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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은 로맨스영화일까, 도시의 전경을 좇는 영화일까. 혹은 기억 한편을 끄집어낸 자전적 영화일까. 모두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어느 날 길거리에서 이명하 배우를 우연히 만난 김태양 감독은 영화 속 남자와 여자처럼 한참 길을 거닐며 안부를 나누었다. 작별하기 아쉬운 목소리로 “영화 같이 찍어야지~” 라며 헤어진 뒤, 이 순간을 단편영화 <달팽이>로 완성했다. 헤어진 연인과의 우연한 재회, 현재 연인이 주는 안정감, 새로운 인연의 고백 등 다양한 연인의 모습을 통해 로맨스적 서사를 품고 있지만 그것만이 <미망>의 전부라 하긴 부족하다. 실제 영화 안팎으로 흐른 4년의 시간은 서사의 깊이를 밀도 있게 더해주고 인간관계의 변화,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의 변화 등 시간이 다르게 만드는 것을 고백한다. 사랑과 도시, 기억과 산책. 네 가지 키워드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사이 우리는 시나브로 김태양 감독과 가까워졌다.
- 길에서 이명하 배우를 우연히 만난
[인터뷰] 어쩐지 길을 잃은 것만 같은 날에는, <미망> 김태양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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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으로 이뤄진 <미망>은 두 남녀를 중심으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관계성을 비춘다. 우연히 길을 잃은 종로에서 옛 연인을 만난 1막 ‘달팽이’ , 폐관을 앞둔 서울극장에 모더레이터로 간 여자가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2막 ‘서울극장’, 누군가의 장례식장에서 오랜 친구들을 재회하는 3막 ‘소우’까지 <미망>은 현대사회에 귀해진 인연과 만남을 근간으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작품 속에 정확한 이름은 없지만 주변 가까운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다섯명의 등장인물은 이명하, 하성국, 박봉준, 백승진, 정수지 배우를 만나 각자의 색깔로 아름답게 채색되었다. <미망>의 도시가 어쩐지 서글프고 애처롭고 그러나 다정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모두 배우들의 힘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길 위에서 긴 이야기를 나눈다. 대낮부터 평일 밤, 새벽녘까지 온종일 걸어온 이들은 어떤 속마음을 간직하고 있을까. 4년의 제작 기간에 걸친 비하인드 스토리를 진솔하게 고백해보기
[인터뷰] 길 위에서 나눴던 우리의 대화를 기억하나요?, 배우 이명하, 하성국, 박봉준, 백승진,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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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한복판에서 길을 잃은 남자는 우연히 이전 연인을 만나 긴 대화를 나눈다. 별것 없어 보이면서도 많은 의미를 지닌 대화가 공기 중으로 흩어질 즈음 그는 현재 연인에게 발걸음을 돌린다. 단편영화 <달팽이>에 2막 ‘서울극장’, 3막 ‘소우’를 붙여 장편영화 <미망>을 완성한 김태양 감독은 이름 없는 다섯 인물 사이에 보편적인 기억과 감정을 그대로 저장시켰다. 4년. <미망>이 완성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코로나19로 길어진 제작 기간은 김태양 감독의 낙관적인 시선을 만나 하나의 영화적 재료로 거듭났다. 물리적 시간이 흐른 만큼 영화는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내외적 변화를 유려하게 포착할 수 있었다. 1막의 들뜬 남자와 여자가 3막의 예기치 못한 공간에서 차분하게 재회하고, 2막에서 여자는 직선처럼 곧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갈지자로 흩어졌다 모이길 반복하는 자유로운 구성은 옴니버스의 재미를 구가하다가도 3부작으로 완전성을 갖춘 트릴로지의 미적 감
[커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미망> 김태양 감독과 배우 이명하, 하성국, 박봉준, 백승진, 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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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의 오빠를 유혹해 그의 아이를 임신한 몸으로 앙숙의 가족이 사는 집에 들어간다. 일일연속극의 로그라인 같은 이 문장은 휴먼 코미디 영화 <자기만의 방> 속 경빈의 궤적이다. 김리예는 “다른 배우가 경빈을 연기하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아” 열심히 오디션에 임했고, 오세호 감독은 경빈 역의 물망에 오른 몇 배우 중 “한 시퀀스를 디렉션에 맞춰 대여섯개의 감정으로 변주해내”는 김리예의 간절함을 읽어 영화 경험이 없는 신인배우를 작품에 전격 발탁했다. “경빈처럼 안 해도 될 말은 하지 않는 편이지만 팩트를 짚어줘야 하는 상황에선 필요한 말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김리예는 알게 모르게 캐릭터에 스스로를 많이 투사했다. “나와 경빈이 닮았다는 생각하며 연기하진 않았다. 그런데 영화를 보니 경빈의 대사 톤이 내 현실 말투와 똑같더라. 함께 영화를 본 동생마저 ‘언니 평소 말하듯 연기했네’라고 할 정도다. 그만큼 첫 영화의 첫 배역이 내 안으로 성큼 다가왔다.”
