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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변호사 키도(쓰마부키 사토시)가 X(구보타 마사타카)의 정체를 좇는다. 키도의 의뢰인인 리에(안도 사쿠라)의 남편 X가 사실 타니구치 다이스케란 타인의 호적으로 살아왔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X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키도는 재일 교포, 아버지, 남편, 변호사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이 누구인지를 깊이 고민하기에 이른다. 이시카와 게이 감독과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의 세 번째 협업인 <한 남자>는 2023년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8관왕의 영예를 안은 작품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 후 지난 8월30일에 국내 개봉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한 남자>가 집요하게 던지는 이 질문엔 쉽사리 규명할 수 없는 모호함의 정서가 깔려 있다. 키도를 연기한 쓰마부키 사토시의 얼굴도 마찬가지다. 우선 그의 얼굴은 <워터 보이즈>(2001),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에서 보여줬던 풋풋한
[커버] 그 남자의 진심, ‘한 남자’와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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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인터넷 방송 BJ. 모두에게 사랑받는 게 꿈인 <마스크걸>의 김모미. 그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진 못했으나 페이스오프 전 김모미를 연기한 배우 이한별에게만큼은 깊이 이해받았다. “모미는 일말의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직장에 계속 다니는 것도, 외모 콤플렉스가 있어도, 얼굴을 고치지 않는 것도 자신의 모습을 사랑해줄 사람이 나타날 거란 기대 때문이다. 결국 그가 성형수술을 택했다는 건 희망을 완전히 놓아버렸다는 뜻이다.” 이한별은 <마스크걸>로 데뷔하기까지 숨찬 시간을 거쳤다. 2021년 9월부터 4개월간 오디션을 치렀고 2022년 대부분을 안무 연습과 촬영을 병행하며 보냈다. 함께 만들어나가는 즐거움을 알게 된 현장에서 연기를 계속해야 할 이유를 찾았다. 2화 모텔 신은 그 즐거움을 크게 느낀 장면이었다. “주오남(안재홍)이 제발 가달라고 외치는 순간에 모미가 맞대응하지 않는 감정 처리는 현장에서 내 의견이 반영된 결과였다. 즉
[WHO ARE YOU] ‘마스크걸’ 이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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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는 드라마 <굿와이프>, 영화 <자백>에 이어 또 한번 원작이 있는 작품을 만났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원작에 갇히는 느낌이 들어서 웬만하면 원작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 나나가 연기한 ‘김모미B’는 동명의 원작 웹툰 연재 당시에도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파트다.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인터넷 방송 BJ로 활약했던 김모미는 살인을 저지른 후 성형수술을 받고 전혀 다른 얼굴로 다시 나타난다. 평범한 직장인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후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 살아간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자기답게, 설득력 있게 연기한 나나의 신중한 태도는 단기간에 완성된 행운이 아니다. 원작의 모사가 아닌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만의 ‘김모미B’를 연기하기까지, 나나가 배우로서 부단히 훈련해온 과정을 함께 들었다.
- 3인1역이기 때문에 오히려 고현정, 이한별 배우와 마주칠 일이 거의 없었을 것 같다.
