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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미래의 힘을 기대한다
헤겔에 따르면 세계사란 ‘절대이성’이 미개하거나 야만적인 모든 문화를 포섭하여 이성의 발전과정 안에 끌어들이는 것이, 단적으로 말해 유럽화하는 것이 역사의 법칙이다. 비록 볼썽사납게 벗고 있거나 야만스런 가면을 걸치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이미 처음부터 이성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다. 그 절대적 이성이 바로 헤겔 같은 유럽인이 알고 있는 이성이며, 그들이 사
글: 이진경 │
200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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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대통령을 존경해? 정말로?
얼마 전 LA에 간 김에 멕시코 북서부의 치와와(Chihuahua)에 다녀왔다. 계획된 여행은 아니었다. 떠나는 날 아침 LA 다운타운의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에서 알아보니 19시간이 걸리는 데에다 버스는 오후에나 출발했다. 추석 차례 전에는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속셈으로 차를 몰고 출발했다. 한데, 엘패소에는 자정을 넘겨 도착했고, 치와와에 도
글: 유재현 │
200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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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내 나라는 내가 지키겠다
이라크에 파병된 한국군은 예상대로 전쟁을 하고 있다. 그들의 적들은 그들의 목에 현상금을 걸었다. 그 소식을 전하면서 텔레비전 뉴스는 한가롭게도 새마을운동에 나선 자이툰 부대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새마을운동중앙본부가 파병을 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정말 슬픈 일이지만 이제 우리는 형제와 아들이 흘리는 피를 보게 될 것이며, 슬픔은 분노
글: 유재현 │
200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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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홍옥이 먹고 싶다
홍옥, 인도, 아오리, 국광, 스타킹, 후지. 내가 어릴 적에 알던, 대개는 흔히 먹던 사과의 이름들이다. 이중에서 후지(富士)는 값이 비싸고 귀한 편이었고, 가장 흔하게 먹던 것은 국광이나 홍옥이었다. 나는 특히 홍옥을 좋아했다. 일단 더할 수 없이 새빨간 빛깔의 매혹을 피할 수 없었다. 능숙한 화가의 터치처럼 그 사이를 가르며 여기저기 누렇고 퍼런 아주
글: 이진경 │
200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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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어떤 386의 코미디
“국보법은 국보(國寶)다.” 과연 대한민국이다. 이 세상에 인권을 침해하는 나라는 많아도, 그 짓을 “국보” 삼아 하는 나라도 있던가? 그 점에서 나의 조국은 독보적이다. 국제사회에서 폐지를 권하는 악법. 그 야만적 습속이 조국 대한민국에서는 영원무궁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으로 등록된다. 오늘 버스 타고 남대문 옆을 지나다 실없는 웃음을 흘렸다. 국보(國保)
글: 진중권 │
200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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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제국주의의 함정, <알포인트>에도 있다
개봉 전부터 영화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알포인트>가 관객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은 모양이다. 1975년 우리 현대사에서 삭제된 뒤 우여곡절을 겪었던 전쟁을 되새김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기쁜 일이다. 이미 3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지금 이 전쟁이 도착한 좌표는 어디일까? 유감스럽게도 <알포인트>의 좌표처럼, 우리는 아직도
글: 유재현 │
200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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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국가의 폭력은 무죄?
이 글을 쓰는 지금 알려진 바로는 사망자만 400명 정도고, 사상자는 1천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베슬란 주민의 1% 이상이 죽었다고 한다. 그것도 단 1시간 만에. 누가 이들을 죽인 걸까? 30명 남짓의 인질범?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그건 그들의 살상능력을 과대평가한 게 아닐까? 그들의 총이나 무기는 아마도 러시아 군인들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글: 이진경 │
200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