16살에 모델로 데
[WHO ARE YOU] 김리예 <자기만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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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이고 적요한 세계 안에 역사의 여파가 밀려온다. 내전으로 깊은 내적 상흔을 입은 어른들은 대체로 과묵하고 간혹 말을 하더라도 자신의 슬픔에 대해선 입을 다문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깊은 골을 알지 못한다. 다만 어느새 감지한다. 그들이 속한 세상의 메마른 공기와 잔혹함을 접한다. 그 세상 속에서 아이들은 외로움을 느끼고 심하게 앓는다. 그리고 때로는 유령 같은 존재를 만난다. 빅토르 에리세에게 유령 같은 존재는 곁에 실존하는 존재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같은 비중으로 혹은 더한 비중으로 인물들의 육신을 뒤흔들기 때문이다. 에리세의 인물들에게 과거란 흘러간 시간이 아니라 살아 있는 시간이며, 회한이 아니라 격정의 시간으로 다가온다. 격정은 감정의 파고가 극렬하게 드러나는 표정과 과격한 몸짓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외려 미니멀한 구도, 차분한 톤과 무드, 인물이 느릿한 행동을 취해 변화시키는 사물의 상태, 절제된 화면 속에서 일어나는 빛의 변화. 무엇보다 오래된 아픔, 시간이 흘러도
영화와 역사의 불가분한 관계, 빅토르 에리세 감독론과 전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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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죄가 없다. 삶의 무게를 버티기 힘들 때 우리는 이 묵직한 울림의 단어에 너무 많은 책임을 미루곤 한다. 어차피 그렇게 될 일이었다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손을 놓을 때 그 무기력한 낙담조차 정해진 운명인 걸까. 빅토르 에리세 감독이 1992년 <햇빛 속의 모과나무>를 연출한 뒤 네 번째 영화 <클로즈 유어 아이즈>를 세상에 내놓기까지 31년의 세월이 걸린 건 이미 정해진, 필요한 일이었던 걸까. 영화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예상외로 단호하고 명료하게 답한다. 어떤 길이, 어떤 경로로, 어떻게 닦여 있는지는 실은 그다지 중요치 않다고. 오직 눈을 떠 바라보는 순간부터 비로소 시작되는 것들이 있으니, 그게 바로 영화의 운명이라고.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사라진 유명 배우를 추적하는 어느 영화감독의 걸음에 동행하는 영화다. 노년의 영화감독 미겔 가라이(마놀로 솔로)는 한 TV프로그램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22년 전 실종된 배
작별하지 않는다 , 빅토르 에리세의 <클로즈 유어 아이즈>가 매혹적인 이유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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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만의 귀환. 1973년 <벌집의 정령>으로 세계 예술영화사의 거장으로 단숨에 등극한 이래 세 번째 장편 <햇빛 속의 모과나무>(1992) 이후 종적을 감췄던 빅토르 에리세가 돌아왔다. 복귀작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프리미엄 상영되며 “가슴 시린 시네마의 고별 무대”(<할리우드 리포터>)라는 소문을 풍겼고, 31년 만에 돌아온 거장이 영화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소식은 전세계 영화 팬들의 가슴을 강하게 건드렸다. 이 감응을 마주하고자 <씨네21>은 <클로즈 유어 아이즈>에 대한 애틋한 리뷰와 뾰족한 비평을 비롯해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널리 조망했다. 더하여 <클로즈 유어 아이즈>가 왜 20세기 메타 영화의 끝을 예견하는지를 살폈다. 마지막으로 빅토르 에리세 감독이 <클로즈 유어 아이즈>를 두고 밝힌 자신과 영화의 관계를 덧붙였다. 영화의 죽음, 극장의 쇠퇴란
[특집] 영화의 존재론을 말하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 리뷰와 비평, 빅토르 에리세 감독론과 20세기 영화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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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소식을 듣자마자 만화방으로 달려가 앉은자리에서 <정년이> 단행본을 전부 읽었다.” 매란국극단 연구생 홍주란이 <자명고> 오디션에 합격한 뒤 자신만의 구슬아기를 찾아 헤맸듯 우다비는 주란의 새로운 면면을 살피려 했다. 원작과 다른 궤적으로 그려진 주란을 체화하려면 “일관된 정서”를 발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웹툰의 주란이 “미묘한 분위기 아래 조용히 빛을 숨긴 원석”이었다면 우다비의 주란은 “선하고 선명한 사람이지만 차갑고도 치열한 내면의 싸움”을 지니고 있다. 냉담한 영서(신예은)와 즉흥적인 정년(김태리)도 주란 앞에선 편하게 속내를 드러낸다. “화합을 원하고 스스로 융화되려는 주란은 구슬아기를 연기할 때도 고미걸을 받쳐줄 방법부터 고민한다.” 그 때문에 정년에게 함께 연기할 수 없다고 말하는 8화의 고백은 우다비에게 가장 어려운 장면이었다. “너무 아픈 말들이다. 정년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면서도 주란의 일관된 정서를 위반하지 않아야 했다.”