= 대본 리딩 때 한번 뵀고, 촬영장에서
[인터뷰] 내 안의 나를 꺼내어,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마스크걸’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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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뷔작이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이었듯, 첫 OTT 시리즈물 작업에 있어서도 고현정은 의외의 선택을 보여준다. <마스크걸>의 세 번째 김모미, 일명 모미C인 그는 폭주기관차 같은 작품의 종착지에 묘령의 얼굴로 유유히 서 있다. 한국 여자배우 중 여왕(<선덕여왕>)과 대통령(<대물>)을 모두 연기한 유일한 인물인 그에겐 “혼자 이끌고 가야 하는 역할도 있었다면, 좋은 배우들 사이의 일부로 놓여 즐겁게 촬영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들어 새롭고 반가웠던” 작품이 <마스크걸>이다.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에서 에르메스 백을 바닥에 내팽개치는 순간마저 아이코닉해 충격을 준 이 배우는, “평소 자연스럽게 짓게 되는 표정과 근육을 최대한 쓰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의 스타성을 탈색시키면서 지금의 김모미에 충실하고자 했다. 그렇게 몸의 움직임까지 최소화해 만들어낸 고현정의 김모미는 무망한 삶에 간신히 적응한 비련의 여자이기보
[인터뷰] 모른다는 주문을 외우며, ‘마스크걸’ 고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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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에서는 세명의 배우가 한 사람을 연기한다. 배우의 변화는, 인물의 성형 여부와 세월을 말해주는 방편이기도 하지만 주효하게는 세개의 다른 자아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흡인력을 갖는다. 동일인물을 연기함에도 결코 동일해지지 않는 배우들로부터 김모미는 비로소 고유해진다. 여기, 한 여자를 연기하는 두명의 여자를 소개한다. 주인공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비상하는 순간과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으로 자신을 내던지는 순간을 모두 책임지는 배우들이다. 디바가 되고 싶었던 소녀, 인터넷 방송의 스타, 누군가의 연인이자 엄마, 교도소의 미친 여자, 그 누구도 아닌 초연한 존재에 도달하기까지 김모미는 고현정과 나나의 현신을 빌려 비로소 웹툰 밖으로 걸어나온다. 배우 고현정과 나나는 한 인물이 되고자 하는 유사성에 집중하기보다 총 7회 분량의 드라마에서 단 2회씩 등장함에도 강력한 존재감과 개성을 남기는 각자의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한다는 점에서 훌륭한 파트너십을 완성했다.
*이어지는
[커버] 같지만 다른 존재들, ‘마스크걸’ 고현정 x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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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로운 미소, 작은 생명체라도 밟을까 조심하는 듯한 걸음걸이, 아이들을 인솔하고 기도를 올리는 신실한 손. <지옥만세>의 채린(정이주)은 누가 봐도 낙원행이 가장 유력한 청소년 신도다. 그런 그에겐 미소 띤 얼굴로 천천히 걸어가 제 손으로 친구의 얼굴에 케이크를 엎던 과거가 있다. 자신이 괴롭힌 나미(오우리)와 선우(방효린)가 선교회를 찾아왔을 때 채린은 새로 태어났다며 그들을 반기지만 겁먹은 두 친구를 본 관객은 그에 대한 의심을 시작한다. <지옥만세>를 말하는 배우 정이주는 명확했다. “두 인물에게 정확한 타이밍에 적절한 자극을 주는 역할”이라며 맡은 캐릭터의 쓰임을 간명히 소개했고, 가해자의 서사가 피해자의 그것보다 커져서는 안된다며 거듭 강조했다. 채린이 알 수 없는 인물로 정확히 표현될 수 있었던 건 캐릭터를 간파하고자 한 배우 정이주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임오정 감독이 “중전마마처럼 우아해 캐스팅했다”라고 하더라. 오디션 때 어떤 모
[인터뷰] 연기의 쾌감, ‘지옥만세’ 정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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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듯한 몽환적인 표정, 껄렁한 목소리, 성의 없는 말투. 황선우는 학교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죽음을 자주 생각하지만, 기질적으로 타고난 엉뚱함과 명랑함은 어떤 것으로도 가려지지 않는다. 자신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학교 폭력 가해자 박채린(정이주)이 회개하고 낙원에 가겠다는 반전의 모습을 보여도 선우는 그를 끝까지 믿지 않는다. 누가 용서하고 누가 벌할 것인가.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마지막까지 자전거 페달에 힘을 더하는 선우는 그간 외면한 지옥을 포용한다. 모든 게 쑥대밭이지만 마침내 “웰컴 백 헬이다”를 인사치레로 건넬 수 있게 된 두 여자아이를 보며, 어쩌면 이들 곁에 진짜 낙원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얻는다. 오랫동안 선우를 생각하고 선우를 그려낸 배우 방효린을 만났다.
- <지옥만세>에 합류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오디션을 복기해보자면.
