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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잉여의 노력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체육을 담당하셨다.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해로 기억하는 그때에 내가 가장 괴로웠던 것은 바로 ‘선착순 달리기’ 형식의 단체기합이었다. 50여명의 아이들을 운동장으로 집합시킨 뒤 “선착순 3바퀴, 5명!”이라는 지침이 들려오면 바로 전력질주를 시작해야 했다. 5등 안에 들지 못하면 그때마다 다시 숫자만 맞바꾼 다음 지침에 맞춰
글: 김유진 │
200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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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쩐의 부피
2001년 6월, 당시 나는 가스총을 허리에 차고 있던 은행 청원경찰이었다. 군 제대 뒤, 아르바이트를 찾던 차에 어머니 친구분의 권유로 하게 된 일이었다. 처음에는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나는 점점 나름의 성취감을 얻기 시작했다. 아침에 인출기에 넣은 돈과 저녁때 빼낸 돈의 차액이 정확히 들어맞거나, 수표에 도장을 찍으면서 내 스스로
글: 강병진 │
200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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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칼럼있수다] 절대적인 편
<CSI> 뉴욕편에 귀여운 요원, 대니가 궁지에 몰리는 에피소드가 있다. 한때 좀 놀았던 과거 탓에 어이없게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것이다. 문제의 DNA 분석결과를 받아든 대니, 냉큼 맥 반장에게 달려간다. “지금부터 자네가 하는 모든 말은 진술이 되네.” 대니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의 냉철한 맥 반장, 바로 수사모드로 돌입하신다.
글: 신민경 │
200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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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사투리 전도사
난 ‘절라도’ 출신이다. 광주에서 났고, 거기서 20년 가까이 살았다. 흔히 지연은 혈연, 학연과 함께 한국사회를 좀먹는 3대 원흉으로 꼽힌다. 혈연이나 학연은 끔찍이 싫다. 하지만 지연만큼은 좀 남다르다. 대학 다닐 적에 호남향우회로부터 장학금 한번 받아본 적 없다. 우승을 8번이나 거머쥐었던 해태로부터 사인볼 하나 얻은 적 없다. 그런데 왜 그럴까.
글: 이영진 │
2007-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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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칼럼있수다] 쿨함에 반대함
“<전쟁과 평화>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난 아직 쓸 수 없다. 그것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절대로 쓸 수 없다. 마음만은 다다랐어도 그것을 계속 유지할 역량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슬프지 않다. 나는 오래 살 생각이다. 해볼 작정이다. 이 각오도 요즘 겨우 섰다. 나는 문학을 좋아한다. 이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것
글: 이다혜 │
200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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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취향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취향은 개인의 조각이지만, 때로는 전체보다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취향을 존중받을 권리만큼은 사수해왔다고 자부하는데, 안 먹겠다는 아이를 밥숟갈 들고 쫓아다니는 극성스런 부모도 아니었지만, 유치원의 단체활동에서 빠지고 싶을 때는 기분이 좋지 않아 못하겠노라고 또박또박 말해 뭇 어른들을 당황시킨 아이였다. 배경은 아마도 방임주의의 탈을 쓰고
글: 안현진 │
200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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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무서운 이미지
버지니아 공대를 나와 현지에 살고 있는 꽤 먼 친척이 있어 ‘버지니아 총기난사사건’에 관심이 갔다. 그러다보니 대한민국 정치계가 그곳 희생자들에게 일동 묵념을 올렸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런데 나는 그들이 여수 외국인 보호소 화재 참사 때 단체 묵념을 했다는 소식은 접한 바가 없다. 그들이 미국에서 벌어진 일에는 묵념을 올린다. 버지니아 총기난사사건은
글: 정한석 │
2007-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