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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언제 밥 한번 먹자
겉뜻 다음에 길게 만나거나 아예 만나지 말자는 제안
속뜻 삶을 연장하겠다는 의지
주석 친구나 지인을 만나서 가장 자주 하는 인사가 이 말일 것이다. 비슷한 말로 “언제 술 한잔하자” 등이 있으나, 활용 빈도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음주나 게임을 매일 하지는 않으며, (설혹 매일 한다고 해도) 하루 세번씩 하지는 않는다.
밥 먹자는 제안을 이토록 자
글: 권혁웅 │
201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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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귀요미
겉뜻 ‘귀염둥이’의 준말
속뜻 ‘귀척 요다 미친’의 준말
주석 귀요미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귀염’ 떠는 ‘이’를 연음해서 ‘귀여미’를 만들고, ‘ㅕ’를 그보다 작은 어감을 가진 ‘ㅛ’로 교체해서 최종적으로 ‘귀요미’가 되었을 것이다. ‘귀여운 이’를 줄이면 귀여니(인터넷에 로맨스 소설을 연재하던 그 귀여니가 맞다)가 되니까 귀
글: 권혁웅 │
201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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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냐
겉뜻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있냐’의 신버전
속뜻 ‘아이폰 배터리 갈아 끼우는 소리 하네’의 구버전
주석 당신의 친구에게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그녀에게 애인이 있다고 하자. 당신은 십중팔구 저 말을 떠올릴 것이다(이 말을 발설하지 않기를 추천한다). 친구가 짝사랑하는 이의 애인이 축구를 좋아하는지도 모르면서, 그가 아침마다 조기축구회에 나가
글: 권혁웅 │
201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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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저의 어머니가 확실합니다
겉뜻 “내가 니 어미다”와 호응하는 말
속뜻 “다리 밑에서 주웠어”와 반대되는 말
주석 <우정의 무대>를 기억하시는가? 1988년부터 1997년까지 MBC가 제작한 군인 위문 예능 프로그램이다. 전국의 군부대를 돌면서 방송을 진행했는데 포맷은 일정했다. 첫째, 초대가수의 공연. 관객의 호응을 고려해서 주로 젊은 여성 가수나 걸그룹을 섭외했다.
글: 권혁웅 │
201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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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여보세요 여보세요
겉뜻 통화를 시작함
속뜻 통화를 완성함
주석 반복에 관해서 생각해보자. 반복은 같은 행동을 거듭하는 것이지만, 이때 반복되는 행동은 처음 행동과 같은 의미를 띠지 않는다. 많은 이야기들은 구원이 반복에서 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똑같이 따라하는 제스처를 통해서 죽음은 생명으로 전환된다. 눈이 멀어 물에 빠진 심 봉사를 대신해서 물에 뛰어든 심청이가 아버지
글: 권혁웅 │
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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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다리 밑에서 주웠어
겉뜻 내 자식이 아니라는 뜻
속뜻 내 아버지가 아니라는 뜻
주석 철들기 전에 한번씩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아버지가 얼굴에 웃음기를 거두지 않고 하는 말, “어렸을 때, 널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우리를 단번에 홍길동이나 신데렐라로 만드는 그 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 그 말. 계모와 이복누이들 사이에서 하염없
글: 권혁웅 │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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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대박
겉뜻 ‘쪽박’의 반의어
속뜻 ‘헐’의 유의어
주석 언제부턴가 대박이라는 말이 나라 곳곳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대박 나다’, ‘대박이 터지다’와 같은 문장에 포함되어, ‘큰돈을 벌다’ 혹은 ‘크게 흥행하다’ 정도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 시작은 한 카드사가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 꼭이요”란 말을 히트시킨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글: 권혁웅 │
2015-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