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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4일 국회 본회의를 통해 2025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안)이 통과되면서 영화산업과 독립영화계에도 새로운 활력이 생겼다. 올해 초 관련 예산이 폐지되며 논란이 일었던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에 대한 4억원의 지원 사업이 복원됐다. 지난 6월 공개된 271억원 규모의 영화 할인쿠폰 관련 추경안도 통과됐다. 올해 초 398억원의 정부 출자로 구성됐던 모태펀드 영화계정은 200억원 증액됐다. 다만 추경안 심의 과정에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사업 중 한국영화 기획개발지원사업 증액과 차기작 지원사업 복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모태펀드 영화계정도 기존 안보다 감액되며 사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쉴 틈 없이 휘몰아쳤던 영화계 관련 추경안 통과 과정과 결과를 상세하게 살펴봤다.
서독제 예산 복원, “창작자와 관객에게 환원하겠다”
영진위의 ‘독립영화제 개최지원’ 추경안이 통과되면서 서독제에 대한 4억원의 지원금 지급이 확정됐다. 올해 개최되는 서독제 예산
국회 추경안 통과, 영화계에도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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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로 전세계 평단과 관객의 주목을 받은 셀린 송 감독이 신작을 공개했다. 그의 두 번째 장편 <머티리얼리스트>는 전작보다 깊고 넓게 삼각관계의 본질을 탐구한 작품이다. 이번 영화에선 뉴욕 상류층을 위한 결혼정보회사 직원 루시 (다코타 존슨)가 전 남자 친구 존(크리스 에반스)과 해리(페드로 파스칼)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벌인다. 영화는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고, 3주 만에 3천만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루시는 물질만능주의자인 동시에 엄청난 부자와 결혼할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독신이 낫다고 선언한 조건부 비혼주의자다. 하지만 루시는 막상 조건이 완벽한 남자 해리가 구애하자 “당신과 나는 계산이 맞지 않는다”며 결혼을 망설인다. 동시에 루시는 과거에도 가난했고 여전히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37살의 배우 지망생인 전 남친 존과 우연히 재회한다.
셀린 송 감독은 실제로 뉴욕의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일한 적이
[LA] 어느 물질만능주의자의 삼각 로맨스, 셀린 송 감독 <머티리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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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넘어서고 싶었던 감독.” 1993년,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이사>를 보고 난 후 감독 소마이 신지에 관해 위와 같이 평했다. DVD 등을 통해 <이사>를 접해 아쉬웠던 관객이라면, 올해 7월을 놓쳐선 안될 것이다. <이사>가 32년 만에 국내 최초 개봉을 준비 중이다. 이번 개봉판은 4K 복원을 거친 작품으로, 촬영감독인 구리타 도요미치가 복원에 직접 참여하여 2023년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베니스 클래식 부문 최우수 복원 영화상을 받은 바 있다. 6학년 소녀 렌(다바타 도모코)은 어느 날 집에서 이상한 기운을 직감하고, 곧 부모가 이혼을 위해 별거를 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렌은 가족이 헤어지는 것만큼은 막고자 어머니(사쿠라다 준코) 몰래 세 가족의 여행을 도모한다. <이사>는 스튜디오 산하의 영화제작 시스템이 붕괴한 이후 부흥하던 1990년대 일본 독립영화의 흐름을 선도한 작품 중 하나다. 그 시절 일본영화의 들끓는
[coming soon]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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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마르토네 감독의 신작 <푸오리>는 제78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유일하게 오른 이탈리아영화다. 영화는 이탈리아의 여성 작가 골리아르다 사피엔차(1922~96)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두 소설, <기쁨의 예술>과 <레비비아 대학>을 모티브로 한다. <기쁨의 예술>은 “지나치게 페미니스트적이고 저항적”이라는 평을 들으며 작가 생전에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다가 사피엔차가 죽고 나서야 출간됐다. 영화는 <레비비아 대학> 의 배경인 레비비아 교도소에서 출발한다. 1980년 사피엔차(발레리아 골리노)는 보석을 훔쳐 되파는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막 출소한다. 이 시기 사피엔차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탈리아 출판계로부터 <기쁨의 예술>의 출간을 거부당한다. 사피엔차는 생계를 잇고자 원고 교열, 가정부, 종업원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한다. 바깥세상에서 사피엔차에게 위안을 주는 존재는 교도소 동료인 로베르타(마틸다 데 안
[로마] 소설보다 강렬한 삶이라는 서사, 마리오 마르토네의 <푸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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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7~8월에는 북적이는 여름 극장의 풍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지난 6월20일, 기획재정부는 ‘새정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제2차 추경안을 편성했고 5대 분야의 소비 활성화를 위한 할인쿠폰 제공 사업에 778억원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5대 분야에는 영화 관람, 공연 예술, 미술 전시, 숙박, 스포츠 시설이 포함된 다. 해당 분야에 공급되는 할인쿠폰은 총 780만장으로 이중 영화 관람권에는 총 271억원, 450만장이 배정됐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 박스 등 멀티플렉스를 포함한 모든 영화관과 관련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해당 쿠폰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인당 최대 4번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예산이 소진되면 혜택이 종료되는 방식으로, 현재 8월로 거론되는 영화 관람권 할인 쿠폰 지급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쿠폰의 사용 기한 동안 정해지지 않았다.
