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들이 펜대와 마우스를 집어던지고 ‘골방’을 탈출했다! 사실 만화가들의 화실이야말로 밤낮이 바뀌는 것조차 모른 채 주야장천 원고에만 몰입하던 골방 중의 골방이 아니던가. 그 골방탈출기에 동참한 이들은 메가쇼킹만화가, 조석, 곽백수, 강호진 등을 비롯한 신세대 만화가 16인. <골방 탈출기>는 이들이 일상을 탈출해 부산 광안리, 인천 오이도, 파주 헤이리, 밀양 사자평, 담양 소쇄원 등 전국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만든 여행기를 모은 만화에세이다. 형식의 변주를 즐기는 만화가들이니만큼 시공간을 넘나드는 독특한 여행기들이 가득하다. 풍경 속에 슬그머니 자리를 차지한 만화캐릭터는 평면적인 풍경을 입체적으로 바꿔주고, 말풍선 속에 바글대는 대사와 의성어들은 정적인 공간을 현장감 넘치는 동적인 공간으로 바꿔놓는다. 남들과 다른 눈과 뇌를 가졌음이 분명한 만화가들의 관찰력도 독특한 여행기가 탄생하는 데 한몫 한다. 온몸에 문신을 한 조폭과 같은 탕에 몸을 담그며 부산 광안리의 ‘매콤한’ 매력을 경험했다는 메가쇼킹만화가의 경험담이나, 배를 타며 생뚱맞게 한류스타와 강화도 갈매기의 관계를 탐구했다는 김규삼의 강화도 기행기 등은 이제까지 한번도 구경해본 적이 없는 여행기임이 분명하다. 반복된 일상에 지쳐 있다면 속는 셈 치더라도 이들의 골방 탈출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