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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내린 눈으로 기온이 뚝 떨어져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의 기온과 큰 차이가 없는 1월13일 서울. 전날 내린 눈이 얼어 반짝이는 길을 걸어 동대문 부근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DDP 이간수문전시장에 들어섰다. 전시 공간의 온기에 입김과 추위가 가시자, 조영욱 음악감독의 웅장한 음악부터 들려왔다. 공간을 천천히 바라보니 류승완 감독의 신작 영화 <휴민트>의 스틸 이미지들이 눈을 자극했다. <휴민트>개봉을 기념한 이번 특별 기획전에는 김진영 작가가 촬영한 스틸뿐만 아니라 박정민 배우가 촬영지 리가에서 3개월간 머물며 직접 촬영한 사진들이 함께 전시돼 있었다. 투자배급사 NEW는 “이국적인 풍광, 타격감 넘치는 액션 등 촬영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한 사진들이 예비 관객들을 영화 <휴민트>로 안내하는 새로운 소통의 통로가 될 것”으로 보고 이번 특별 기획전을 마련했다.
벽에 기대앉은 조인성 배우가 다소 장난기가 묻어나는 표정으로 눈을 맞춘다. 카메라를
[씨네스코프] 배우가 카메라를 들 때, <휴민트> 개봉 기념 특별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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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넷플릭스에서는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까. 궁금증을 해결할 자리가 1월21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렸다.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6 코리아’에서 넷플릭스는 ‘발견’을 키워드로 올해 공개될 영화, 시리즈, 예능 일부를 선공개하며 라인업을 소개했다. 각 부문을 담당하는 디렉터들이 작품을 경유해 부문별 방향성을 설명했고, 출연배우와 MC도 무대에 올라 자신이 참여한 작품에 대한 힌트를 전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오프닝 스피치를 맡은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부문 부사장(VP)은 넷플릭스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년이 되는 2026년을 맞아 두 가지를 약속했다. 첫째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장기 투자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의 잠재력과 미래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있다. 기존 영화와 시리즈, 예능 오리지널뿐 아니라 라이선싱을 포함한 다양한 협업 모델을 통해 변함없이 투자하겠다.” 둘째는 신인 창작자 육성이다. 그는 “최근 3년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시리즈와 영
[씨네스코프] 2026년 넷플릭스 라인업을 미리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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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명단이 공개됐다. 1월22일 배우 대니얼 브룩스와 루이스 풀먼이 진행한 라이브 방송은 함성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노미네이션된 작품을 하나씩 호명했다. 먼저 작품상으로는 <부고니아> <F1 더 무비> <프랑켄슈타인> <햄넷>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시크릿 에이전트> <센티멘탈 밸류> <씨너스: 죄인들> <트레인 드림스>가 후보로 올랐다. 감독상에는 <햄넷>의 클로이 자오, <마티 슈프림>의 조시 사프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폴 토머스 앤더슨, <센티멘탈 밸류>의 요아킴 트리에르, <씨너스: 죄인들>의 라이언 쿠글러가 여정을 함께한다. 배우 부문의 경쟁도 뜨겁다. 여우주연상 후보로는 <햄넷>의 제시 버클리, <이프 아이 해드 레그스 아이드 킥 유>의 로즈 번, <송 썽
[해외뉴스] 올해엔 누구에게 갈까?,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공개부터 <어쩔수가없다>북미 흥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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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에는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의 의견이 크게 갈리지 않았다. 먼저 지난 1월11일(현지 시간)에 진행된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최다 수상작으로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꼽혔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작품상, 감독상, 음악상, 남우주연상 등 총 9개 부문에 노미네이션되었고 이중에서 작품상(뮤지컬·코미디), 감독상, 각본상, 여우조연상(테야나 테일러) 등 총 4개 부문을 수상하며 4관왕을 차지했다. 같은 뮤지컬·코미디 부문의 남우주연상은 <마티 슈프림>의 티모테 샬라메, 여우주연상은 <이프 아이 해드 레그 스 아이드 킥 유>의 로즈 번에게 돌아갔다. 영화·드라마 부문에서는 <햄넷>이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제시 버클리)을 수상했고, 남우주연상으로 <시크릿 에이전트>의 와그네르 모라가 호명되었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
[해외뉴스] 이변은 없었던 골든글로브와 크리스틱스 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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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하늘과 얄궂은 비, 진흙 바닥이 떠오르는 사색의 영화들을 만든 벨러 터르 감독이 타계했다. 2026년 1월6일, 오랜 투병 끝에 70살로 세상을 떠났다. 공식적으로 벨러 터르의 은퇴작은 <토리노의 말>(2011)이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그의 이름을 들은 것은 영화의 원작자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호명된 당시였던 것 같다. 작가는 <토리노의 말>을 비롯해 <사탄탱고>(1994)를 완성한 벨러 터르에게 인사를 전하며 “색을 사라지게 함으로써 색을 창조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벨러 터르의 영화를 이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의 화면은 태양의 소멸을 그리는 듯이 세계를 창조한 작가였다. 말이 뛰는 장면, 인물이 걷는 장면,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장면들이 우리를 매혹시켰다.
