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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그래도 반응이 필요해
3주 전쯤 한 독자가 메일을 보냈다. <씨네21> 기자가 되고 싶은데 주위에 답해줄 사람이 없다며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굳이 나를 지목해 메일을 보낸 이유는 ‘입사 초기 지진아에 꼴통이었다’는 요지로 내가 쓴 오픈칼럼을 읽고 용기를 얻어서라고 했다. 일찍 답을 해주고 싶었는데 게으르고 바빠서 며칠 전에야 답장을 보냈다. 언젠가는 <아랑&
글: 박혜명 │
200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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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칼럼있수다] 하노이 대작전
뜻밖의 연인을 만나려면 파리나 프라하나 발리로 가야 했을까. 여행 중에 기막힌 로맨스를 만들었다는 남들의 자랑을 귀담아들었지만, 이번 여정에서 그런 기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출장 아닌, 피땀 흘려 모은 내 돈 내고 떠난 첫 해외여행. 떠나기 직전까지 “선배는 한국에선 이제 구제 불능이니, 맘에 드는 베트남 처자들과 달콤한 로맨스를 만들어서 오라”는 후배들의
글: 이영진 │
200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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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솔직함의 경제학
사람과 사귀는 나의 오랜 전략은 그저 솔직해지기다. 나의 이렇고 저런 세계에 함께 젖기로 한 이들과는 친분이 꽤 오래 지속된다. 부작용도 있다. 속없는 푼수 같은 이미지만 남길 때가 있다. 이런 탓인지 최근에 찾아간 암스테르담, 아니 네덜란드는 솔직함을 국가적 자산(혹은 그냥 큰돈)으로 영리하게 만들었다고 여겨졌다. 그곳은 마약과 매춘이 합법화한 곳이다.
글: 이성욱 │
200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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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하노이의 가난한 택시 운전사
비위가 약한 편이다. 사람이든, 책이든, 음식이든. 좋은 건 죽어라 좋고, 싫은 건 죽어도 싫다. 여행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것도 그런 촌스런 성향 때문이다. 내 것보다 네 것을 중히 여겨야 하는 낯선 상황을 마지못해 참아내기 싫었다. 그래서 휴가라 할지라도 집에서 뒹굴면서 코앞 회사에 ‘마실’ 나가곤 했다. 하노이에서 머물고 있는 친구가 가이드를 자청하
글: 이영진 │
200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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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칼럼있수다] 청소의 쾌감
예전에 일본의 모 쇼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여배우는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청소라고 답했다. 객석에선 “에~” 하는 소리와 웃음이 터져나왔고, 그 배우는 몇 가지 이유를 들어 변명했다. 청소와 취미라는 두 단어의 불협화음. 하지만 나는 이 둘의 조합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사실 나도 청소를 취미로 삼은 사람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좀더 정확한 표현, 내게 취
글: 정재혁 │
200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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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기억할 말한 휴가
휴가인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집안은 귀곡산장처럼 뒤숭숭하고, 미래는 콜라 밑바닥으로 보는 세상처럼 불투명했다.
태풍이 몰아치기 전 뒷산에 올랐다. 유난히 까마귀떼가 시끄럽게 울었다. 놈들이 덮쳐서 눈이라도 파먹는 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 때문에 걸음이 절로 빨라졌다. 순간 최인호의 <개미의 탑>이 떠올랐다. 집안에 들끓는 개미에 시달리던
글: 이종도 │
200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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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요정을 믿어야 할 이유
휴가가 끝나고 돌아왔더니 책상 위에 두고간 새 책이 없어졌다. 같은 자리에 두었던 역사책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귀여운 표지의 소설책만 사라지고 만 것이다. 귀여운 표지의 그 책은 페이퍼백이어서 닳아질까봐 일부러 휴가길에 들고가지 않았었다. 한달 만에 출근하다보니 일하기 싫다는 한탄만 가득하던 마음에 세상을 향한 원망마저 스미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귀여
글: 김현정 │
200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