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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전국에 문예창작과가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목소리 큰 선생과 분필만 있으면 돼서 그랬을까. 하여튼 많이 생겼다. 이 문예창작과는 말할 것도 없이 문예물을 창작하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학생들은 매 학기 소설이나 시를 써야 한다. 선생들은 학생들이 작품을 쓰도록 독려한다. “써라, 써라, 써라.” 계속되는 독려에 많은 학생들이 오히려 문학
글: 김영하 │
200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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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이선희는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불렀다
나의 술버릇은 고맙게도 ‘행복’이다
밑도 끝도 없이 행복해지고 나른해진다.
술자리에 내가 남몰래 흠모하는 사람이 있거나
꿈이 아니고는 절대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누군가가(음… 예를 들면 브리트니 스피어스?) 함께 있다면 그 행복은 제곱이 된다.
그날의 술자리는 너무 행복했고 꿈같았다.
왜냐하면 이선희가 그 자리에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는
글: 신정구 │
200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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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가장 이상적인 야쿠르트 음용법
어린 시절 세살 터울인 형과 나에게 가장 큰 고민은
‘가장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야쿠르트 음용법’이었습니다.
형은 밑바닥 부분을 잘근잘근 씹어 작은 구멍을 낸 다음
거의 한두 방울 수준의 양을 조금씩 섭취해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나는 호방하게 뚜껑을 확 뜯어내고는 한입에 툭 털어 넣어 원샷으로 벌컥!
그리고 ‘캬아, 그래! 이것이야 말로 아동의 낭만!!’이라
글: 신정구 │
200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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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요즘 애들’이 술을 안 마시는 진짜 이유
이런 말들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요즘 후배들은 도대체 술을 안 마셔. 왜들 그렇게 몸을 사리는지, 원.”
‘후배’라는 말을 신입사원, 신참, 쫄따구… 뭘로 바꿔도 다 통한다. 요컨대 ‘요즘 애’들이 술을 잘 안 마신다는 거다. 이런 푸념은 주로 누가 할까? 아마 까마득히 높은 분은 아닐 것이다. 그런 분들은 저 아래 신참들이 술을 마시든 게토레
글: 김영하 │
200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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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고양이
집에 고양이를 키운다, 는 말 때문에 연상이 튀다가….
우선은 ‘키운다’는 말이 목에 걸린다. ‘키우다’라는 말은 사전적으로는 ‘자라게 하다’, ‘크게 하다’ 등의 뜻인데, 새끼 때부터 데려와서 지금은 큼직해졌으니 키웠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미 다 큰 고양이들과 살고 있는데도 여전히 ‘키운다’고 말하기는 좀 찜찜하다. 자주 쓰이는 다른 말로는 ‘기르
글: 김영하 │
200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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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고현정에게 강 같은 사랑이 넘치네!
2004년 4월, <두근두근 체인지>(이하 <두두체> - 나도 이런 거 한번 해보고 싶었다)의 본방을 앞두고 주연배우들과 스탭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식을 했다.
술잔이 여러 번 돌고 우리는 기분 좋은 아사리 난장판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 체리필터의 <오리 날다>를 부르다 천장에 머리를 받았다.
그때,
글: 신정구 │
200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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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
[이창] 길참견
아버지는 80년대 후반에 운전면허를 따셨다. 마이카 붐이 불어오던 시기였다. 온통 거리에 초보들이 넘쳐나던 시절. 당신도 중고차를 사서 거리의 초보 운전자 대열에 합류하셨다. 어머니를 태우고 강원도, 충청도 곳곳으로 신나게 돌아다니셨는데 가끔 논 한가운데로 부웅 날아가 사뿐히 안착하는 놀라운 묘기를 선보이기도 하셨다(깔고 앉은 벼값은 물론 물어주셔야만 했
글: 김영하 │
200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