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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범인의 자수를 만류하는 경찰이라니…
“몇년 전 경찰이 저희 집에 와서 남편의 죽음에 대해 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살로 결론내렸죠. 한데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남편을 12층에서 밀었으니까요.” 한 여자가 죄의식이라는 중력에 끌려 살인을 저지른 지 10년 만에 경찰서를 찾아가 자백한다. 다음날이면 공소시효 만료, 주말이 기다리는 퇴근 세 시간을 앞두고 난데없는 살인 자백을 듣
글: 이다혜 │
200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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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생의 최후에 가장 아름다운 꽃
소설가 배수아가 번역한 독일 작가 마르틴 발저의 2006년작. 이 책의 원제 ‘앙스트블뤼테’는 전나무가 이듬해 자신이 죽게 될 것을 감지하면 그해 유난히 화려하고 풍성하게 꽃을 피워 올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두려움으로 인한 만개. 노년에 찾아온, 존재를 뒤흔드는 사랑에 모든 것을 내준 한 남자의 이야기에 그보다 적합한 단어는 없을 것이다. 성공한 투자상담
글: 이다혜 │
200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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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안의 능력을 재확인하는 재미
리안에게 베니스 황금사자상을 안겨준 <색, 계>는 50쪽이 겨우 넘는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영화가 왕치아즈와 리의 과거와 현재를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통해 탄탄하게 쌓아가는 반면, 장아이링의 원작은 상하이에서 재회한 둘의 관계에 주목한다. 짧은 분량임에도 줄거리는 물론 인물들의 심리까지 녹여, “영화적 감각이 살아 있는 소설”이라는 평과 문
글: 안현진 │
200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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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순정물로 만나는 여성 국극의 명인
1970~90년대 고우영, 이두호, 윤승운, 오세영 등이 그려낸 한국 전통물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으며 한국 만화를 대표하는 한 장르로서 자리잡았었다. 그러나 일본 만화의 직수입이 시작된 1990년대 중반부터 전통물이 설 자리는 줄어들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그 명맥조차 끊길 위기에 처했다. 그런 상황에서 <춘앵전>과 같은 만화의 등
글: 김경우 │
200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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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1992년에 예측한 사이버펑크 가상현실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세컨드라이프의 창립자 필립 로즈데일이 인터넷 가상경제사회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한 SF소설에서였다. “<스노 크래시>를 읽고 내가 꿈꾸는 것을 실제로 만들 수 있다는 영감을 키웠다”는 것. 2005년 <타임> 선정 ‘현대 영미소설 베스트 100선’에 꼽히기도 했던 <스노 크래시>의 의미는
글: 이다혜 │
200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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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5금(禁) 조치’에 빛나는 전설의 문제작
“당신의 그 하얀 피부와 매끈한 얼굴, 날씬한 몸매와 가는 허리, 탱탱하게 솟은 가슴과 하얀 치아, 큰 눈, 가는 허벅지와 걸을 때마다 씰룩거리는 엉덩이로 이 혁명 전사를 낚을 수 있다고 생각했단 말인가? 사단장도 마찬가지야. 백전노장의 혁명가이자 영웅이며 고급 간부인 그가 어떻게 이런 여자를 얻을 수 있었단 말인가?” 중국 문화대혁명 즈음, 인민해방군의
글: 이다혜 │
200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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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연인보다 더 사랑스런 피아노 찬미가
‘데포르주 피아노: 공구, 부품’은 파리 센강의 왼쪽 언덕에 자리잡은 피아노 공방이다. 이야기는 파리가 더 익숙한 미국인 사드 카하트가 공방의 간판에 호기심을 가지면서 시작한다. 중고 피아노 한대 들여놓을까, 대수롭지 않던 생각은 “소개받은 손님만 맞는다”는 주인의 텃세에 기가 꺾인다. 하지만 어렵게 소개받고 피아노와 만나는 과정에서 저자가 경험하는 황홀경
글: 안현진 │
2008-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