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노 히데유키는 일본의 인디아나 존스와도 같은 탐험가다. 뼛속까지 ‘어드벤처 마인드’로 무장한 그는 미확인 괴수의 실체를 찾기 위해 콩고와 아마존의 밀림을 누비기도 하고 마약왕 쿤사가 다스리는 미얀마의 오지에 머무르며 현지인들과 함께 아편 재배를 하기도 한 보기 드문 ‘꼴통’ 여행가다. 세계의 오지를 섭렵한 그에게 타이 정도의 나라는 책의 제목처럼 극락과도 같은 곳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말하길 “타이에 비하면 콩고의 밀림은 오히려 요람”이었단다. 아니 왜? 남녀노소 불문하고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가 타이 아니던가. 의문은 그가 20년 가까이 타이에서 체류하며 겪은 타이의 소시민들이 쏟아내는 엽기적이고도 유쾌한 인간 군상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풀린다. 애국심은 제로요, 왕에 대한 충성심은 200%인 서민들, 돈을 벌어 가슴을 사고 싶은 게이들, 교통편이 없어 조직으로 돌아가지 못한 게릴라 반군의 장로, 진심을 담은 고마움을 매춘부와의 하룻밤 접대로 표현하는 친구들…. 그런 타이인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일상은 다카노 같은 산전수전 다 겪은 탐험가에게도 만만치 않은 모험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 결과로 그는 <극락 타이 생활기>라는 보기 드문 인간탐험기를 내놓았다. 언뜻 타이인들의 치부만 모은 듯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다카노의 꾸밈없는 시선으로 보여지는 타이의 알몸은 ‘카오산로드’의 낭만으로 가득한, 여느 타이 여행기에서의 치장된 모습보다 훨씬 솔직하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