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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호모 사피엔스의 고민은 거기서 끝이 났다고- 내 낡은, 중고생을 위한 영한 대역, <햄릿>의 책장을 덮으며 나는 생각한다. 죽느냐, 사느냐. 돌이켜보니 나도 그런 엇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설마하니 중고생 때의 일이었고, 무렵의 나는 <중고생
글: 박민규 │
200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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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nec
nec spe nec metu.라틴어 nec=영어 not,라틴어 spes=영어 hope,라틴어 metus=영어 fear.‘꿈도 없이 두려움도 없이.’시오노 나나미의 처녀작 <르네상스의 여인들>이 다루는 첫 번째 여인은 “타고난 정치적 재능과 예술적 영혼을 한껏 발휘하여 강대국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를 슬기롭게 지켜낸 만토바 후작 부인 이사벨라 데스
글: 강유원 │
200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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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오버, 더 레인보우
새 버전의 인텔 펜티엄 프로세서가 개발되면, 지금 쓰는 컴퓨터와 헤어질 때가 되었다는 얘기다. 초현실적인, 컬러방진복을 입은 사람들의 안무를 보며, 당신은 현실적으로 고개를 끄덕여야 한다. 장롱 속에는 한때 핸드폰이라 불리던, 그러나 이제 무전기라 여겨지는 모종의 통신장비가 누워 있다. 통화는 가능해도, 들고 다닐 순 없다. 뭐랄까, 초현실적인 인물 취급을
글: 심은하 │
200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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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세상
세상 사람 전부에서 보면 몇명 되지도 않는 게 책 읽는 사람이고, 또 그중에서도 책을 아끼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것이다. 출판사 사장이나 편집주간이 반드시 책을 열심히 읽거나 아끼는 사람은 아닐 테고, 책을 만드는 편집자나 디자이너, 제작자도 반드시 그렇다는 법은 없다. 어쨌든 책에 관련된 직업은 여러 종류인데 그 직업에 속한 사람은 일단 기본적으로는 자
글: 강유원 │
200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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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넘버, 쓰리
나는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한다. 묵묵히 ‘삼’(三)!이라 발음한 뒤의 그 여운이 무엇보다 좋고, 그러니까 삼삼한 기분인데다, 또 어떤 숫자를 좋아하시나요? 와 같은 물음에 비교적 정답이 아닐까 싶은 안도감- 그렇다, 그런 안도감이 나에겐 있다. 분명, 있다. 적어도 6이나 2보다는, 이 한국 땅에서 모름지기 번듯한 대답일 거란 생각이, 나는 든다. 왜 그런
글: 박민규 │
200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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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플로베르
플로베르는 자기 책에 그림이나 삽화를 싣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했다는 말을 어떤 책으로부터 옮겨보자: "등장 인물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순간, 보편적인 성격은 사라져 버리고 이미 알려진 많은 사물 가운데 하나처럼 되고 만다... 결국 삽화나 그림은 이해력과 상상력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글로 묘사된 내용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이는 매우 민감
글: 강유원 │
200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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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세상에나, 문학의 밤
그 얘기를 꺼내기란 쉽지 않다. <문학의 밤>을 떠올리는 일은- 이를테면 남자들끼리 몰려간 커피숍에서 <우유>를 시키는 것과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가령 그것은 연미복을 입고 출근을 한다든지, 동원예비군훈련에 바비 인형을 가지고 가는 일과도 흡사하다. 저기… 이게 뭡니까? 이건… <문학의 밤>입니다. 뭐랄까, 그런 기분이다.
글: 박민규 │
2004-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