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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킹콩 & 사이코
그 어감은 호감이다.
발음이 ‘맛있는’ 몇 가지 외국말을 골라본다. 첫째, 사이공이다. 베트남 남부지방의 도시 이름이다. 어원은 불분명하다. 맨 뒤 ‘공’자를 길게 늘여뜨려주면 더 좋다. 입에 착 달라붙는다. 향락의 거리를 거니는 아오자이 입은 여인이 떠오른다. 아마도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에 가끔 등장하던 옛 남베트남 수도의 영화(榮華)가 오버랩돼서
글: 고경태 │
200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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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판사님을 부탁해요
검사는 봤는데 판사는 못 봤다.
한국영화엔 가끔 검사 캐릭터가 등장한다. 대부분 꼴통처럼 나온다. <넘버.3>의 마동팔 검사(최민식), <공공의 적2>의 강철중 검사(설경구) 모두 그렇다. 평범하고 점잖은 검사는 없다. 그럼 판사는 어떠한가. 한국영화에서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본다. 늘 신중하고 냉정한 모습?
글: 고경태 │
200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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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스폰서…
박찬욱 감독도 한때는 영화평을 쓰며 먹고살았다. 감독 입봉하기 전의 일이다. 그때 그에겐 몇 가지 원칙이 있었다고 한다. <박찬욱의 오마주> 서문에서 밝힌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첫째, 한국영화는 건드리지 않는다. 둘째, 외화라도 극장 개봉을 즈음해서 발표되는 리뷰는 안 쓴다. 셋째, 욕하고 싶은 영화라면 차라리 아예 다루지 말자.” 여기저기
글: 고경태 │
200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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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게임, 아니 사냥
타계한 배우 고 박광정이 첫 주연을 맡았던 영화가 있다. 2007년에 개봉한 김태식 감독의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라는 작품이다. 박광정은 극중에서 바람난 아내와 그 애인에 분기탱천하는 도장가게 주인으로 나온다. 영화가 시작되고 오프닝 타이틀이 오르기 전까지, 카메라는 조각칼로 도장파기에 열중하는 그의 모습을 클로즈업해 꽤 길게 보여준다. 작업을
글: 고경태 │
200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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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폭소유발 베스트3
슬픔이 지나간 자리, 웃음이 돋는다.
전직 대통령의 비극을 둘러싼 그림자가 한동안 너무 깊었다. 그 우울한 모드를 몇 가지 일들이 전환시켜주었다. 지난주 폭소유발 아이템 베스트3를 내 맘대로 정리해보겠다.
No1, <개그콘서트>보다 재밌는 <아사히TV>의 개그였다. 한국인 40대 남성이 휴가 가서 한가하게 찍은 기념사진이, 북한
글: 고경태 │
200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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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단추눈의 공포
아이들과 함께 <코렐라인: 비밀의 문>을 본 것은 지난 5월23일 오후였다. 아홉살짜리 딸이 일주일 내내 노래를 부르던 3D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였다. 비슷한 또래 소녀가 주인공이라서 그랬나보다. 영화에서 코렐라인은 집 안의 작은 문을 발견하고 비밀 통로를 통해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한다. 그곳엔 실제 엄마 아빠와 똑같이 생긴 ‘또 다른
글: 고경태 │
200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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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깡패의 휴식
귀를 막고 싶을 때가 있다.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을 만날 때 그렇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큰소리로 핸드폰 통화를 하는 이들 정말 싫다. 그는 두배로 싫은 경우였다. 며칠 전 아침 출근길, 전철 안에서였다. 50대 중반의 사내가 선 채로 누군가와 통화를 했다. “아, 어제 북한 핵실험 했잖아. 이제부턴 그게 톱뉴스야. 그 인간 떨어져 죽은 거
글: 고경태 │
2009-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