나 본햄 카터) 사이에 오가는 강렬한 유혹과 열정과 쓰디쓴 회한의 드라마는 쉽지 않은 모던한 감수성과 섬세한 시선으로 충만하며 보는 이를 압도한다. 동시에 헬레나 본햄 카터의 일생일대의 명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그녀는 이 작품으로 수많은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The Wings of the Dove, 1997년감독 이안 소프틀리출연 헬레나 본햄 카터, 라이너스 로치, 앨리슨 엘리엇장르 드라마출시사 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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