= 비대면 오디션으로 진행된 1차에서는 송나미와 황선우 모두
[인터뷰] 단단한 내면의 수호자, ‘지옥만세’ 방효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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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억눌리고 상처받으며 살았을 때의 나 같다.” 배우 오우리는 <지옥만세> 속 송나미와 본인의 모습을 하나로 겹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소위 ‘오글거리는’ 대사를 무리 없이 소화하는 특유의 감성, 종종 본인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왈가닥 같고 어리숙한 모습들. 최근 5년간 20편이 넘는 독립 장·단편 영화에 얼굴을 내비치면서 주로 사회의 그늘, 성장기의 아픔을 그려냈던 오우리의 본성은 이처럼 명랑하기 그지없었다. 또한 그는 본인의 얼굴을 두고 영화의 문제의식과 서사성을 관객에게 던질 줄 아는 “물음표의 눈”을 가졌다고 규명한다. 배우로서 자신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적확히 아는 자신감, 그리고 그 자신감을 밀어붙이기에 충분한 활동량이 만나서 지금의 ‘배우 오우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 대략 5년째 매해 4~5편의 장·단편 영화에 출연 중이다. 그동안 3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워커홀릭인가.
= 맞다. 내가 봐도 일중독이다. (웃음) 사실
[인터뷰] 물음표의 눈, ‘지옥만세’ 오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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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린(정이주) 얼굴에 흉터를 남겨서 평생 고통스러워하게 만들자.” 고등학생 나미(오우리)와 선우(방효린)가 세운 무시무시한 계획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미와 선우는 채린에게 지독한 학교 폭력을 당했던 피해자들이다. 둘은 복수심을 참지 못하고 이사 간 채린을 찾아가기에 이르는데, 무언가 상황이 이상하다. 채린은 미지의 종교 단체에 빠져 영 딴사람이 돼 있다. 낙원으로 가기 위해서 지난 죄를 회개하고 있다며 배시시 웃기만 한다. 나미와 선우는 이 상황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이거… 복수를 해야 해? 말아야 해?”
무겁고 쓰라린 주제이지만, <지옥만세>는 우울함에 지배되지만은 않는다. 한시도 몸과 입을 가만히 두지 않는 나미, 침울해 보이다가도 당차게 “오키오키!”를 외치는 선우,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채린이 사춘기 시절의 다채로운 감정을 연신 뿜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또래 친구 셋의 현실감은 스크린을 뚫고 <씨네21> 촬영장에서도 이어졌다. 촬영을 앞두고
[커버] ‘우리들의 천국’, <지옥만세> 오우리, 방효린, 정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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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강훈은 정원고의 실체를 안다. 때문에 자신의 엄청난 스피드와 괴력을 드러내는 대신 학급 반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한다. 봉석(이정하)과 희수(고윤정) 역시 능력을 감추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에게도 조금씩 변화가 인다. “비밀을 품고 있을 것 같고, 혼자 알아서 공부 잘하는 이미지”라는 박인제 감독의 말대로 강훈을 연기한 김도훈은 유독 표정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내비친다. 영화 <최면>, 드라마 <다크홀> <목표가 생겼다> <오늘의 웹툰> <법대로 사랑하라> 등에 출연하며 내공을 다져온 덕일 테다. “의젓해 보여도 아직 순수함을 지닌 고등학생이란 점을 놓치려 하지 않았”기에 그는 강훈을 더욱 입체감 있게 그려낼 수 있었다.
- <무빙>의 배역을 따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고.
= 오디션을 통해 합류했는데 4화까지의 대본을 먼저 받았다. 읽는데 너무 재밌는 거다. 액션, 판타지, 히어로
[인터뷰] 차분한 강인함, <무빙>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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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수는 학교 폭력을 당하는 친구를 구해주기 위해 17:1로 싸우다가 아무리 맞아도 금방 회복하는 재생능력을 타고났다는 것을 깨닫는다. 또래 친구들과 자신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자각하고 정원고등학교에 전학 온 그는 자신처럼 초능력을 가진 친구들을 사귀면서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학창 시절 늘 계주 대표로 나갔다는 고윤정은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희수와 닮은 점이 많다. 이를테면 인터뷰 중 눈앞에 날아다니는 모기를 한번에 잡을 만큼 털털하고, 옆에 앉아 있는 봉석 역의 이정하가 <무빙> 현장에서 와이어 연기를 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전해주는 사려 깊은 배려심에서 희수의 캐릭터가 겹친다.
