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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료 시비, 외국에선…
2001-03-20

비디오카페

지난주에 이어 외국인 고객에 대해 한마디 더 해야겠다. 그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연체료 시비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모국에서 연체료(Late Fee) 시스템에 확실히 단련돼 있기 때문에 늦게 반납한 테이프에 대한 연체료 부담을 전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몇달 전, <씨네21>을 구독하는 지방의 어느 대여점 여주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자신의 대여점에 외국인 손님이 오는데, 그로부터 연체료를 받을 길이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우선, ‘연체료를 내야 한다’는 영어를 가르쳐주고, 그들은 연체료에 대한 상식이 있기 때문에 쉽게 납득할 것이라고 덧붙인 적이 있다.

외국인 고객의 기특한 점 또 하나는 대부분 빌려간 테이프를 반납할 때 리와인드를 해온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 리와인드하는 것을 운영 규칙으로 정해 리와인드를 안 하면 벌금을 문다고 한다. 우리 대여점에 오는 수천명의 내국인 고객 중 리와인드를 해오는 경우는 8년째 단 한명뿐이다. 고객에게 강요할 수는 없지만, 만약 비디오를 리와인드해서 반납한다면 대여점주로서는 아주 기쁠 따름이다.

미국의 블록버스터 클럽의 경우, 네트워킹으로 고객을 관리하게 돼 있어 불량고객은 다른 곳에서도 대여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제도는 제발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면, 대책없는 불량고객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외국인 고객에게 미안한 점 한 가지…. 우리 고객 중에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이 있는데, 그는 한국영화를 너무 보고 싶어한다. 영어자막이 돼 있는 한국영화가 없냐고 자주 묻는다. 소수이긴 하지만, 이런 배려가 있으려면 얼마나 더 있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주현/ 영화마을 종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