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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경희를?’ 배우 장선이 <비밀의 언덕> 대본을 받아 읽으며 떠올린 생각이다. “전작이 <바람의 언덕>이라 제목의 연결성이 재밌다고 생각한 동시에, 글이 좋아서 꼭 하고 싶었다. 한편으론 내게 경희 역을 제안하신 게 의외였다.” 명은(문승아)의 엄마인 경희는 시장에서 젓갈 가게를 운영한다. 시종 태평한 남편 성호(강길우)와 달리 “당차고 대차게” 가정을 일궈나간다. 영화 <소통과 거짓말>에서 어리고 미숙한 엄마를 연기해봤으나 경희는 “아이들과 보낸 시간들이 잘 드러나야 하는 역할”이었기에 고민이 됐다. 하지만 경희 역시 부모 역할에 서툰 젊은 엄마라는 이지은 감독의 설명을 듣고 ‘그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캡모자와 앞치마는 경희에게 유니폼과 다름없다. “시장의 조명이 워낙 세서 실제로 모자를 많이들 쓰신다더라. 그리고 내가 캡모자가 정말 안 어울리는데, 역설적으로 외모에 신경을 못 쓸 만큼 바쁜 경희의 상황을 잘 드러낼 수
[인터뷰] 이상을 꿈꾸는 현실주의자, ‘비밀의 언덕’ 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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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며 함께 자란다. 명은(문승아)의 비밀과 거짓말을 곁에서 지켜보는 담임 선생 애란은 완벽하기보단 허당 기운이 넉넉한 보통의 선생이다. 하지만 가족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은 소녀 명은의 눈에 애란은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자 잘 보이고 싶은 근사한 도피처다. 애란 역을 맡은 배우 임선우는 “처음에는 내게 딱 맞는 역할이 아닌 것 같았다”고 운을 뗐다. “특별히 좋은 선생님이라기보다는 내가 어릴 적 겪었던 선생님들과 닮았다고 느꼈다. 선생님이란 존재가 어떨 땐 굉장히 내게 잘해주고 중요한 사람인데, 어떨 땐 순식간에 남처럼 거리감이 생기지 않나. 생각해보면 선생님도 교육이라는 ‘일’을 하는 것뿐인데 어린 시절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걸 이입하고 의탁한다. 애란을 통해 그런 애매한 거리감을 표현하고 싶었다.” 임선우는 “시나리오를 읽을수록 인물의 빈틈이 궁금해졌고 어느새 애란에 대한 상상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명은을 중심으로 접근하다보니 초등학교 5학년이 이렇게 복잡하고
[인터뷰] 정답은 없다는 마음으로, ‘비밀의 언덕’ 임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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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거리는 단발머리와 다부진 입매. “지킬 수 있는 공약만 말하겠다”던 명은은 미더운 반장으로 거듭났다. 그러다가도 가족과 친구들, 선생님의 관심을 갈망하는 눈빛이 드러날 때면 영락없는 12살 학생임을 깨닫는다. 인터뷰 날은 문승아 배우의 시험 기간이었다.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 중이라고 했다. “원래 체육을 좋아했는데 명은이 덕에 국어도 좋아졌다. 처음으로 글쓰기 대회에 나가 상을 타고 명은이처럼 ‘비밀 우체통’을 공약으로 내세워 반장도 됐다. (웃음) 명은이 덕에 나도 많이 바뀌었다.” 학교생활에 열심인 점 등 명은과 문승아는 닮은 부분이 많지만 처음 대본을 읽을 땐 자신과 완전히 다르다고 느꼈다고. “조용한 줄 알았더니 무척 명랑하더라. 어떤 느낌의 아이인지 확 느껴져서 굳이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항상 ‘예쁘다, 귀엽다’ 소리만 듣던 오디션장에서 이지은 감독은 ‘승아야, 구수하다!’라며 그를 반겼다. 배우 활동을 말리는 엄마와 딸이란 설정으
[인터뷰] 내가 간직한 꿈, ‘비밀의 언덕’ 문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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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이 된 명은(문승아)은 처음으로 반장이 됐다. 들뜬 마음으로 엄마 경희(장선)에게 자랑하는데, ‘가게 일이 바쁜데 반장을 꼭 해야겠냐’는 엄마의 대답에 내심 서운해진다. 일밖에 모르는 엄마, 매일 누워 있기만 한 아빠 성호(강길우)가 명은은 영 탐탁지 않다. 한편 명은은 ‘비밀 우체통’에 담긴 친구들의 쪽지를 담임을 맡은 애란(임선우)과 함께 살핀다. 가까이서 시간을 보내며 명은의 남다른 감수성을 눈치챈 애란은 명은에게 글쓰기 대회에 나갈 것을 제안한다. 이지은 감독은 <비밀의 언덕>에서 명은이 글로 자신의 고민을 드러내며 성장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가족은 물음표”라는 명은의 대사가 주지하듯, 가족을 대하는 명은의 태도에도 변화가 인다. <씨네21> 커버를 촬영하기 위해 배우 문승아, 임선우, 장선, 강길우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촬영 틈틈이 근황을 나누며 즐거워하던 네 배우는 이어지는 인터뷰에서도 <비밀의 언덕>에 대한 각자의 애정
