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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지구를 일곱 바퀴 돈 Stray Kids (스트레이 키즈)의 세 번째 월드 투어 ‘dominATE’를 지켜본 ‘STAY’(스테이, 팬덤 명)의 갈증을 채워줄 기회가 찾아왔다. 2월4일 개봉하는 <스트레이 키즈 : 더 도미네이트 익스피리언스>는 매진 열기로 뜨거웠던 2025년 여름,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공연을 스크린에 옮긴다. <JJAM> <Chk Chk Boom> <MEGAVERSE> <MIROH> 등 히트곡이 정교한 무대로 펼쳐지고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가 더해질 때 관객의 심장박동은 자연스레 빨라진다. 무엇보다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무대 뒤의 스트레이 키즈일 것이다. 영화가 한 사람씩 초대한 자리에 앉은 멤버들은 최정상 아티스트로서의 자부심과 두려움, 무대 위에서의 카타르시스와 그 뒤에 따라붙는 허전함, 인간으로서 느끼는 외로움과 팬들에 대한 애정을 차분히 풀어낸다. 반짝이는 무대의상이 어색해 보일
[커버] 언제나, 어디에서나 - <스트레이 키즈 : 더 도미네이트 익스피리언스>로 Stray Kids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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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오마이걸의 유아가 스크린에서 상대의 얼굴에 술을 끼얹으며 등장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배우로서의 첫 데뷔작 <프로젝트 Y>에서 유아는 토사장(김성철)의 아내 하경을 연기했다. 하경은 미선(한소희)과 도경(전종서)이 찾는 토사장의 7억원의 행방을 알고 있는 인물로, 영화를 본격적으로 출발시킨다. 캐릭터의 시한폭탄 같은 기질이 배우의 해사하고 몽환적인 이미지와 부딪히고 스며들면서 하경은 독특한 아우라를 획득한다. 이환 감독에게 제안을 받았을 당시 주변에서는 센 역할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긍정적인 유아만큼은 호기심에 부풀어 미팅에 나섰다. 욕설 위주의 수위 높은 대사가 낯설었지만 “평소 노래할 때처럼 숨 쉬는 구간과 된소리의 표현을 연구해 준비”해갔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합격 연락을 받았다. 이미 마다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으나 감독이 건넨 또 한번의 기회에 결심을 굳혔다. “감독님이 직접 연기 연습실에 찾아오셨다. 하경이라는 역할이 그동안
[WHO ARE YOU] 내 마음을 궁금해하며 한 걸음 더, <프로젝트 Y > 배우 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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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차주영은 잘 알지 못하는 길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 배우 차주영은 늘 미지의 세계가 궁금하다.” 드라마 <원경>을 마친 이후 차주영은 전작이 남긴 여운을 해소하고 싶던 차에 <시스터>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배우 차주영의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여러 요소가 도처에 산재한 영화 <시스터>, 그 속에서 차주영은 영문도 모른 채 납치됐지만 어느 순간 납치범과 위태로운 공조를 펼치는 여자 소진을 연기한다.
- <시스터>의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바로 매력을 느꼈다고. 어떤 면모가 눈에 들어왔나.
공간의 한정성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다음엔 이야기의 흐름이 흥미롭고 과감하다고 느꼈다. 흘러갈 길이 보이다가도 미묘한 반전이 계속 등장하는 점이 드라마틱하면서 모호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언급한 이 흐름을 어떻게 한 공간에서 만들어낼지 궁금해졌다. 단 세명만 등장하는 이야기 아닌가. 밀폐된 공간에 배우 셋을 제외하곤 그 어떤 생명체도
[인터뷰] 작품과 나의 상관관계, <시스터> 배우 차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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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수의 목표는 오직 하나. 재벌가의 딸인 소진(차주영)을 납치해 큰돈을 손에 쥐는 것이다. 그와 함께 납치 행각을 벌인 해란(정지소)은 이복언니인 소진을 보며 종종 흔들린다. 그러나 태수는 어떤 감정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는다. 말 그대로 타협의 여지가 없는 악역이다. 진실을 좇는 강력반 형사(<S라인>)이자 사연을 지닌 국가대표 사격선수(<파란>)로서 지난해 우리 앞에 섰던 배우 이수혁은 납치범 태수라는 강렬한 캐릭터로 새롭게 한해를 시작했다. 연민과 같은 인간적인 감정을 느낄 새 없이 자신의 과녁을 향해 돌진하는 태수와 같은 캐릭터에도 이질감 없이 잘 녹아든다는 것을 배우 이수혁은 새롭게 증명했다. 화면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을 조성하던 태수를 그는 어떻게 구현하고자 했을까. 배우 이수혁이 <시스터>에 관해 세운 계획을 낱낱이 파고들어 보았다.
