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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그 여자는 거기 있었다, 간신히
#1 해마다 10월이 다가오면 전화 통화를 맺는 말이 “그럼, 부산에서 뵙고 한잔해요”로 변한다. 말 그대로 지킨다면 부산영화제에 가서 3박4일 영화보기를 전폐하고 만남의 자리를 이어달리기해야 할 참이다. 내게 인사를 건넨 분들도 마찬가지리라. 곰곰 생각하면 아리송하다. 영화인들이 전국 방방곡곡에 흩어져 일하다가 1년에 한번 견우직녀처럼 해후하는 것도
글: 김혜리 │
200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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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최초의 열정을 기억하고픈 까닭
<씨네21>의 주간회의는 매주 수요일 밤에 진행된다. 다음주에 어떤 기사를 쓸 것인지, 그 기사는 누가 쓰는 것이 좋을 것인지를 정하는 시간. 별다른 동요없이 (세상의 다른 모든 회의들처럼) 다소 지루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이 회의는, 겉보기와 달리 제법 치열하다.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경쟁하기 때문… 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개인적
글: 오정연 │
200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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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신파냐 쿨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혹시 나한테만 유독 크게 들려오는 환청과 환시가 아닐까 싶었다. 시작은 <너는 내 운명>이었다. 이 ‘통속사랑극’이 나에게는 경고 메시지처럼 보였다. ‘쿨한 스타일을 좇으며 인생을 낭비한 죄의 대가를 언제가 받으리라’는. “쿨한 세태를 직속구로 타격한다. 이래저래 쓰리다”라고 20자평을 쓴 것도, 반박할 수 없는 실화를 근거로 영화를 만든 음
글: 이성욱 │
200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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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악행의 자서전
“나는 기자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대부분 경박하고 수다스러우며 뻔뻔하기가 그지없다.” 쿤데라의 <농담>에서, 쿤데라의 분신으로 보이는 루드빅은 이렇게 말한다. 기자들에 대해 호의적인 소설이나 영화를 많이 접하지 못했다. <살인의 추억> 속 기자는 경찰 발표만 믿고 오보하고(오버하고!), <너는 내 운명> 속 기자는
글: 이종도 │
200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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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관객을 위한 영화란 가능한가?
국민과 시민과 인민과 대중과 군중과 사람과 인간과 이웃(과 여기 더 이어붙일 수 있을 또 어떤 것들)의 차이가 무엇에 있는지 가끔 자문자답하고 싶어진다. 자주 그렇다는 건 아니고, 가끔 언뜻 떠올리고 나서는 또 금방 잊고 산다. 전유하고자 하는 입장에 따라 이미 곳곳에서 의미를 배치받은 말들이어서 분류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선을 그을 수 있을
글: 정한석 │
200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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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열혈 단신을 수배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 영화기자로서 밥 벌어먹고 살게 된 것은 아주 사소한 단신기사에서 시작됐다. 1991년 초로 기억되는데, 당시 <한겨레>의 문화면 귀퉁이에는 이런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히치콕 영화 상영회 개최.’ 생전 들어보지 못한 어떤 단체에서 앨프리드 히치콕의 대표작 10여편을 보여준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그 기사가 내 눈
글: 문석 │
200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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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니포사커를 아시나요
요하네스 프란셔스 본프레레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결국 사퇴했다. 움베르토 마누에우 제수스 코엘요 전 감독이 우리의 곁을 떠났던 그날처럼. 감독이 죄인, 선수가 원흉, 협회가 무능, 언론이 조장, 여론이 사주했단다. 무엇이 이번 참사에 가장 혁혁한 전과를 세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선택이 대패착이라는 점은 틀림없다. 월드컵 예선을 통과시킨 외
글: 김수경 │
200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