[커버] 영화의 가족, ‘비밀의 언덕’ 문승아, 임선우, 장선, 강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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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4년차 배우 김희정은 스타일리시하고 강한 모습 안쪽에 자리 잡은 멜로드라마적 재능을 발휘해보길 기다리는 여전한 초심의 배우다. <라방>에서 가진 것이라곤 의욕뿐인 취준생 동주(박선호)에게 연인 수진(김희정)은 유일한 낭만이자 이상을 허락하는 존재이고, 수진은 곧 불법 성착취 라이브 방송의 피해자가 되어 여러 폭력적인 시선 속에 ‘대상’으로 놓인다. 민감한 주제와 극 중 딜레마라는 난제를 받아든 배우 김희정은 수진이 사랑하고 지키려는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했다. 그리고 인물이 작품의 무게중심을 제쪽으로 당겨올 때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린 뒤, <라방> 속 승패 구도를 뒤집는 코너킥이 자신에게 주어지는 순간을 담담히 소화해낸다.
- <라방> 시나리오는 어떻게 봤나.
= 빠르고 쫀쫀한 전개 덕분에 이야기 자체에 몰입해 재밌게 읽었다. 독자일 때는 나 또한 동주의 시선을 따라갔다. 수진만 놓고 보면 고민되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인터뷰] 연기의 타이밍, ‘라방’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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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와 여자 친구 수진(김희정)의 싸움이 시작된 건 동주의 친구가 그에게 불법촬영 라이브 주소를 보내면서부터다.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항변해보지만 수진은 이미 마음이 돌아선 듯 냉담하기만 하다. 불법촬영 라이브 방송은 어느새 수진을 위협하며 동주의 숨통을 조여온다.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 <루갈>, 영화 <챔피언> 등으로 대중 앞에 나선 배우 박선호는 동주를 통해 악의 평범성을 드러내며 우리가 놓친 것을 되돌아보게 한다. 긴장감 높은 추격전을 생생히 그리기 위해 박선호는 동주의 모든 감정을 나노 단위로 분석했다.
- 동주는 수진이 불법촬영 라이브 방송의 피해자가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감정 변화가 가장 역동적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지점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표현하려 했나.
= 처음 시나리오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겁이 많이 났다. 동주가 느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려워 보였다. 작품 특성상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추기보
[인터뷰] 평범함을 파고들다, ‘라방’ 박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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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겨자색의 터틀넥 니트와 비비드한 청록색 재킷, 얼굴이 보일 듯 말 듯한 가면까지 젠틀맨은 독특한 캐릭터성을 앞세워 구축됐다. 사이버 성범죄를 죄책감 없이 라이브 방송으로 송출하며 사람들의 돈을 얻어내는 그의 악랄함과 능글맞음은 박성웅의 표정과 말투를 만나 생동감을 얻는다. “나도 내가 이렇게 겨자색이 잘 어울리는지 몰랐다”는 그의 농담 섞인 자찬은 스튜디오를 금세 활기 넘치게 했지만, 영화의 주요 메시지를 이야기할 때만큼은 양보 없는 진중한 자세를 보였다. 배우 박성웅이 담은 <라방>의 진의를 함께 나눴다.
