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작 단편집.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용의자 X의 헌신>에서 미스터리를 해결했던 유가와 마나부가 처음 등장하는 책이기도 하다. 경시청 형사인 구사나기는 수사가 미궁에 빠질 때마다 대학동창에게 도움을 구한다. 탐정 갈릴레오로 통하는 유가와 마나부는 물리학과 교수답게 초자연 현상으로만 보이는 기이한 사건을 과학적인 추리를 통해 풀어낸다. 사람의 머리에 불이 붙는다거나 건강한 사람이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등의 사건 뒤에 숨은 과학적 추론이 이어진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이론을 살인사건의 특정 순간에 대입한 사건들 자체가 약간 억지스럽긴 하지만 그게 <탐정 갈릴레오>의 매력이다.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력이 녹아 있는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다. <탐정 갈릴레오>는 일본에서 지난해 가을,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유가와 마나부 역을 맡은 10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졌는데 그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사건의 과학적 해명(트릭 해체)이 거의 같은 이 책을 읽으면서는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참고로 “실로 재미있군”을 비롯한 드라마의 명대사는, 책에 없다. 이 책의 후속작인 <예지몽>도 곧 출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