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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내가 만주에서 개 탈 때…
버릇 고치기 힘듭니다.
제가 아는 한 대선배는 이야기의 단락이 끝날 때마다 꼭 이런 말을 뒤에 붙입니다. “어 정말! 정말로!” 누가 거짓말이라 의심하지도 않는데, 반드시 강조의 추임새를 스스로 넣어야 직성이 풀리나 봅니다. 한 시간 이야기하면 ‘어 정말로!’가 정말 열번 정도 나옵니다. 10년 전에 그랬는데, 여전히 변함이 없으시더군요. 17년 전에 다녔
글: 고경태 │
200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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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변덕 없는 세상
<주니어 씨네21> 같습니다.
이번호 표지그림은 <벼랑 위의 포뇨>! 맑고 고운 동심의 세계입니다. 그래서 열장이 넘는 시안을 뽑았습니다, 라고 말할 순 없고요. 딱 와닿는 한장이 무엇인지 헷갈려 최대한 많이 컬러로 출력해보았습니다. 그림을 표지 전체에 가득 채우는 게 좋을지, 여백을 조금이라도 남기는 게 효과적일지부터 판단이 잘 안
글: 고경태 │
200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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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1000년 가는 잡지
이건 좀 색다른 독자엽서입니다. “넘넘 재미있어요. 이 잡지는 10년 100년 1000년이 지나도 계속 나와야 해요. 게다가 만화 000은 넘넘 재미있군요. 다른 만화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궁금해요. 10년, 아니 100년, 아니 1000년 지나도 나와주실 거죠?” 삐뚤삐뚤 연필글씨에, 내용은 횡설수설 아부 일색입니다. 주인공은 여덟살난 제 딸아이였습니다.
글: 고경태 │
200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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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너 오늘 여기 안 온 거다
잊을 만하면 언론에 등장하는 당신. 지만원 선생을 추억하면서 이 글을 씁니다. 아예 지만원 선생께 드리는 투로 편지를 써보겠습니다.
가끔 선생의 발언이 신문 지면이나 TV 화면을 장식할 때마다 기분이 야릇합니다. 마치 오랜 친구의 얼굴을 대하는 듯한 친근감마저 느껴집니다. 구면이기 때문이겠죠. 엄밀히 말하면 악연이었습니다. 2000년 5월경이었습니다.
글: 고경태 │
200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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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모멸적 대사, 그 피안
“뒈져버려, 호모 새끼야.”
이 모멸적 대사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이하 <앤티크>)에 등장합니다. 고교 시절 진혁(주지훈)이, 사랑을 고백하는 동급생 선우(김재욱)를 치명적으로 모욕하는 장면입니다. 그러나 선우는 ‘뒈지지 않고’ 잘 살아남아 진혁이 차린 케이크점에 10년 뒤 나타납니다. 게다가 자신이 ‘마성의 게이’임을 당당하
글: 고경태 │
200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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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그 이리와 저 이리
승냥이가 아닙니다.
장률 감독의 영화 <이리>(36~37쪽 참조)의 이름을 듣고 늑대를 떠올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그런가 봅니다. 이리는 그 이리(wolf)가 아니지요.
독자 여러분이 이번호 <씨네21>을 받아들 때면 11월11일쯤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1이라는 숫자가 연속 네개나 붙은 행운의
글: 고경태 │
200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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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등불 또는 폭탄
숟가락을 내동댕이쳤답니다.
지난 여름, 한 언론사에서 새어나온 이야기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탄생을 적극 지지했던 언론사라는 정도로만 밝히겠습니다. 어느 날, 그곳의 보도 책임자가 말단 기자들에게 밥을 샀다고 합니다. 젊은 후배들의 허심탄회한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취지였지요. 한 기자가 에둘러 조심스럽게 말을 꺼냅니다. “우리가 촛불정국에서 너무 시민들의 미움
글: 고경태 │
2008-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