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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구토와 트집
깜짝 놀랐다. 관람률이 80%라니….
얼마 전 옛 대학선배들과 저녁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모두 40대 중반이었고, 남자들이었다. 영화는 그저 가끔 여가로 즐기는 수준이었다. 마니아들은 전혀 아니었다. 한데 신기하게도 <워낭소리>를 대부분 보았다고 했다. 4명의 선배 중 3명이었다. 나까지 포함하면 그 자리의 40대 남자들 중 4/5, 그러니
글: 고경태 │
200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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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예측불허의 위로
“카모메식당, 정말 고마웠습니다.”
지난주, 회사로 온 편지 한통을 받고 어리둥절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하며 알게 된 20대 중반의 여자후배였다. 서울에서 출판사를 다니는 줄 알았는데 편지의 발신지는 남쪽 지방의 도시였다. 함께 동봉한 책에는 올해 신춘문예에 입상한 자신의 희곡 작품도 실려 있었다. 한데 카모메식당이라니…. 편지를 읽으며 과거
글: 고경태 │
200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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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왕의 영화
MB는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동안 한편의 영화도 보지 않았다. 이 글을 쓰는 2월12일 저녁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관람 기록은 없다.
하지만 그가 정말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청와대 시사실에서 비공식적인 관람 일정이 있기 때문이다. MB는 영화를 좋아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오히려 부인 김윤옥씨가 영화를 더 즐긴다는 말도 들린다.
글: 고경태 │
20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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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밤술, 낮술
10년도 넘은 일이다. 예전에 다른 매체에서 함께 일하던 어느 편집장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마감날 저녁 가끔 심하게 술을 마셨다. 불콰해진 얼굴로 들어와 후배들의 기사를 데스킹했다. 게슴츠레하게 실눈을 뜨고 앉아 졸다가 깨다가 했다. 어느 순간부턴 침몰하는 배처럼 서서히 가라앉았다. 자신의 노트북에만 코를 박고 있던 후배들은 알 리가 없었다. 편집장의
글: 고경태 │
200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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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경찰총수의 마스크
개봉 시점이 참 절묘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체인질링> 이야기다. 설 연휴기간 동네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어린이 납치를 다룬 영화가 그러하듯,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잃어버린 아들을 찾기 위한 크리스틴 콜린스(안젤리나 졸리)의 악착같은 모성이 정당한 건 말하나 마나다. 그녀에게 가짜 아이를 안겨준 뒤 진짜라고 우기고, 결국
글: 고경태 │
200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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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효도 충동
효도 충동…. 그렇다. 갑자기 효자가 돼야겠다는 억누르기 힘든 강력한 충동이 밀려왔다. 그래, 이제부턴 어머니에게 하루에 한번씩 안부전화를 해야지! 용돈도 더 드려야지!! 고향집에도 자주 내려가야지!!!
불행히도, 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읽는 동안에만 잠시 그랬다. 소설 속의 어머니가 가슴아파서였을 거다. 한없이 헌신적이고 희생
글: 고경태 │
200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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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MB를 욕하지 말자
제정신이냐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다. 막장이라는 비난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가끔 이 말이 하고 싶었다. “MB 욕 좀 그만하자.”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면, 이게 막장이라면, 그 책임은 오로지 MB에게 있지만 말이다.
2007년 봄에 발표된 소설가 백영옥의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단편이 있다. 소설 속에서 ‘똥구멍이 찢어지도록
글: 고경태 │
2009-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