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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영국식 우주 개그
영국식 SF는 TV드라마 <닥터 후>로 익숙하다. 우주를 종횡무진하며 허허실실 농담을 진담처럼 던지는 스타일. <대수학자>도 그렇다. 첫 농담의 절정은, 가마솥처럼 생긴 인공지능을 둘러싸고 여러 종족들이 모여 우주 전쟁을 논하는 회의장면이다. 인공지능은 말한다. 드웰러 목록을 둘러싸고 전쟁이 일어난다고. 우주는 웜홀로 순간이동해야만
글: 김은미 │
201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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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단신] <도시여행자> 외
<도시여행자> 요시다 슈이치 지음 노블마인 펴냄
도시민의 외로움을 요시다 슈이치는 늘 섬세하게 짚어낸다. 그에게 아쿠타가와상을 안긴 <파크 라이프> 때부터 그랬다. 국제적인 프랜차이즈 커피숍,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수단, 거절에의 두려움을 안고 손을 내밀었다 실망을 맛보게 만드는 미묘한 거리감. 일상일 뿐이기에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글: 이다혜 │
201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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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그는 달렸다, 고로 존재했나?
에밀 자토페크는 실존했던 체코의 육상 선수다. 1952년 헬싱키올림픽 장거리 5000m와 10000m에서 금메달을 딴 그는, 난생처음 뛰어본 마라톤 종목 참가를 마지막 순간에 결정했고 그마저도 금메달로 끝맺었다. 그의 별명은 ‘체코 기관차’였다. 그가 달리기에 재능을 발견하고 꾸준히 달린 시기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점령기부터 프라하의 봄 이후 소
글: 이다혜 │
201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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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냥이의 발자국을 따라
‘고양이’란 작가들에겐 의외로 다루기 난감한 소재일 거다. 애묘인이라면 쉽게 이해하겠지만, 멀리서 힐끔거리면 모를까, 일단 다가가 그 매력에 빠져버리면 대상과의 거리 두기가 심히 어려워져버리니 말이다.
극진히 사랑받든 굶주려 죽어가든, 한국에서 고양이는 이미 보편적인 동물이 된 지 오래다. 도시의 거리 어디에나 편재하는 이 비현실적인 동물은 그럼에도
201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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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한국 소설 품는 밤] 나의 사랑 그의 음악
<경계도시2>를 보았다. 영화가 마음속으로 내리꽂힌 순간은 바로 송두율 선생이 정말 북한과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고개를 쳐들 때였다. 우리 안의 뿌리 깊은 레드 콤플렉스가 각성한 순간. 송두율 선생뿐 아니라 윤이상 선생도 마찬가지일 거다. 아무리 위대한 예술가라도 ‘간첩’이면 끝. 통영국제음악제는 아직도 윤이상 이름 석자를 내거는 문제로
글: 김은미 │
201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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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귀여운 밉상 귀족 탐정
로버트 알트먼의 영화 <고스포드 파크>의 톡 쏘는 고전미를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놓치지 않으면 좋겠다. 흔히 고전적이라고 할 때의 우아함을 기본으로, 은근한 풍자, 뼈굵은 농담을 곳곳에 숨겨둔 미스터리물이기 때문이다.
<증인이 너무 많다>는 애거서 크리스티와 더불어 영국 미스터리물의 황금기(추리소설이 부르주아의 애호물이었
글: 이다혜 │
201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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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서] 유방을 생각한다
<십자군 이야기>의 김태권이 <초한지>와 <삼국지연의>를 10권의 만화 <김태권의 한나라이야기>로 엮어냈다. 첫 두권이 먼저 선을 보였는데, 1권은 <진시황과 이사>, 2권은 <항우와 유방>이다. 그런데 왜 한나라일까. 작가의 말을 빌리면 이렇다. “서양 문명에서 로마제국에 해당하는 것이 동
글: 이다혜 │
2010-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