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피플 > 후아유
[WHO ARE YOU] 반전의 소년,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배우 김요한
정재현 사진 최성열 2025-08-21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이하 <트라이>) 속 한양체고 3학년 윤성준(김요한)은 “나 럭비하고 싶어. 럭비선수 윤성준으로 좀 살자”라고 외친다. 만약 몇년 전 김요한에게 이 대사가 가닿았다면 그는 “나 연기하고 싶어. 배우 김요한으로 좀 살자”라고 읊조렸을 터다. <학교 2021>로 KBS 연기대상 신인상까지 받은 이후, 김요한은 “진심으로 연기가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참여하기로 결정한 몇 작품의 제작이 최종 무산되자 김요한은 배우로서 강제로 공백기를 맞이한다. 그렇게 찾아온 <트라이>는 김요한에게 “무조건 잡고 싶은 기회”였다. “미팅 당시 감독님 앞에서 성준의 대사와 문웅(김단)의 대사를 모두 읽었다. 그런데 꼭 성준을 연기하고 싶다고 어필했다. 이 친구의 시간이 곧 나 자신이었다. 나 또한 체육고등학교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입시생 시절 성준 못지않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 다급한 마음을 알아서 럭비가 곧 인생인 성준에게 마음이 녹아들었다.” 성준이 럭비에 순정을 바치도록 만든 존재는 주가람(윤계상)이다. 럭비 국가대표로 기록을 세운 선수지만 약물 파동으로 금메달이 몰수되고 선수에서 제명된 문제적 인물. 그가 해체 위기에 놓인 한양체고 럭비부의 감독으로 부임하자, 성준의 눈동자엔 수많은 감정이 스친다. 이때 김요한의 눈빛은 시청자로 하여금 다 큰 양 굴지만 아직 웃자란 소년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게 만든다. “자신의 우상이 럭비를 욕보였을때 얼마나 배신감이 컸겠나. 주가람을 처음 만났을 때는 호기심이 컸을 것이다. 그가 감독이라는 사실이 너무 싫지만 그래도 얼굴을 봐서 좋다는 복잡한 마음 전부를 담으려 했다.” 기자만 보아서 아까운 숏 하나. “그 신을 언급해주어 고맙다”며 촬영 때의 감정을 털어놓는 김요한의 눈에 다시 한번 화면 그대로 성준이 그린 온갖 마음이 지나갔다.

김요한은 <트라이>의 출연이 결정되자마자 특훈에 돌입했다. 럭비부원을 연기할 동료들과 함께 일주일에 두번씩 모여 럭비 훈련을 했고, 또 파주에 작업실을 구해 또래 배우들과 일주일에 한번씩 연기 스터디를 가졌다. “실제의 나는 리더형 인간이 아니다. 그런데 동료들이 훈련마다 나를 ‘주장’이라고 불러주니 어느새 과몰입해 저절로 친구들을 결속시키게 되더라. (웃음)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을 발음하는 화술 훈련도 하고, 즉흥극도 곧잘 했다. 랜덤하게 짝지어진 배우와 이별 상황을 연기한 후, 함께 전사를 그려보는 식이었다. 모두와 팀워크를 다진 후 촬영에 들어가니 부담이 없었다.” 익히 알려진 대로 김요한은 대부분의 경기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작품 초반의 한양체고 럭비부는 승리 전적이 없는 최약체다. 넘어지거나 쓰러지거나 경기에서 지는 순간을 훨씬 많이 연기해야 했다. 하지만 김요한은 “카메라 앞에서 몸을 사리면 들통나기 마련”이라며 지치지 않고 열정을 불태웠다. “촬영 당시 경기 상대가 대부분 현역 선수들이었다. 그분들에게 진짜 나를 들이받아도 좋다고 수차례 말했다. 태클도 당하고, 몸도 계속 부딪혔다. 찍고 나서 완성된 신을 보니 고생한 만큼 잘 나왔더라. 그거면 됐다. 촬영 도중 입은 부상은 아무 상관없다.”

김요한은 보이그룹 위아이의 멤버로 또 솔로 아티스트로 무대 위를 누빈다. 그리고 웹드라마 <아름다웠던 우리에게>를 시작으로 <학교 2021> <트라이>를 통해 얼굴을 조금씩 내비치는 중이다. 공교롭게도 <트라이>의 성준과 <학교 2021>의 기준은 모두 실제 운동선수였던 그의 경력을 반영한 배역이고, 특히 기준은 종목마저 태권도로 같다. 이입할 여지가 큰 배역일수록 끊임없이 지난 과거를 떠올려야 하는 난관이 존재한다. 하지만 김요한은 자신의 과거에 고마움을 느낀다. “특히 <트라이>의 성준은 고등학생 시절의 나를 자연스레 투사할 수 있어 좋았다. 물론 체육고등학교를 나왔다 보니 성준이 감독에게 반항하는 신을 읽을 때면 ‘이래도 돼? 현실과 다른데?’ 싶긴 하지. (웃음) 경험을 배역에 반영하는 건 오히려 좋다. 나의 지난날을 자양분 삼아 새로운 인물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니 말이다.” 세 작품째 고등학생을 연기한 김요한은 이미 촬영을 마친 <제4차 사랑 혁명>에서는 대학생으로 분한다. 그는 <제4차 사랑 혁명>에 대해 “‘사람이 이 정도로 바보 같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순수함의 정점”인 남자를 연기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영화, 시리즈 가리지 않고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싶은 그가 꿈꾸는 차기작은 형사물이다. “지금까지는 무해한 소년의 모습을 많이 보였다면 신의와 의리를 다지는 연기도 해보고 싶”은 것이 그의 소망이다. 하지만 김요한의 영화 취향은 온통 말랑말랑한 멜로로 가득 차 있다. <먼 훗날 우리>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끊임없는 반전을 선사하는 김요한의 내일은 오늘과 또 얼마나 다를지 궁금해진다.

filmography

드라마

2025 <제4차 사랑 혁명>(예정)

2025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2021 <학교 2021>

2020 <아름다웠던 우리에게>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