영화계에선 영화 관람권 할인쿠폰 지급과 관련해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오갔다.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관객
[국내뉴스] 새정부 추경안에 포함된 영화 할인쿠폰, 극장에 새바람 불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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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라는 ‘사회’에 들어선 아이들은 과연 어떻게 자라나고 있을까. 박홍열, 황다은 감독은 다큐멘터리 <백일잔치>를 통해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사회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주위의 어른들이 아이들의 성장을 어떻게 돕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주무대는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방과 후 돌봄 터전 ‘도토리 마을 방과후’ (이하 ‘도토리’)다. 2023년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이하 <나마교>)로 도토리에서 일어난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돌봄노동의 진중한 현실을 담았던 두 감독이 다시금 도토리를 찾은 것이다. 이날은 도토리 1학년 아이들의 초등학교 입학 100일을 맞이해 열린 축제 날이었다. 축제 속에서 아이와 어른은 너나없이 섞여 하나의 마을을 만들고 있었다.
본격적인 축제 이전, 1학년 아이들은 도토리 인근 마을에서 퍼레이드를 펼쳤다. 아이들은 짝꿍으로 뽑힌 고학년들의 손을 꼭 잡고 골목골목을 거닐었다. 아이들은 조선 시대 장원급제
[씨네스코프] 도토리 친구들, 100일을 축하합니다! <백일잔치> 촬영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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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영상사회학 연구자들이 모이는 최대 규모의 학술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세계영상사회학대회 IVSA 2025(International Visual Sociology Association Conference)는 전통적인 사진, 영화, 드로잉부터 웹툰, VR, AI와 이를 다루는 모든 학제열려 있는 학술행사로, 27여 개국 280여 명의 연구자와 예술가가 210편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약 350명 이상 참가자가 예상된다. 올해는 동아시아 최초 개최지로 선정되어 6월 25일(수)부터 28일(토)까지 아주대학교 및 수원특례시 일대에서 4일간 열린다. 2025년 대회명은‘이미지를 넘어서(Beyond the Image)’다. ▲시각연구의 탈중심성 ▲비/가시적인 아시아 ▲영화적 사회학의 렌즈 초점 재조정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시각연구의 역학관계를 조명한다. 올해 대회는 특히 젠더 관련 연구가 성과를 보인다. 주요 발표로 ▲K-팝 팬덤과 여성의 정치적 주체성 ▲2024년 계엄령 위기와
[국내뉴스] 시각 연구의 축제, 한국에서 열린다, 세계영상사회학대회 IVSA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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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첫사랑. 동서고금과 예술 장르를 막론하고 관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주제 다. 21세기에 이 주제를 영화로 발전, 변주한 나라로는 대만을 빼놓을 수 없다. 그동안 대만의 청춘영화는 학원물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장난스런 키스>와 <나의 소녀시대> 모두 시대와 배경은 다르지만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학원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젠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말할 수 없는 비밀>과 <청설> 그리고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도 대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물론 지난 몇년간 한국영화로 리메이크되어 관객을 만났다. 매해 새롭게 소개되는 대만의 청춘영화들은 현재 다양한 장르 변주를 꾀하며 관객에게 다가가는 중이다. 영화 <유병재회희환니>는 그 만듦새와 완성도로 인해 대만 로맨스영화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천방지축 고등학생인 예지지에(첨회운)는 퇴학을 피하려 온
[베이징] 대만 청춘영화의 전성시대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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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6일부터 29일까지 부산영상위원회는 ‘FLY 후반작업워크숍: FLY POST LAB’(이하 ‘FLY 워크숍’)을 진행했다. ‘2025 한-ASEAN 영화공동체 프로그램’의 일부로 개최된 이 워크숍에는 아시아 10개국에서 모인 영화감독 등 영화·영상 관련 종사자 2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 한국의 영화·영상 후반작업 인프라를 탐방하고 관련 기술을 실습했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부터 C-47 포스트 스튜디오, 엑스온스튜디오, CJ ENM 스튜디오, 웨스트월드 등 국내 영상 후반작업 기술의 최전선을 달리고 있는 스튜디오까지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2025 한-ASEAN 영화공동체 프로그램’은 오는 11월 ‘FLY 영화제: FLY Film Festival’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5월28일 FLY 워크숍의 프로그램은 엑스온스튜디오의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활용한 차량 주행 장면 촬영과 인카메라 VFX 실습이었다.