1955년 7월21일 헝가리의 페치에서 태어난 벨러 터르는 어린 시절에 부모를 따라 부다페스트로 이주했다. 그의 부모는 극장과 오페라
[obituary] 소멸을 창조하던 작가의 영면을 바라며, 벨러 터르(1955~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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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노량: 죽음의 바다> <카시오페아> <탄생> <한산: 용의 출현>
2020 <아들의 이름으로>
2019 <종이꽃>
2018 <사자>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2017 <청춘 합창단-또 하나의 꿈>(내레이션 참여)
2015 <사냥> <동행> <제 7기사단> <필름시대사랑> <딜쿠샤>
2014 <신의 한 수> <화장>
2013 <배우는 배우다> <찌라시: 위험한 소문> <톱스타>
2012 <주리> <타워>
2011 <페이스 메이커> <영화판> <바보야>(내레이션 참여) <부러진 화살> <7광구>
2009 <페어러브>
2008 <북극의 눈물>(내레이션
[obituary] 스크린에 당신은 영원히, 배우 안성기의 필모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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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성기가 향년 74살로 지난 1월5일 영면에 들었다. 투병 중에도 종종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기에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온 이별로 느껴진다. 고인은 언젠가부터 한국영화의 페르소나로 불렸다.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당연한 헌사였다. 그는 영화 제작자였던 부친 안화영씨와 친분이 있던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만 5살이었다. 마지막 작품이 된 <노량: 죽음의 바다>까지 포함하면 고인은 69년 동안 17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게다가 알려진 대로, 그는 TV드라마가 아닌 오직 영화 현장만을 고집하던 영화인이었다. 일생을 영화에 바친 그는, 말 그대로 영화 같은 삶을 살았다. 물론 영화는 단지 그의 삶을 수식하는 데에 머무르지 않는다. 배우 안성기에게 영화와 삶은 동의어에 가까운 것이었으리라.
한글을 깨우치기 전, 고인을 나의 아버지라고 믿었던 적이 있었다. 외모가 꽤나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출근을 한다고 집
[obituary] 영화 같은 삶, 삶이라는 영화, 한국영화의 산맥, 안성기(1952~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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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3일, 운영을 종료했던 서울시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이하 오!재미동)의 운영 재개가 확정됐다. 마찬가지로 예산이 전액 삭감됐던 인디서울 및 독립영화 쇼케이스 사업도 재검토 끝에 사업 중단이 번복됐다. 오!재미동과 인디서울, 독립영화 쇼케이스는 지난해 11월28일 개관한 서울영화센터와의 기능 중복을 이유로 사업 중단 및 공간 폐지가 결정된 바 있다. 충무로 역사에 위치한 오!재미동은 영화 DVD 및 도서를 보유한 아카이브룸, 극장, 전시 갤러리, 커뮤니티룸 등으로 구성돼 2004년 개관 이래 영화 상영, 창작 지원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왔다. 영화인과 시민들은 개별 영화·미디어 공간 및 사업의 고유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 서울시의 일방적인 운영 종료 통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26일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시민단체 ‘오!재미동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 미디액트, 문화연대 등 영화계 현장의 주체들은 ‘서울시 공공 시네마·미디어생태계 복
[국내뉴스] 오!재미동 운영 재개된다, 시민의 움직임으로 공간을 지켜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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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최적의 상태에서 보고 싶다는 마음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품은 열망 중 하나일 것이다. 명필름아트센터(MPAC)는 그 꿈을 끝까지 밀어붙인 공간이었다. 영화 제작사가 직접 운영하며 상영 환경의 기준을 스스로 세운 복합문화공간 명필름아트센터가 오는 2월1일 운영을 종료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영화계 안팎에서는 아쉬움과 함께 다양한 해석이 뒤따랐다. 극장 산업 전반의 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처럼 받아들이는 시선도 있었다. 멀티플렉스와는 다른 궤적을 그려온 공간이었기에 폐관이 던지는 파장은 작지 않았다. 그러나 명필름아트센터의 지난 시간을 들여다보면 이 선택은 위기의 결과라기보다 처음부터 감수하고 시작한 시도에 가깝다.