- 시네필로 잘 알려져 있다. 범죄스릴러 장르도 좋아하는지 궁금한데.
즐겨본다. <세븐&
[인터뷰] 어떤 주저함도 없이, <시스터> 배우 이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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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철부지 큰딸 다혜,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을 견디던 어린 문동은, <수상한 그녀>의 경쾌한 주인공 오두리,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 하니?>의 WSG워너비 중심 멤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그것들의 동심원을 부지런히 넓혀온 정지소는 이제 다음 단계에 발을 내디딘다. 동생의 수술비가 모자라 부잣집 이복언니를 납치하기로 결심한 해란은 정지소의 얼굴을 빌려 가장 불안한 사람으로, 그러나 원하는 게 가장 명확한 사람으로 태어난다. 어떤 순간에도 쉽게 마음 놓을 수 없는 스릴러의 강점을 살린 영화는 정지소 고유의 연기적 심연과 어둠, 호흡과 박자를 타고 안정적인 장르성에 가닿는다. 과연 이 납치극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제 막 이야기 끝에 다녀온 이는 차분한 목소리로 질문에 응답했다.
- 차기작으로 <시스터>를 선택한 계기가 궁금하다. 어떤 점에서 작품에 이끌렸나.
평소에도 다양한 스펙트럼
[인터뷰] 가장 깊은 어둠을 그린 얼굴, <시스터> 배우 정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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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원. 부잣집 딸 소진(차주영)의 몸값으로 해란(정지소)과 태수(이수혁)가 요구한 금액이다. 동생의 수술비가 절실했던 해란은 태수의 계획과 계략에 따라 자신의 이복언니를 납치한다. 서로 다른 입장, 다른 이해관계. 뾰족한 삼각형 구도를 이룬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정 속에서 좀처럼 좁히기 어려운 눈치 싸움을 시작한다. 납치극의 특성상 한정된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영화는 위태로움과 아슬아슬함, 공포심과 불안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스릴러의 매끄러운 줄타기를 자랑한다. 숨소리마저 장르화된 정지소, 이수혁, 차주영의 밀도 높은 감정은 소극장에 오른 연극무대처럼 디테일하고 정확하다. 자꾸만 진실을 가리는 태수의 수상한 행동, 자매라는 울타리 속에 지어진 흔들리는 공조. 최종의 진실은 어떻게 드러날까.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결말로 달려나가는 세 배우를 만나 긴 이야기를 나눴다. 87분의 러닝타임 내내 흐트러지지 않는 긴장감을 조성한 이들의 깊은 고민을 담았다.
*이어지는 글에서 배우 정지소
[커버] “나는 오늘 언니를 납치했다”, <시스터> 배우 정지소, 이수혁, 차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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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한하기 전 연극무대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작품이었나요.
<나를 찾지 마>라는 제목의 연극인데 판타지 장르의 미스터리한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실종된 한 여성을 연기했는데요. 제가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다른 인물들이 저의 환영을 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 왠지 <여행과 나날>의 나기사가 떠오르네요.
저도 대본을 받았을 때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나기사도 유령, 환영과 같은 분위기가 있다보니 묘하게 겹친다고 느껴지더라고요.
- 연이어 비슷한 역할을 맡게 되는 건 배우 본인의 선호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할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우연일 수도 있고, 제가 관객들에게 비쳐지는 분위기와 인상 덕에 유사한 인물이 계속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자유로운 바람처럼
- 사계절 중 어떤 계절을 좋아하시나요.