촛대
[who are you] 우다비 <정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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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실눈 뜨고 보는 신예 강신희가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의 오디션에 응한 건 “연기할 기회를 얻고 싶다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미팅에서 어느샌가 모두를 웃게 하는 친화력과 자신감으로 따낸 역할은 세강여고 4인조 중 3학년 현정이다. 현정은 카메라를 들 근력을 기르기 위해 핑크 아령을 들고 다닐 만큼 촬영감독이란 확실한 꿈이 있었지만 공부에 있어선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런 현정이 수능 만점이라는 보상이 걸린 귀신과의 숨바꼭질에 동참한다. 배우 강신희는 시나리오를 읽는 동안 숨바꼭질을 결심한 소녀들의 동기에 주목했다. “지면 본인이 사라지는 목숨 건 게임인데 다들 얼마나 절실하면 도전했을까. 그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다. 이 작품이 웃음을 주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고민까지 짚어줘서 마음에 쏙 들었다.” 배우로부터 영감을 받은 김민하 감독은 현정을 백지상태로 되돌렸고 강신희는 도화지 위에 자기 색깔을 듬뿍 입혔다. 워낙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너의 느낌
[인터뷰] 내 손으로 빚어낸다는 희열,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배우 강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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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의 무당, <주여!>의 구원을 바라는 개신교 신자, <신세계로부터>의 화신교 신도 명순,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의 악마 그레모리까지. 정하담은 종교와 한몸인 여성을 자주 연기했다. 그런 정하담이 이번 작품에서는 일본어를 공부하다 그만 일본 신을 접해 종교부 동아리실에 사당을 차려버린 고2 민주로 분했다. “처음엔 현정 역을 제안받았다. 막상 시나리오를 읽으니 민주가 눈에 들어오더라. 그래서 ‘혹시 민주를 연기할 수는 없는 거냐?’고 의견을 내보았다. 다행히 감독님도 민주가 나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며 흔쾌히 역할을 바꿔주었다.” 이후 김민하 감독의 단편영화를 모두 찾아본 정하담은 “진중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내게, 통통 튀고 발랄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님이 출연을 제안하는 기쁜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종교 말고도 정하담이 출연한 수많은 작품과 연결점을 찾을 수 있
[인터뷰] 함께 걸으면 더 먼 길을 갈 수 있어,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배우 정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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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걸그룹 우주소녀로 데뷔한 손주연은 생애 첫 영화인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에서 ‘아메바 소녀들’의 일원을 연기한다. 은별은 자기만의 연출 철학이 확실한 감독 지망생 지연(김도연)이나 촬영감독이 되기 위해 근력 운동에 열중하는 현정(강신희)과 달리 배역 연기보단 자기를 드러내는 셀프 카메라 촬영에 훨씬 소질을 보인다. 손주연은 연기에 별다른 뜻이 없지만 방송연예과에 진학하고 싶어 하는 은별의 속성을 “또래 집단에 영향을 크게 받는” 그맘때 고등학생의 특징이라 정의했다. “실제로 고3 팬들을 만나보면 정확한 목표 대학을 향해 정진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아직 뭘 하고 싶은지 몰라요’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다. 삶이 단순하고 행복한 은별은 후자라고 보았다. 친구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다 보니 연기를 찾았을 것이다.”
