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도감]
집17 - [날아가는 집]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출마했을 때, 그가 우리에게 던져준 희망의 메시지는 “이민가지 마세요”였었다. 국민들은 사실 뭐니뭐니해도 내 나라에 살고 싶었는지 그를 이 나라의 지도자로 선택했다. 그리고 얼마 못 가 케이블티브이의 홈쇼핑 채널에서 빅 히트를 기록한 신상품이 등장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이민상품’이었다. 이 홈쇼핑은, 지금은 얼마 안 남은
글: 김형태 │
2004-04-09
-
[생각도감]
[김형태의 생각도감] 집16 - [가지 많은 집]
집은, 한 그루의 나무다. 면면히 이어온 뿌리가 있고, 중심이 되는 줄기가 있고, 또 갈래갈래 가지를 치고, 꽃피우고 열매 맺고, 그리고 또 씨앗들을 떠나보낸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듯이 자식 많은 집에 근심걱정 끊일 날이 없는 것이 인생이다. 변덕 심한 봄바람에 새잎을 흩날리며 흔들리는 가지 많은 나무- 집을 그리자니 부모형제, 일가친척들의
글: 김형태 │
2004-03-24
-
[생각도감]
[김형태의 생각도감] 집15 - [집사람]
여자는 ‘집사람’이고, 남자는 ‘바깥양반’이라고 부른다. 수십만년의 인류 진화 과정을 통해서 여자는 집안을 책임지는 ‘집사람’이 됐고, 남자는 사회를 구성하는 실세를 가진 ‘바깥양반’이 되면서 여자는 집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 무능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리하여 오늘날 고질적인 사회적 불평등을 감수하고 살아가야 하는 슬픈 존재가 되고 말았다. 여자들
글: 김형태 │
2004-03-17
-
[생각도감]
[김형태의 생각도감] 집14 - [이웃집]
내가 아주 어렸을 때에, 아주 가난한 판자촌에 살았던 적이 있었다. 단칸방에 연탄아궁이가 있는 부엌이 전부인 판잣집인데,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부엌 벽 한켠에 난 자그마한 창이었다. 16절지 종이 한장보다 조금 작은 그 창은 똑같은 구조의 옆집의 부엌으로 나 있었는데, 그 창의 용도는, 세상에, 그릇을 나눠쓰기 위해서 뚫어놓은 것이었다. 부엌살림조차 넉넉하
글: 김형태 │
2004-03-11
-
[생각도감]
[김형태의 생각도감] 집13 - [아파트]
우리는 어쩌다가 이런 곳에 살게 되었을까. 거대한 벌통 같은 철근 콘크리트 상자곽 속에서, 그야말로 꿀벌들처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조선개국공신 정도전은 후일 최초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될 동네의 이름을 잠실(누에 잠蠶 집실室)이라고 이름했는데 그 선견지명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제는 정말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아름다운 갈대 숲을 지나’ 한반도
글: 김형태 │
2004-03-04
-
[생각도감]
[김형태의 생각도감] 집12 - [홈 네트워크]
집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진화한다. 비와 바람을 막아주고 먹고 자고 생활하는 ‘장소’에서 시작되어서 점차 다양한 기능을 갖춘 ‘장치’로 발전하고 있다. 단순한 광물과 목재와 철물들로 만들어진 무기질의 건축물에 전기가 들어오면서부터 집은 혈관이 생기고, 심장을 갖추고, 체온을 지니고 호흡하는 생명력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인간의 생활을 보호하는 외부적 기
글: 김형태 │
2004-02-26
-
[생각도감]
[김형태의 생각도감] 집11 -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아마드는 이란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초등학생. 그의 짝꿍은 네마자데. 네마자데는 숙제를 안 해와서 선생님께 혼나고, 다시 또 숙제를 안 해오면 퇴학시키겠다는 무시무시한 꾸중을 듣는다. 옆에서, 톡 하고 손대면 터질 것만 같은 눈망울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마드는 방과후 집에서 숙제를 하려고 공책을 꺼내는데, 아차 그만 짝꿍 네마자데의 공책을 가져와버린 사
글: 이다혜 │
2004-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