굳이 고르자면 겨울이에요. 제가 12월생이라 생일과 크리스마스, 곧 이어질 설날까지 즐거운 일이 가득하다는 이미지가 있거든요.
[인터뷰] 자유로운 바람처럼, <여행과 나날> 배우 가와이 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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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필름을 타고!>의 킥보드부터 <여행과 나날>의 나기사까지,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필모그래피만을 훑더라도 가와이 유미의 변화는 가파르다. 상흔을 숨기다가 돌연 분노를 터트려내고, 이해하려는 시도가 무의미한 가와이 유미의 여성 캐릭터들을 좇다보면 2000년생 배우가 지닌 가능성이 두려울 만치 깊고 넓게 체감된다. 그 기분 좋은 긴장감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배우의 다음 챕터를 계속 기다릴 이유가 되어준다. <여행과 나날> 개봉을 기념해 가와이 유미가 처음으로 공식 내한했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하던 그의 곧은 눈빛, 담담한 목소리를 가능한 생생히 지문으로 옮겼다.
*이어지는 글에서 가와이 유미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커버] 곡선이 단단함을 만날 때, <여행과 나날> 가와이 유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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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시절,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개봉을 앞둔 나카가와 슌 감독의 <나만의 비밀>은 10대 소녀, 소년들의 설렘과 두려움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스미노 요루 작가의 장기가 잘 묻어나는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스미노 요루 작가의 대표작은 동명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화제를 모은 2015년작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사랑 이야기라기엔 낯선 제목도 눈길을 끌었지만 더 화제가 되었던 건 작가 스미노 요루가 고등학생 때 투고 웹사이트를 통해 이 소설로 데뷔했다는 사실이었다. 일본에서만 300만부를 돌파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이후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밤의 괴물>그리고 영화로 만들어진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한국에서도 빠짐없이 출간되며 사랑받은 스미노 요루 작가와 서면으로 만났다.
- 일본어 제목 ‘가쿠시고토’는 ‘숨기는
[trans x cross] 이야기의 ‘아름다움’보다 인물들의 ‘인생’을 소중하게, <나만의 비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소설가 스미노 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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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자동차 속 핑크색 단발머리 소녀. ‘텍사스 온천’에 도착하기만을 고대하는 탑승자들과 달리 이어폰을 꽂은 채 제인(지니)은 무심히 창밖을 바라볼 뿐이다. 근미래, 인구 감소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사회는 붕괴되고 만다. 전과 다른 생존 방식이 필요했고 텍사스 온천이 이들의 본거지가 됐다. 새로운 거주자 제인은 텍사스 온천에서 엄마를 만나자마자 처음으로 눈물을 보인다.
<보이>는 가수이자 배우 지니의 첫 영화다. 그는 2023년 앨범 《An Iron Hand In A Velvet Glove》 를 발표하며 솔로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25년엔 숏폼 드라마 <악령의 프사>에서 예뻐지길 원하는 학생 지효가 되어 카메라 앞에 섰다. 무대 위에서도, 화면 속에서도 강렬했던 지니가 어깨에 힘을 뺀 채 제인으로 등장한 첫 장면은 사뭇 신선하다. “겉으론 차가워 보여도 사실 제인은 따뜻한 시선을 지닌 아이다. 내면을 잘 들여다보면 강인함도
[WHO ARE YOU] 내가 아닌 내가 되기, <보이> 배우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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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틀 아멜리>는 아멜리 노통브의 자전적 소설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에서 시작되었다. 원작 소설의 어떤 부분에서 영상화의 가능성을 발견했나.