- 사이버 성범죄를 라이브로 중계하는 젠틀맨 역을 맡았다. <라방>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 <오케이 마담> 이후 영화사 올의 김윤미 대표 이사와 인연이 닿았다. 이후에 최주연 감독의 작품을 소개받았는데 사실 내가 여성감독과 제대로 작업한 경험이 많지 않다.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만큼 여성감독으로서 더 디테일하고 감수성
[인터뷰] 간과할 수 없는 이야기, ‘라방’ 박성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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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동주(박선호)가 친구들과 별다른 죄책감 없이 주고받던 불법 라이브 방송 링크는 악성 코드와 함께 자동적으로 실행되고 만다. 그 안에서 보이는 것은 바로 동주의 연인 수진(김희정)의 모습. 가면을 쓴 악랄한 젠틀맨(박성웅)은 약물로 수진을 잠재운 후 사이버 성범죄를 생중계하려 한다. 동주는 어떻게든 사건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온라인상의 절대적인 권력을 쥔 젠틀맨은 쉽게 멈추지도, 쉽게 잡히지도 않는다. 불법 촬영, n번방 등 현실 속 디지털 성범죄 이슈를 연상시키는 <라방>은 범죄자뿐만 아니라 이를 조용히 지켜본 소비자 또한 가해자와 동일선상에 있음을 명확하게 짚어낸다. <라방>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라는 사회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하며 현실과 맞닿은 연결 고리를 완성한 배우 박성웅, 박선호, 김희정을 만났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라방> 박성웅, 박선호, 김희정 배우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커버] "라방에 입장하시겠습니까?", '라방' 박성웅, 박선호, 김희정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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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세림은 첫 장편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을 찍으면서 “내가 지금 다신 할 수 없는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 스타트업 ‘질투는 나의 힘’에 인턴으로라도 들어가고자 종종대는 취업준비생 장은채는 곧 한 작품의 배역을 얻기 위해 애쓰는 신인배우 장세림이었기 때문이다. “김홍기 감독님에게 ‘너로부터 출발한 캐릭터’라는 말을 들었지만 북받칠 만큼 은채에게 동질감을 느낄 줄은 몰랐다.” 재회할 수 없는 인물이었기에 “처음이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연기했다. 앙상블을 이룬 선배 배우들이 만들어낸 상황 속에서 살아 있고자 했고, 현장에서 채집한 감정은 잘 간직했다가 카메라 앞에서 고스란히 표현하고자 했다. 노력한 만큼 김홍기 감독에게 들은 첫 칭찬은 다디달았다. “은채가 진짜 퇴근해버리는 장면을 찍을 때 들었던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과 눈앞의 엄지손가락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한류미디어콘텐츠학·IT융합’이란 장은채의 전공에 비하면 장세림의 전공은 명료하다. 어릴
[WHO ARE YOU] ‘익스트림 페스티벌’, 장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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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아라를 연상할 때 떠오르는 역할은 보통 명랑함을 무기 삼은 밝은 인물이다. 반면 <귀공자>의 윤주는 냉담한 말투와 상대방을 압도하는 눈빛, 원하는 것을 포획해내는 질주 본능까지 지금껏 보지 못한 고아라의 얼굴을 이끌어낸다. 윤주를 처음 보았을 때 고아라는 자신과 설핏 겹쳐 보이는 모습들을 발견했다.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윤주는 많은 남성 인물 사이에서 유려하게 액션을 선보인다. 워커홀릭이라 자신의 임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일을 할 때 집중도가 높다는 점에서 나와 비슷했다.” 얼떨결에 사건에 휘말린 마르코(강태주)의 아군인 듯 아닌 듯, 귀공자(김선호)와 아는 듯 모르는 듯 영화 중반까지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는 윤주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영화가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 윤주의 태도와 미묘한 뉘앙스를 자연스레 녹여내기 위해 고아라는 면담을 앞둔 학생처럼 긴 대화를 자처했다. “하루는 박훈정 감독님에게 액션 훈련을 언제 시작하면 좋겠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감독님이
