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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영어만 잘하면 다인가?
나는 영어공부를 따로 한다는 건 일신의 영달을 위한 기회주의를 뜻하던 시대에 대학을 다녔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 말고는 영어를 잘 못한다. 거의 벙어리, 귀머거리 수준이다. 그러나 바로 그런 이유로 인해, 비록 그것 때문에 불편한 적은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자신이 부끄럽다거나 무능하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영어만은 아니다. 10여년 전
글: 이진경 │
200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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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정치적 망명의 두가지 경우
5일간 묵었던 도쿄를 떠나기 전날 뒤적이던 신문 한구석에서 찰스 젠킨스(Charles Jenkins)의 사도(佐渡) 도착을 알리는 1단 기사가 눈에 띄었다. 사진 한장 박혀 있지 않은 짧고 건조한 기사는 1965년 혹한의 1월, 한반도의 비무장지대를 넘어 북으로 향했던 24살의 미군 중사는 64살이 되어서야, 그것도 자신의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가 아니라 일
글: 유재현 │
200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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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인터넷 한다고 다 네티즌?
한나라당에서 이른바 4대 입법의 저지를 위해 ‘행동하는 네티즌’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캠페인을 벌인다고 한다. 성스런 사이버 구국전쟁을 선언하는 자리에는 박근혜 대표도 참석했다고 한다. 여기서 한나라당의 의식이 얼마나 구닥다리인지 드러난다. 그나마 그 동네에서 유일하게 감각을 갖춘 것이 원희룡 의원.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 운동이 외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
글: 진중권 │
200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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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성공했다면 행복할까?
수능시험에서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007 작전처럼 첨단기기를 이용해서 집단적인 ‘공작’을 했다고 한다. 들키지 않고 성공했다면 그들은 행복하게 되었을까?우리는 무엇을 하든 행복하길 바란다. 나이가 많든 적든, 돈이 많든 적든, 혹은 지위가 높든 낮든 간에. 아마 그들도 행복하게 되는 길일 거라고 믿고서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학교를 나와 좋은
글: 이진경 │
200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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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그들만이 개혁의 자격이 있다
스산한 계절을 눈앞에 두고 정세는 파업국면으로 뜨겁다. 하긴 파업에 앞서 ‘지도부만으로 끝나지 않는 100% 해임과 100% 복직 불가’로 변죽을 울릴 때부터 만만치 않았다. 결국 파업 찬반투표의 봉쇄에서부터 파업 참가자 3200여명에 대한 파면, 해직에 이르기까지 노무현 정권의 전투적 국정수행은 일체의 타협도 거부한 채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글: 유재현 │
200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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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그래, 차라리 문을 닫아라!
예전에 인도여행을 하고 온 분에게 어느 ‘명상마을’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쁜 머리 탓에 그 이름은 잊었지만 내용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입구에서 들어감에 따라 함께 모여 운동을 하거나 춤을 추기도 하는 곳, 함께 식사하는 곳, 함께 공부하는 곳, 그리고 함께 명상하는 곳 등이 차례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거기는 원래는 작은 명상센터로 시작되었다고
글: 이진경 │
200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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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여러분, 믿∼슘미꺄?!
‘콜로세움’ 하면 대개 검투사를 떠올린다. 영화 <글래디에이터> 때문일 게다. 하지만 <벤허>나 <쿼바디스> 같은 옛날 영화를 본 이들은 ‘콜로세움’에서 기독교 순교자들을 떠올릴 것이다. 로마는 동방에서 온 이 괴상한 종교의 추종자들을 맹수에게 던져주었으나, AD 313년에 결국 이 종교의 힘에 굴복하고 만다. 로마의 황제가
글: 진중권 │
2004-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