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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개똥밭을 구른 구원의 여신, 바리
<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창비 펴냄
물난리에 물자난에 초토화된 90년대 북녘 이야기가 해외뉴스로 들려오는 아프리카의 슬픈 풍경처럼 느껴진다, 고 해도 누굴 탓하랴. “개새끼들.” 북한 소녀 바리의 아버지가 험한 일을 당하고 내뱉는 유일한 욕설이 누구를 향해 있는지 소설 안에서는 비교적 분명하지만, 세상에는 크고 작은 개새끼들이 너무 많다는
글: 이성욱 │
200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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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베르베르가 쓴 노아의 방주
<파피용> 베르나르 베르베르 글, 뫼비우스 그림, 열린책들 펴냄
<파피용>은 마치 그래픽 노블을 글로 읽는 것 같은 책이다. 그래픽 노블을 글과 그림으로 분리해, 글은 더 많이, 그림은 더 함축적으로 만든다면 이런 책이 될까. <개미> <나무>를 비롯해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잡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글: 이다혜 │
200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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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그 다방에 가고 싶다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 이시구로 마사카즈 지음/ 서울문화사 펴냄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는 이상한 메이드물이다. 메이드 카페가 아닌 메이드 다방이 주무대고, 이 다방의 첫 번째 메이드인 여고생 호토리는 손님이 오면 “다녀오셨어요, 주인님” 대신 “어서 옵쇼”라고 인사한다. 게다가 이 다방의 주인이자 메이드장은 음산한 인상의 할머
글: 이다혜 │
200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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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사회적 허약체질의 당신에게
<쉽게 거절할 수 없다> 쓰치야 겐지 지음/ 좋은책만들기 펴냄
다운시프트족이 유행이라고 한다. 밤을 새운 만큼 보장되는 높은 연봉, 사람들에 치이지만 남들 다 알아주는 직책보다 돈 덜 받더라도 삶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말이다. 하지만 다운시프트족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
글: 이다혜 │
200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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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우리 모두의 더럽고 적나라한 빨랫감
<불릿파크> 존 치버 지음/ 문학동네 펴냄
교외지역에 사는 중산층 주부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는 “누구나 더러운 빨랫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위기의 주부들>이 더러운 빨랫감들을 고급스런 패션과 화려한 연애행각들로 눈속임해 보여주었다면, 존 치버의 <불릿파크>는 아무것도 미화하거나
글: 이다혜 │
200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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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돈 주앙이 알려주는 작업의 기술
<돈 주앙의 잃어버린 일기> 더글러스 에이브람스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돈 주앙의 일기가 발견되었다. 스페인의 황금시대인 1593년 세비야에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일기다. <돈 주앙의 잃어버린 일기>의 첫 대목, 저자인 더글러스 에이브람스의 이름으로 적힌 일종의 서문은 ‘진짜일까?’ 하는 호기심을 유발한다. 사실 돈 주앙이 실존 인
글: 이다혜 │
2007-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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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측정 불가능한 존재에 대한 측정의 기록
<시간의 문화사-달력, 시계 그리고 문명 이야기> 앤서니 애브니 지음/ 북로드 펴냄
시간은 보편적 개념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고유의 특성도 지니고 있다. 문화권에 따른 문학작품들 속의 시간은 각기 다르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하루는 새벽에서 저녁까지의 변화였고, 한해는 여름에서 겨울까지의 변화였다. 로마인들에게 시간은 날씨처럼 흐르는 것이었
글: 이다혜 │
2007-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