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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9월11일 뉴욕
이건 아니잖아. 왜 하필이면 오늘 미국, 그것도 뉴욕을 떠난다고 했던 것일까. 2006년 9월11일 오전,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뉴욕 JFK공항으로 가는 마음은 한없이 어둡고 무거웠다. 입구에는 완전무장한 장갑차들이 늘어서 있고, 경찰과 군인들이 살벌한 눈을 번득이면서 피부색이 노랗거나 검거나 거무튀튀하거나 잿빛이거나, 하여간 희디희지 않은 사람
글: 문석 │
200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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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이별, 그 참을 수 없는 아쉬움
한때는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연애 중이었다. 29살이라 해도 이십대는 이십대였고,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십대거나 삼십대의 아주 초반이었다. 몇몇의 연애는 위태로웠고 몇몇의 연애는 뜨거웠고 몇몇의 연애는 안정적이고 포근했다. 나는 세 번째 연인들을 진심으로 동경했었는데, 내가 근본적으로 관계의 불안함을 쉽게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글: 이다혜 │
200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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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칼럼있수다] 바꿀 수 없는 어떤 것
처음 일을 시작한 1999년 무렵엔 많은 것이 지금과 달랐다. 메일로 보도자료를 받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보도자료를 일일이 철해두었고, 스틸사진도 엽서나 슬라이드로 받아 이름표를 붙여 보관했다. 쓸 만한 한국어 데이터베이스가 없었던 탓에 외화의 정확한 영화 제목과 배역 이름을 찾는 것도 일거리였다. 그럴 때면 <열려라 비디오 10000>(
글: 김현정 │
200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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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이미지게임
2001년 무렵, 대학교 M.T 자리에 자주 등장하던 놀이 중 이미지게임이란 게 있었다. 술잔을 돌리고 술을 가득 따른 뒤 한 사람이 질문을 던지면, 나머지 사람들은 답변에 해당하는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이중에서 학창 시절 가장 잘나갔을 것 같은 사람은? 가장 잘 안 씻을 것 같은 사람은? 가장 거짓말을 잘할 것 같은 사람은? 질문의 종류는 광범
글: 정재혁 │
200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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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바르셀로나와 양재천
바르셀로나.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를 읽은 것이 발단이었다.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있던 차에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뒤늦게 <스페니쉬 아파트먼트>를 보았다. 걷잡을 수 없는 탈주의 욕구가 뭉클뭉클 솟아올랐다. 한시바삐 배낭을 둘러메고, 트렁크를 끌고, 공항에 들어서야 할 것만 같았다. 낯선 거리에 발을 내딛
글: 최하나 │
200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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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칼럼있수다] 네가 필요할 땐 언제든
대여섯 살 즈음이었던 것 같다. 그때만 해도 동네를 휘감고 흐르던 개천은 발가벗고 헤엄칠 수 있을 만큼 깨끗하고 맑았다. 까맣게 살이 익은 아이들은 개천가를 우우 몰려다니며 개구리를 잡거나 숨바꼭질을 했다. 당시 악의없는 장난에도 눈물을 쏟아내던 나는 동네 악당들의 놀림감이었다.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대판 싸우기라도 하면 될 텐데, 왜 그렇게 바보같
글: 장미 │
200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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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칼럼]
[오픈칼럼] 비굴한 정의와 착한 폭력 사이
누군가가 라디오에 상담을 해왔다. 잘생기고 로맨틱한 남친의 이면을 봤다는 거다. 은행 직원이 사근사근하지 않게 응대하자 남친은 큰소리를 냈다. 직원이 여전히 싸늘하게 굴자 “당신 이제 큰일났어. 각오해”라며 아버지에게 전화를 때렸다. 한 가닥 하는 그의 아버지는 은행에 “거래를 끊겠다”고 통보해왔다. 그녀는 남친이 아버지의 권력으로 위세를 부리는 게 당혹
글: 김나형 │
200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