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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순정만화에 담아낸 중년 로맨스는?
장르만화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순정만화만이 고유의 정체성을 고수하고 있는 유일한 장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장르 속에서는 끊임없는 세포분열이 진행되고 있어 마치 3세계 영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주는 순정만화가 등장하곤 한다. 일본 순정만화계의 신성, 오노 나쓰메의 <리스토란테 파라디조>가 바로 그런 작품. 오노 나쓰메는
글: 김경우 │
200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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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실용적이며 핵심적인 몽타주 입문서
영화의 숏을 단어에, 편집을 통사론에 비유하는 시도는 다분히 과장의 위험을 내포한다. 그러나 몽타주를 통해 영화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원하는 문체로 비로소 전달한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몽타주의 개념과 역사를 논한 이 책의 1부에서 몽타주는 세 가지 개념의 종합이다. 자르고 붙이는 물리적 행위인 커팅, 시청각 요소를 배치해 영화의 꼴을 완성하는
글: 김혜리 │
200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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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0.5cm SF식 화법이 들려주는 소리
확실히, 김중혁은 수집가다. <펭귄뉴스>를 통해 라디오, 타자기, 자전거 등 시대의 조류에 반걸음 뒤처진 사물들을 불러모았던 그가 이번에는 다양한 소리들을 채집했다. “음악을 몸으로 소멸시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믿는 영화음악가,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열정으로 수백 가지의 악기 소리를 녹음하기 시작하는 남자, 엇박자를 성대에 새기고 태어난
글: 최하나 │
200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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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꿀꺽, <순수이성비판>이 삼켰던 세상
웃음에 대한 혐오가 <장미의 이름>의 사건을 낳았다면, <세상을 삼킨 책>은 제목 그대로 세상을 삼킬지도 모르는, 새로운 사상에 대한 두려움이 낳은 이야기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은 한입에 삼키기엔 다소 묵직해 보이는 소재로 보이지만, 볼프람 플라이쉬하우어는 비밀단체, 스파이, 예술, 문학을 철학에 버무려낸다. 1780년
글: 이다혜 │
200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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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반전부터 유머까지, 짧은 즐거움 몇 편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 아토다 다카시/ 행복한책읽기 펴냄
단편의 명수, 아토다 다카시의 블랙유머란 그런 것이다. 툭툭 던져진 문장의 미로를 헤매다 어느새 촌철살인의 마지막 문장에 다다르는 것. 아찔하면서도 매혹적인 그 맛에 중독되면 헤어나오기 쉽지 않다. <시소게임>으로 국내에 알려진 아토다 다카시의 단편집 <냉장고에 사랑을
글: 안현진 │
200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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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허구보다 더 극적인 ‘피의 4월’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 라우로 마르티네스/ 푸른역사 펴냄
잘 쓴 미시사 책은 열 팩션 안 부럽게 재미있다. 라우로 마르티네스가 쓴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은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거의 팩션처럼 느껴지는(다시 말해 허구라고 느껴질 정도의) 극적 사실(史實)을 이야기한다.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은 르네상스의
글: 이다혜 │
200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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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일상 속 커피 한잔의 이야기
<커피 한잔 더> 글·그림 야마카와 나오토/ 세미콜론 펴냄
비단 커피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쪼르록 커피 따르는 소리와 함께 음미하는 그 고소한 향기를 마다할 사람은 없으리라. “그 쓴맛은 인생을 가르쳐주고 그 단맛은 인생을 위로해준다”는 누군가의 멋들어진 찬사처럼 커피는 단순한 기호품 이상의 공기 같은 존재다. <커피 한잔 더>는 그런
글: 김경우 │
2008-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