[인터뷰] 준비된 액션 배우, ‘귀공자’ 고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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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이템>과 <공작도시>에 이어 김강우가 또 한번 정장을 빼입은 재벌을 연기한다. <귀공자>의 한 이사(김강우)는 모종의 음모를 품고 마르코(강태주)를 한국으로 데려온다. 한 이사는 수를 쓰지 않는 광인이다. 자신의 수하가 의심스럽거나 계획이 어그러질 때, 본인이 몸소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는 캐릭터다. 김강우는 이런 한 이사를 “권력을 휘두르는 데 거리낌이 없고, 계획한 일에 차질이 발생하는 걸 견디지 못하는 중세 시대의 영주”에 비유했다. 한 이사는 ‘안하무인의 사이코 재벌’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있다. 김강우는 애써 한 이사만의 차별점을 찾아내기보다 시나리오에 쓰인 인물을 정석대로 돌파하는 길을 택했다. “오히려 내가 변별적 특성을 줄수록 캐릭터가 더 촌스러워지거나 전형적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악역을 연기할 때마다 김강우가 세우는 대원칙은 스스로를 빌런으로 상정하지 않는 것이다. “자칫하면 뻔하고 재미없는 연기밖에 안 나온다. 연
[인터뷰] 절실하게, 정확하게, ‘귀공자’ 김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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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1. 신인 강태주가 <귀공자>의 마르코 역을 거머쥐기 위해 뚫은 경쟁률이다. 아픈 홀어머니를 부양하며 불법 복싱 선수의 삶을 전전하는 마르코는, 생사 여부조차 모르던 아버지가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으로 향한다. 강태주는 <귀공자>에 합류하기 위해 세 차례의 긴 오디션을 치렀다. “1차 오디션까지만 해도 캐릭터에 관한 정보가 일체 없었다. 제작진이 풀숏과 바스트숏으로 촬영한 연기 영상을 요청해 ‘몸 쓰는 걸 보고 싶으신가’ 하는 생각뿐이었다. 2차 오디션에 가서는 불우한 처지에 놓인 소년의 이야기가 담긴 타 작품의 대본을 받아보았다. 짐작건대 부모에 관한 사연이 있는 캐릭터의 감정 연기를 준비해가면 되겠다는 판단이 섰고 3차 오디션에서 <쌈, 마이웨이> 속 고동만(박서준)을 연기했다. 그리고 외국어에 자신이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영어로 욕도 잘하냐’는 질문에 자신 있다고 답했더니 ‘욕 잘해서 좋겠네’라는 답이 돌아
[인터뷰] 온몸으로 배우다, ‘귀공자’ 강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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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도 정체도 공개되지 않은 채 마르코(강태주)의 삶에 불쑥 끼어든 귀공자는 내내 이름도 밝혀지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능청스러운 태도와 비죽거리는 웃음, 포커페이스로 생동감을 자아낸다. 단막극 드라마 <미치겠다, 너땜에!>의 김래완과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차우식을 통해 개성을 선보인 그는 드라마 <스타트업>과 <갯마을 차차차>에서 로맨스 주역으로 입지를 다졌다. 그런 김선호에게 귀공자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경계를 넘나들도록 문을 열어준 인물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머릿속으로 빠르게 그림이 그려졌다. 추격 누아르는 배우라면 늘 꿈꾸는 장르다. 모든 액션을 능가하는 귀공자가 위트를 잃지 않는 모습도 좋았다. 이런 역할이 주어진 게 너무 감사했다.” 귀공자는 진지하기보다 장난스럽고, 묵직하기보다 가볍다. 그의 태도를 체화하기 위해 김선호는 상황마다 귀공자가 현실적으로 얻고 싶은 게 무엇인지 생각했다. 신에 담긴 주요 맥
[인터뷰] 경계를 넘어선 도전, ‘귀공자’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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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는 어느 날 평생 본 적 없는 아버지가 자신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부름에 한국에 들어온 그는 자신을 차지하기 위해 추격을 펼치는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어디로 향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다. 음흉한 속내를 파악하기 힘든 귀공자(김선호)부터 집요하게 앞만 보며 돌진하는 한 이사(김강우), 묘연한 만남이 계속 이어지는 미스터리한 윤주(고아라)까지 마르코를 중심으로 속도감 높은 어지러운 질주가 펼쳐진다. 이야기 사이마다 균일하게 배치된 박훈정 감독 특유의 장난스러운 농담은 아이러니하게도 극적인 긴장감을 더욱 바짝 세운다. 혼란과 광기로 점철된 추격전 끝엔 무엇이 있을까. <귀공자>를 그려낸 네명의 주역 김선호, 강태주, 김강우, 고아라를 만났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김선호, 강태주, 김강우, 고아라 배우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커버] ‘귀공자’, 미스터리한 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