메일리스 발라데 하루는 <캘러미티 제인>을 작업하는데 그때 리안이 말하더라.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을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그전까지 책을 읽어본 적 없던 터라 리안이 바로 내게 선물해줬다. 리안과 나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마크 오스본 감독의 <어린왕자> 스토리보드를 작업하던 중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공통분모를 발견한 것이다. 우리는 인물들에게 깊이를 부여하고 다가가고 싶어 한다. 어린 관객들을 가볍게 대하고 싶지 않다. 삶의 비극이나 트라우마처럼 어려운 주제라도 그것을 이해할 열쇠를 건네주고 싶다. 그런 점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은 인간 존재의 기초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세상을 처음 바라보는 순간부터 첫 트라우마를 경험할 때까지 유려하게 그
[인터뷰] 안정된 땅 위엔 언제나 사람이 살고 있다, <리틀 아멜리> 메일리스 발라데, 리안 조 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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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신이라고 생각하는 어린아이. 시종일관 무표정, 무감정, 무감흥에 가까웠던 아멜리는 1969년 8월13일, 두살이 되던 날 불현듯 두눈을 번뜩이며 세상에 가까워진다. 이제 더이상 그는 무(無)의 상태에 머무르지 않는다. 몸을 일으켜 걷고, 목소리로 내어 말을 하고, 울음으로 불안을 표현하면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세상에 존속된다. <리틀 아멜리>는 이제 막 두살이 된 어린아이 아멜리가 세살이 되기까지 1년의 시간을 그린다. 아멜리 노통브의 원작 소설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을 바탕으로 현실 곳곳에 살아 있는 기쁨과 슬픔, 아름다움과 추악함, 분노와 화합, 원망과 용서를 아이의 시선으로 은은하게 함축한다. 특히 봄여름가을겨울 알록달록한 사계절 풍경은 이제 막 세상을 감각하기 시작한 아이의 무수한 ‘처음들’을 고스란히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리틀 아멜리>는 오직 평화로운 계절성이나 가족들의 사랑같이 안전한 주제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제2
[커버] 삶은 원래 알록달록해! <리틀 아멜리> 메일리스 발라데, 리안 조 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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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 작품을 보며 절대 안 운다. 일이라 생각하고 체크하며 보기 마련인데 이상하게 <만약에 우리>는 볼 때마다 항상 운다. 은호(구교환)가 정원(문가영)을 업고 계단을 오르고, 둘이 함께 돌탑을 쌓으며 소원을 빌고, 행복하게 지내는 순간들도 왠지 마음이 아리다.” 헤어진 연인의 우연한 재회로 시작하는 <만약에 우리>를 보면 문가영 배우의 눈물에 자연히 공감하게 된다. 그가 연기한 정원은 가족 없이 외롭게 자랐으나 은호를 만나 조금씩 변화한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포기했던 건축가의 꿈도 다시 꾸기 시작한다.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20대의 고단함과 천진한 웃음, 30대에 이르러 더 넓은 세상을 품게 된 정원의 얼굴을 배우 문가영만큼 그려낼 이가 또 있을까. 은호와 나눈 행복, 그 관계를 “자의로 포기하며 느꼈을 두려움”(문가영)까지 정원의 삶은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서사가 되어 우리 앞에 당도한다. 정원의 존재로 다시 한번 증명됐다. 배우 문가영의 로맨
[인터뷰] 로맨스의 정원, <만약에 우리> 배우 문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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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의 주인공 은호는 근래 구교환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범상한 풍경 속에 놓인 남자가 아닐까. 좀비 아포칼립스(<반도>), 내전으로 고립된 도시(<모가디슈>), 휴전선 인근 부대(<탈주>), 킬러들(<길복순>)과 기생동물(<기생수: 더 그레이>)의 난장을 휘젓던 배우가 2000년대 서울 대학가로 뚝 떨어졌으니 말이다. 언덕배기 자취방을 오르내리며 청운의 꿈을 꾸는 생기만큼이나 반가운 건 비로소 로맨스의 시작과 끝을 면밀히 통과하는 구교환의 얼굴이다. 짝사랑하는 여자를 향해 곤두선 감각이 권태기의 피로로 무뎌지기까지, 그는 오래 숙성한 감정의 결을 살려 정원(문가영) 앞에 섰다. 젊은 날의 서툰 진심을 복기하며 연기하는 와중에도 유머 한 꼬집을 흩뿌렸다. 긴박한 장르물의 무대에서 간과되었을 뿐 “내 캐릭터 안에는 언제나 멜로가 있었다”고 자신한 배우는 그렇게 이 영화를 결말을 알아도 귀 기울이게 되는 친구의 연
[인터뷰] 의도하지 않아도 서사가 되는, <만약에 우리> 배우 구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