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효도 충동
효도 충동…. 그렇다. 갑자기 효자가 돼야겠다는 억누르기 힘든 강력한 충동이 밀려왔다. 그래, 이제부턴 어머니에게 하루에 한번씩 안부전화를 해야지! 용돈도 더 드려야지!! 고향집에도 자주 내려가야지!!!
불행히도, 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읽는 동안에만 잠시 그랬다. 소설 속의 어머니가 가슴아파서였을 거다. 한없이 헌신적이고 희생
글: 고경태 │
2009-01-30
-
[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MB를 욕하지 말자
제정신이냐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다. 막장이라는 비난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가끔 이 말이 하고 싶었다. “MB 욕 좀 그만하자.”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면, 이게 막장이라면, 그 책임은 오로지 MB에게 있지만 말이다.
2007년 봄에 발표된 소설가 백영옥의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단편이 있다. 소설 속에서 ‘똥구멍이 찢어지도록
글: 고경태 │
2009-01-16
-
[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마성의 잡지
‘네이밍’은 참 어렵다.
무엇인가에 이름을 붙이는 일은 까다롭고 머리 아프다. 지면개편 때 섹션이나 칼럼의 문패를 다는 일도 마찬가지다. 벼락처럼 어느 순간에 그럴싸한 이름이 머리를 치고 지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수십번씩 바꿔보아도 마음에 딱 와닿는 게 없어 애를 태울 때가 많다. 이번에도 그랬다. C-ground와 R-point 같은 경우는 단박에 지어졌
글: 고경태 │
2009-01-09
-
[편집장이독자에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진지하고 웃기는 내비게이션
운전경력이 20년 가까이 됩니다만, 내비게이션이 생긴 건 최근의 일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승용차는 물론이고 택시까지 10대 중 7~8대 꼴로 내비게이션이 달린 것 같습니다. 저는 그동안 그 물건이 없어도 별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길을 모르면 표지판과 지도를 보지 뭐 하는 턱없는 오만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옛 후배들에게 내비게이션을 선물받
글: 고경태 │
2009-01-02
-
[편집장이독자에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툭 치고 가는 영화
생각없이 보면 좋을까요?
한달 전 <1724 기방난동사건> 시사회장에서였습니다. 여균동 감독은 무대 인사자리에서 ‘생각없이’라는 말을 강조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만들었다. 생각없이 즐겨달라”고 말입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도 “생각없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한데 영화가 시작되니, 저의 반응은 역설적이었습니다. 생각을 너무 많
글: 고경태 │
2008-12-26
-
[편집장이독자에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내가 만주에서 개 탈 때…
버릇 고치기 힘듭니다.
제가 아는 한 대선배는 이야기의 단락이 끝날 때마다 꼭 이런 말을 뒤에 붙입니다. “어 정말! 정말로!” 누가 거짓말이라 의심하지도 않는데, 반드시 강조의 추임새를 스스로 넣어야 직성이 풀리나 봅니다. 한 시간 이야기하면 ‘어 정말로!’가 정말 열번 정도 나옵니다. 10년 전에 그랬는데, 여전히 변함이 없으시더군요. 17년 전에 다녔
글: 고경태 │
2008-12-19
-
[편집장이독자에게]
[편집장이 독자에게] 변덕 없는 세상
<주니어 씨네21> 같습니다.
이번호 표지그림은 <벼랑 위의 포뇨>! 맑고 고운 동심의 세계입니다. 그래서 열장이 넘는 시안을 뽑았습니다, 라고 말할 순 없고요. 딱 와닿는 한장이 무엇인지 헷갈려 최대한 많이 컬러로 출력해보았습니다. 그림을 표지 전체에 가득 채우는 게 좋을지, 여백을 조금이라도 남기는 게 효과적일지부터 판단이 잘 안
글: 고경태 │
2008-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