운영 종료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접근성의 한계다. 명필름아트센터가 자리한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파주출판도시) 2단계 지역은 애초에 대중을 위한 상업지구가 아닌 영상·출판·콘텐츠 기업 육성을 위한 산업단지로 설계된 공간이었다. 2015년 명필름이 아트센
[포커스] 이것은 실패가 아니다, 명필름아트센터의 운영 종료가 의미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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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중국 영화시장의 성적표가 나왔다. 총 박스오피스는 512억위안(10조5천억원)을 기록했으며, 총 동원 관객수는 12억명에 달한다. 지난해 총수익 425억위안과 비교하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봐도 좋을 수치다. 2025년 중국 극장가는 애니메이션 중심의 편중된 흥행 구조가 두드러졌다. 이는 자국영화의 점유율이 82%에 육박하는, 사실상 자국영화 중심의 시장 체제의 공고화와도 관련이 깊다. 이를테면 중국 고전소설 <봉신연의>를 각색한 자국 애니메이션 <나타2: 마동요해>(이하 <나타2>)가 154억4천만위안의 수익을 기록했다. 설 연휴에 개봉한 <나타2>는 개봉주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고 6월30일까지 장장 5개월간 극장에 걸리며 ‘중국영화 역대 관객수 1위’의 역사를 썼다. A24의 미국 배급까지 확정한 <나타2>는 오직 ‘역대 관객수 1위’의 기록으로만 중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 글로벌 애니
[베이징] 애니메이션 흥행 돌풍, 2025년 중국 영화시장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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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이브, 서울고등법원은 한명의 다큐멘터리스트에게 ‘영화를 찍었다는 이유’로 벌금 200만원의 2심 유죄를 선고하며 1심 판결을 관철했다. 피고인은 <논픽션 다이어리>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등의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다양한 사회적 의제를 다큐멘터리에 담아온 정윤석 감독이다. 그는 2024년 12·3 비상계엄의 여파로 일어난 2025년 1월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이하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기록하던 중 경찰에 현장 체포됐다. 검찰은 그를 서부지법에 침입하여 난동 부리던 극우 세력들과 공동정범으로 간주해 정식 조사 절차도 없이 기소했고, 법원은 2025년 8월 1일 1심 유죄를 판결했다. 2심 판결은 더 악화했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실제 법원 침입자 20명은 감형되거나 집행유예도 받았지만, 정윤석 감독에겐 감형도 선처도 없었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정윤석 감독이 “집회 참가자들과 합류하거나 합세하지 않고 동떨어져서 촬영만 했기
[포커스] 다큐멘터리가 죄가 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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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산권 영상미디어 복합문화공간 서부산영 상미디어센터가 문을 열었다. 미디어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서부산권에 균형 있는 미디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된 센터는 영화의전당이 위탁운영하며 전문성과 공공성까지 두루 갖췄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각자에게 필요한 현실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콘텐츠 지원 사업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서부산영상미디어 센터는 콘텐츠가 탄생하는 창작의 순간부터 감상과 비평까지 전 과정을 넓게 다룰 예정이다. 먼저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영상 제작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촬영 스튜디오와 1인 미디어실 대여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또 85석 규모의 영화 전용 상영관에서는 예술 독립영화를 상영하고 테마별 기획전과 관객과의 대화(GV)를 이어가고자 한다. 창작을 독려 하는 공간이 일상이 될 때, 세상은 어떤 변화를 맞이할까.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는 이 질문에 성실히 답할 준비를 마쳤다.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모두의 극장
많은 사람들이 부산을 영
[ADVERTORIAL] 영화가 모두에게 가까워진다, 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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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영화인들이 제다를 찾았고 어디에서도 밝힌 적 없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이들은 매일 열리는 토크 세션에서 무슨 말로 사우디아라비아 관객들을 환호하게 했을까. 영화제 기간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4인의 발언을 요약해 전한다.
숀 베이커 감독
차기작에 관해 처음 말한다고 운을 떼며.
“단편 차기작이 한편 있다. 패션 브랜드 ‘셀프 포트레이트’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만든 영화 <산디와라>로, 양자경이 1인5역으로 분한다. 이번에도 내가 연출, 각본, 편집을 맡았다. 장편 차기작은 <아노라>와 비슷한 규모로, 보다 코미디에 가까운 영화일 것이다. 독립영화 감독들에게, 특히 제작사가 꺼릴 만한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에게 제발 영화만 바라보고 살지 말라고, 살길을 직접 찾아 나서라고 조언하고 싶다. 지금은 90년대가 아니다. 나 또한 독립영화 감독이다. 영화 연출만으로는 생계를 이어갈 수 없고, 연출 이외의 직무에서 수입원을 찾아야 한다.”
배우
[영화제] “살길을 직접 찾아 나서” 제다를 찾은 영화인들의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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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레드씨국제영화제(이하 레드씨영화제)가 12월4일부터 13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구도시 제다에서 열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 개국 이래 최초로 문화부를 설립한 후 국가 전역에 35년 만에 영화관을 짓기 시작했으며, 2019년부터 문화부 산하 비영리단체 레드씨영화재단(Red Sea Film Foundation)을 통해 영화제를 운영 중이다. 이번 영화제에선 어떤 영화, 어떤 게스트가 화제를 모았을까. 2025년 열린 영화제에서만 감지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화제작 동향은 어떨까. <씨네21>이 3년 내리 레드씨영화제에 참가해 영화 강국을 꿈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모저모를 취재했다.
제5회 레드씨영화제는 총 15편의 영화를 경쟁부문에 초청했다. 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 미야케 쇼 감독의 <여행과 나날>을 제외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서아시아 및 북아프리카에서 제작된 영화가 대부분이었고, 작품들 중 월드프리미
[영화제] 꼭 영화에 담고 싶던삶의 국면들, 제5회 레드씨국제영화제 지상중계 - 화제작부터 영화제가 반영한 산업 현황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