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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방학기의 <바람의 파이터>
움직임, 목숨, 멈춤, 격렬, 주먹, 눈빛, 뜨거움, 피. 최영의 혹은 최배달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최배달은 일제시대 비행사가 되고 싶어 일본에 건너가 소년항공학교에 다니다가 미군이 진주한 뒤 야쿠자 보스의 보디가드가 되기도 했고, 입산 수련 뒤 전일본공수도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했으며, 실전공수를 내세우며 전국의 가라테 도장을 순례하며 강자를
200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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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박영근 시집 <저 꽃이 불편하다>
정말 절묘하게 불편한 제목이다. 불편해서 절묘하고 절묘해서 불편하다. 그런데 이 시집 24쪽 <행려>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이런 대목이 있다. ‘끝없는 행려(行旅)가 있을 뿐 돌아갈 곳이 없다/ 컨테이너 박스 안을 둥구는 재고가 된 옷보따리와/ 그 곁의 새우잠처럼’(<행려> 중 ) 그리고 단 4쪽 뒤에 하나 더. 이번에는, 아예 시 첫
200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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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너바나 베스트 음반
이제 와 생각하면 너바나(Nirvana)라는 ‘현상’은 마치 화염방사기처럼, 듣는 이를 순간적으로 강렬하게 덮치고 지나가버린 그 무엇이었다. 록 장르가 말초신경을 간질이며 돈을 갈구하는, 약간 더 하드한 ‘팝송’으로 귀결되었다고 누구나 여기던 1990년대 초반, 너바나(와 시애틀의 그런지 동료들)는 돌연 록을 ‘순수함’의 고갱이로 바꿔놓았다. 이들의 노래는
200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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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목구멍 소리 그대로,하시게 <죽어도 좋아> O.S.T
<죽어도 좋아>는 어떻게 보면 노년에 만나 정열적인 사랑에 빠진 두 노인의 섹스일기이다. 두 노인의 사랑은 젊은이들 못지않게 열렬하며, 서로의 몸에 대한 탐닉 역시(특히 횟수) 젊은이들 뺨친다. 다큐멘터리의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진 극영화이기도 한 이 영화가 표방하고 있는 자연주의적 수법은 한편으로는 충격적이다. 섹스를 하고 있는 노인들의 실물이 우
200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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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유연한 테두리,<이누크>
초등학교 시절 미술시간. 도화지와 크레파스를 꺼내놓고 그림을 그리기 전 선생님은 “노란 크레용으로 본을 떠라”고 하셨다. 가끔 검은 크레용으로 밑그림을 그리는 친구들은 혼이 나곤 했다. 검은 선 테두리는 일종의 금기였다.지난 6월 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가 프랑스 안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을 때 홍익대 황선길 교수는 수상이유를 이렇
200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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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독자가 주는 만화 대상 외
독자가 주는 만화 대상순수하게 독자들로 투표인단이 구성되어 최고의 만화에 상을 주는 ‘독자 만화 대상’이 만들어진다. 만화비평 웹진 <두고보자>, 만화비평 모임 ‘올쏘’, 만화검열 반대모임 ‘자유의 검은 리본’ 등 만화 커뮤니티들이 주축이 되어 준비 중인 이 상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www.comicreader.org)를 개설하고 만화독자들의 참
200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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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고바야시 마코토의 <왓츠 마이클>
그 녀석이다. 동그란 얼굴에 귀여움 가득한 눈, 속이려고 해도 틀림없다. 때로는 형사로, 때로는 스포츠 플레이어로, 나름대로 멋진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만 언제나 고양이의 본성을 숨기지 못해 망가지던 바로 그 녀석. 무시무시할 정도로 사랑스러운 고양이 <왓츠 마이클>(What’s Michael, 학산문화사 펴냄)이 돌아온 것이다. 아니 처음으로 제
2002-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