은별을 연기하는 내내 손주연이 신경 쓴 하나의 키워드는 ‘텐션’이다. 은별은 전압 자체가 나머지 세 소녀에 비해 월등히 높고 ‘콜록콜
[인터뷰] 의도치 않은 사랑스러움,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배우 손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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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시원한 이미지와 대쪽 같은 성격으로 사랑받아온 배우 김도연은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을 제안받았을 때도 쿨하게 행동했다. 겁이야 원래 없으니 공포영화라는 건 문제가 안됐다. 피식피식 웃게 하는 시나리오는 언젠가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열망을 건드렸다. 지연(김도연)이 “무서움을 꾹 참고 귀신과의 숨바꼭질에 함께 참여한 친구들을 끝까지 책임지려고 하는 리더”인 점도 좋았다. 무엇보다 영화가 “내가 재료로써 어떻게 쓰일지가 궁금해지는 개성 강한” 작품이라서 속전속결로 출연을 결정했다.
알아가는 걸 즐거워하는 김도연에게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의 현장은 풍성한 배움터였다. 첫날 첫신부터 그랬다. 영화감독 지망생인 지연이 배우 담당 은별(손주연), 카메라 담당 현정(강신희)과 함께 체육관에서 짧은 영상을 찍는 장면이었다. “사전 리딩 때는 체육관 신에서 지연이 은별에게 ‘그게 연기야? 너 연기가 장난이야?’라고 말하는 대사를 일상적
[인터뷰] 배우며 흡수하며 변화하며,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배우 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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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일견 빤한 학원 공포물의 설정을 독특한 유머 감각으로 주파해 러닝타임 내내 깔깔대며 즐길 수 있는 코미디 호러다. 연출 철학이 확실한 영화감독 지망생 지연(김도연), 방송연예과 진학을 목표로 나름 연기란 걸 하는 은별(손주연), 촬영감독 유망주 현정(강신희)은 수능을 앞둔 10월 어느 밤 모교의 귀신과 한바탕 숨바꼭질을 벌인다. 여기에 일본 귀신이 들려 학교에 사당을 짓고 칩거하는 후배 민주(정하담)까지 언니들의 용병으로 합류한다. 웃기고 짠한 B급 호러영화의 세계에서 열심히 달리는 ‘아메바 소녀들’, 배우 김도연, 손주연, 정하담, 강신희와의 대화를 전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도연, 손주연, 정하담, 강신희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커버] 웃기고 짠한 소녀들,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배우 김도연, 손주연, 정하담, 강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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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보이는 걸 믿는 게 아니라 믿는 대로 봐.” 프로파일러 아버지 태수(한석규)가 뱉는 날카로운 추궁에 한순간도 동요하지 않고 하빈(채원빈)은 맞받아친다. 부녀의 친밀한 대화라기보다 취조실의 심리전처럼 보이는 장면을 연기한 뒤 채원빈은 “자꾸만 허기지는 경험”을 했다. “매번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고 표정을 읽어야 하는” 하빈을 연기하는 데 에너지를 모두 쏟아냈기 때문이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서사적 중력은 어떤 감정도 읽기 어려운 얼굴의 소유자 하빈으로부터 비롯된다. 한석규라는 큰 산 앞에서도 팽팽한 호각세를 선보일 얼굴로 송연화 감독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인물을 포착할 능력을 지녔다”라는 평가와 함께 채원빈을 택했다. 첫 주연작에서 마주한 하빈은 “어떤 사람인지 파악조차 되지 않는 낯선 존재”였다. “하빈을 연기하면서 좁은 관에 갇힌 듯했다. 하빈은 어머니의 걱정 어린 말에도 아무 반응을 하지 않는다. 행동과 표현이 제약된 인물이기에 나로부터 출발하기보다 충
[WHO ARE YOU] 채원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