[씨네스코프] 영상산업의 최전선을 경험하다, 부산영상위원회의 ‘FLY 후반작업워크숍’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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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정부는 채널 GoUSA TV에서 서비스하는 자국의 관광 콘텐츠를 글로벌 FAST 플랫폼을 통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삼성 TV 플러스나 LG 채널스에서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자국 광고와 콘텐츠를 함께 전달하며 문화와 산업을 동시에 홍보하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NMSDC(전미 소수 공급업자 개발협의회)와 같은 단체를 통해 다문화 인종과 소수 기업들이 마케팅과 광고 지원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콘텐츠와 광고가 결합된 전략적 마케팅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K콘텐츠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콘텐츠’라는 기존의 평판에 기대어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많은 K드라마와 K예 능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광고 예산이 부족해 플랫폼의 메인 노출이나 프리미엄 슬롯 배정에서 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광고 단체가 아닐까. 정부와 국내 주요 기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K콘텐츠를 향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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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다큐멘터리영화 <기계의 나라에서>의 감독 크레딧에 관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중심에는 다큐멘터리 작가이자 기획자로서 <목소리들> <크로싱 비욘드> 등의 제작에 참여한 김옥영 스토리온 대표, <말해의 사계절> 등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허철녕 감독이 있다.
<기계의 나라에서>는 지난 5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처음 세상에 공개되었다. 이 작품은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쓴 시집 <여기는 기계의 도시란다> 공동 저자 중 3인의 일상과 그들의 시를 나란히 놓고 이주노동자의 자존을 탐색하는 다큐멘터리다. 영화제 기간 중 <기계의 나라에서>의 감독은 작품의 기획자이자 제작자이기도 한 김옥영 대표로 소개되었다. 40여년간 방송과 영화를 오가며 다큐멘터리를 만든 김 대표가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영화제가 발간한 매거진 <전주리뷰>와의 인터뷰에
[포커스] “제작현장에서 부당하게 배제” vs "갈등 핵심은 편집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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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9일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제75회 독일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트로피의 별칭을 따라 오스카라고 불리듯, 독일영화상 또한 트로피의 애칭과 같은 이름인 ‘롤라’로도 알려져 있다. 독일영화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답게 독일의 저명인사와 영화인 1700여명이 자리해 축사와 공연, 진솔한 수상 소감으로 공간을 채웠다. 올해의 롤라는 단연 <9월 5일: 위험한 특종>의 독무대였다. 1972년 뮌헨올림픽 테러를 다룬 이영화는 시상식 전부터 10개 부문의 후보 지명을 받아 수상 결과에 귀추가 주목됐다. 이미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을 시작으로 오스카, 바이에른 영화상에서도 후보 지명을 받은 만큼 독주가 예상됐는데, 최고작품상인 금롤라상은 물론 감독, 편집, 각본, 카메라, 여우 조연상 등 9개 부문을 휩쓸었다. 독일 공영방송 <체트데에프>(ZDF)는 이 작품의 수상 결과를 두고 “치밀하고 담담하게 전개되는 흥미진 진한 영화”라고
[베를린] 롤라는 누구에게로? 제75회 독일영화상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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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드라이버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는 모두가 인정하는 베테랑이지만 최고가 되진 못했다. 소니의 과거 동료였던 루벤 세르반테스(하비에르 바르뎀)은 F1 최하위 팀 APXGP를 이끄는 위치에 올라 소니를 스카우트를 하고자 한다. 천재지만 아직 미숙한 신예 드라이버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를 자극할 좋은 멘토이자 파트너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팀에 합류한 소니는 에이스 자리를 놓고 조슈아와 팽팽한 대결을 벌인다. <탑건: 매버릭>의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이번에는 땅 위에서 지상 최속의 블록버스터를 선보인다. <F1 더 무비>는 최고가 되기 위한 일생 일대의 레이스를 통해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영화다. 제작 제리 브룩하이머, 각본 에런 크러거, 음악 한스 짐머, 촬영 클라우디오 미란다 등 드림팀이 다시 뭉친 만큼 실제 F1 경기를 방불케 하는 레이싱의 쾌감과 레이서들의 드라마를 어떻게 조화롭게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coming soon] F1 더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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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우드의 흥행을 견인하는 스타가 있다. 흔히 3대 칸이라 불리며 발리우드 드림의 모집관 역할을 도맡은 샤룩 칸, 아미르 칸, 살만 칸, 그 초석을 다진 아미타브 바찬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혹은 (금수저 논란이 있긴 하지만) 발리우드 명문가라 불리며 문무와 재색 모두를 겸비한 배우를 다수 배출한 카푸르 집안 또한 발리우드의 스타 패밀리다. 이들만큼 빛을 내진 않았지만, 화려함을 이기는 성실함을 보이며 꾸준히 인도 극장가의 빛과 소금으로 기능하는 두 배우가 있다. 악샤이 쿠마르와 어제이 데븐이다. 쿠마르와 데븐은 다작 출연을 통해 팬들의 갈증을 충족해왔고, 흥행 성과도 좋아 인도영화의 흥행 지표인 ‘10억루피 클럽’에 다수의 작품을 입성시켰다. 그리고 2025년 5월, 쿠마르와 데븐은 발리우드에서 흥행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악샤이 쿠마르는 역사의 법정 앞에 섰다. 영화 <케사리 챕터2>는 식민지 시대 인도의 평화시위와 이어 벌어진 참극, 암리차르(잘리안왈라 바그)
[델리] 발리우드의 빛과 소금, 명품 배우 악샤이 쿠마르와 어제이 데븐의 박스오피스 맞대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