- <무빙> 오디션을 볼 때는 어땠나.
= 원작 웹툰을 알고는 있었지만 보지는 않았다. 그래서 오디션장에서 준 대본을 준비 없이 그냥 읽었다. <헌트>를 준비하던 때라 앞머리를 내리고 머리를 짧게 자른 상태였는데, 마침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 역할이라 머리를
[인터뷰] 특별한 자신감, <무빙> 고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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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은 엄마 미현(한효주)이 가진 초인적인 오감과 아빠 두식(조인성)이 가진 비행능력을 모두 물려받은 초능력자다. 누군가를 헌신적으로 지키려는 성정 또한 부모와 닮았다. 하지만 봉석은 초능력을 겉으로 드러냈던 그들의 부모와 달리 무거운 가방을 메고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니면서 몸도 마음도 붕 뜨지 않게 스스로를 억제해야 한다고 배운다. 그럼에도 봉석 특유의 순수함은 결국 삐져나오는 감정을 불가항력적으로 드러내고, 누군가를 위해 초능력을 발현하기로 각성하게끔 이끈다. 선의가 가득한 눈웃음을 지으며 작품과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해가는 이정하는 이 캐릭터의 무구함을 즉각적으로 설득해낸다.
- 봉석 캐릭터와 실제 배우의 서글서글한 인상이 너무 닮아서 캐스팅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 강풀 작가님의 웹툰을 전부 봤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무빙>이었고 가장 좋아한 캐릭터가 봉석이었다. 오디션을 앞두고 웹툰을 한번 더 봤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옛날 생각도 나고 역
[인터뷰] 솔직하고 무해하게, <무빙>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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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의지에 따라 “괴물도, 영웅도 될 수 있는” 초능력자들의 서사가 마침내 공개됐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킹덤> 시즌2의 박인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살아가는 아이들, 상처를 안고 버텨온 어른들의 이야기를 다룬 시리즈물이다. 제작비 500억원에 배우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김희원, 문성근 등이 합류한 소식이 전해지며 공개 전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8월9일 디즈니+에서 7화까지 공개된 <무빙>은 매주 2개의 에피소드가 차례로 공개될 예정이다. <무빙> 세계관의 한축을 담당한 고등학생 봉석, 희수, 강훈으로 분한 배우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을 만났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무빙>의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배우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커버] “우리는 괴물도, 영웅도 될 수 있다”, <무빙>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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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시의 눈썹은 나도 그렇게까지는 못할 것 같던데!” (61쪽 기사 박찬욱 감독과 류승완 감독의 <밀수> 대담 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 임수정의 눈썹을 없앴던 박찬욱 감독마저 이렇게 평할 만큼, <밀수>의 고민시는 갈매기 눈썹에 자주색 아이섀도, 은갈치색 꽃무늬 한복을 입는 남다른 도전을 했다. 1970년대 어촌을 배경으로 한 <밀수>에서 어린 나이에 다방 마담 자리까지 올라간 옥분은 당시 시대상을 유난하지 않게 재현하면서 <밀수> 특유의 활기를 리듬감 있게 직조하는 역할을 한다. 돌이켜보면 고민시는 <마녀> 때도 체중을 일부러 10kg 이상 늘렸다가 <스위트홈>에서 발레를 한다는 설정 때문에 다시 13kg 감량하는 등 데뷔 때부터 캐릭터를 위해 유연하게 외모를 바꾸는 데 용감했던 배우다. 이후 1980년 광주를 평범한 청춘들의 시각으로 섬세하게 재현한 드라마 <오월의 청춘>은 그가 집중력
[커버] 인간적인, 이토록 인간적인, ‘밀수’ 고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