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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8년 동안 주정부리는 남자
대개의 비디오대여점들은 밤 12시 넘어서까지 영업을 한다. 동네 전체가 잠이 든 시간, 모두가 영업을 끝내고 돌아간 상가 주변에도 오로지 환하게 불이 켜진 비디오대여점은 뒤늦게 귀가하는 사람들의 참새방앗간이기도 하다.지금이야 무서울 게 없지만, 이 일을 시작하던 초창기에는 밤 늦게 대여점을 혼자 지킨다는 게 여간 겁나는 일이 아니었다. 혹시 권총이나 칼을
200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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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연체료 시비, 외국에선…
지난주에 이어 외국인 고객에 대해 한마디 더 해야겠다. 그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연체료 시비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모국에서 연체료(Late Fee) 시스템에 확실히 단련돼 있기 때문에 늦게 반납한 테이프에 대한 연체료 부담을 전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몇달 전, <씨네21>을 구독하는 지방의 어느 대여점 여주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
200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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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영어로? 영화로 말해요!
우리 대여점은 유난히 외국인 손님이 많다. 미대사관, 일본문화원, 프랑스문화원, 사우디대사관 등이 대여점 주변에 있는 데다 종로학원가 일대에서 강사로 일하는 사람들이 가까이에 살고 있고, 심지어 인사동 여관에 살고 있는 배낭족과 조계사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스님들까지 ‘영화를 보기 위한 열정’ 하나로 우리 대여점으로 모여든다.어느 날, 외국인 손님이 대여를
200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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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테이프가 씹혔어요!
오늘은 대여용 비디오테이프를 자기 물건처럼 아끼자는 캠페인성 글을 쓸까 한다. 비디오테이프는 대여용 상품이란 특성상 모두가 돌려보아야 하고, 또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써야 하는 상품이기에 더욱 그렇다.가끔씩 비디오테이프를 손상시켜 오는 고객들이 있다. 테이프 속의 릴을 손상시키는 경우, 테이프가 부서져서 오는 경우, 물론 분실하는 경우도 있다. 각각의 상
200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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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살까 말까, 이것이 문제로다
대여점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매출규모에 맞게 비디오테이프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잘 사느냐’이다. 한달 물건 구입비에 맞추어 테이프 수를 조절해야 하는데, 이번 달은 좀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다. 성수기의 끝 무렵에 출시되는 <공동경비구역 JSA>는 과연 몇장을 사야 할지에서부터, <스토리 오브 어스> <빅마마 하우스&
200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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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어느 팬의 방문
며칠 전 독특한 전화를 한통 받았다. “이주현씨는 언제 나오시나요?, “네, 저 이주현 벌써 나와 있는데요.” 목포에 산다는 그는 <씨네21> 정기독자로 이 칼럼을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주현이란 사람이 누군지 너무 궁금하고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러더니, “내일 제가 만나뵈러 서울에 올라가겠습니다”.먼 동네에서 희귀영화
200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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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카페]
거장이 좋아, 노장은 더 좋아
최근엔 이름만 들어도 숙연해지는 거장감독들의 신작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감독의 명성 외에도 마틴 스코시즈의 색다른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쿤둔>을 비롯해 기타노 다케시의 모든 작품들을 한국에서도 다 볼 수 있을지 모를 예감이 드는 <키즈 리턴>, 로만 폴란스키보다도 <블레어윗치>로 급부상한 미국의 젊은 제작
2001-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