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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부당거래>, 정말 호방하네
류승완 감독은 ‘충무로의 신동’으로 불리며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보며 많은 사람이 예견한 것과 달리 그의 경력은 그리 잘 풀리진 않았다. 대단한 흥행작도 없었고 미학적으로 온전한 성취를 이뤘다고 단언할 수 있는 영화도 없었다. 그의 영화는 에너지가 끓어넘쳤지만 어딘가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이었고, 선연한
글: 문석 │
20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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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연기라도 잘하든가
늘 하는 얘기지만, 현실 속 드라마는 영화의 드라마를 훨씬 뛰어넘는다. 최근에는 프로야구 플레이오프가 그랬고 칠레 광부 구출이 그랬다. 아닌 게 아니라 칠레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조만간 책으로 나오거나 영화화될 조짐이다. 워낙 심금 울리는 이야기라 할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급 휴먼드라마로 만들어진다 해도 유치하다는 소리는 안 들을 것 같다. 이 사건이 영화로 만
글: 문석 │
2010-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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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부산영화제가 다시 뜨는 이유
열다섯 번째 부산국제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수영만 요트경기장 앞에 깔린 레드카펫 주변이 혼잡스러운 것으로 보나 “최근 3년간 찾은 개막식 중 줄이 가장 길다”는 김성훈 기자의 트위트로 보나 조용했던 해운대 바닷가가 시끌벅적해진 것으로 보나 올해 행사도 어느 해 못지않게 후끈한 열기 속에서 진행될 게 틀림없다. 영화제 데일리 제작 때문에 이 거대한 축제를 온
글: 문석 │
201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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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영화냐 야구냐. 부산, 그것이 문제로다
해마다 부산영화제 시즌이 되면 한 가지 딜레마에 빠진다. 영화제의 행사와 영화를 볼까,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을 즐길까, 라는 딜레마 말이다. 어차피 일 때문에 부산에 내려갈 수밖에 없는 처지이지만 그때마다 어두운 극장이나 침침한 사무실을 벗어나 시원한 야구장에서 악악대고 싶은 충동이 치밀어 오른다. 딱히 야구팬이랄 것도 없는 사람이 괜히 집적대는 것처럼 보
글: 문석 │
201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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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아이 러브 유, 오! 땡큐
김동호 위원장이 부산영화제를 떠나신다는 소식은 꽤 오래전 들었다. 당시 그 이야기를 믿지 않았던 것은 김 위원장이 그동안 여러 번 위원장직에서 물러나려 하셨지만 주위의 끈질긴 만류로 결국엔 다시 자리에 앉으셨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리라 믿었고, 꼭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은퇴하신다는 발표를 들으니 약간은 울컥했던 게 사실이다.
글: 문석 │
2010-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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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추석, 한국영화 추수의 시즌
거짓말처럼 하루아침에 가을이 찾아왔다. 얼마 동안 여름의 마지막 조각 같은 땡볕에 시달려야겠지만, 이제부터 가을이라고 선언하는 데는 별 문제 없어 보인다. <씨네21> 구성원 입장에서 가을의 시작이라는 말은 추석이 가까워졌다는 이야기이고, 추석이 왔다는 말은 합본호를 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지금, 기자들이 노트북 속으로 들어갈 것처럼
글: 문석 │
2010-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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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에디토리얼] 문성근, 혹은 ‘나이든 남자’의 위엄
<옥희의 영화>는 정말이지 대단한 영화다. 반복과 차이라는 홍상수 감독 고유의 주제를 이토록 확장시킨 영화는 없는 듯 느껴진다. ‘세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네개의 단편 모음’이라는 이 영화의 구성은 주제와 구조를 극명하게 드러내 끝난 뒤 보는 이를 잠시 동안 멍하게 만든다. “많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또 어떤 차이를 가지는 이 인생이라는 게 뭔
글: 문석 │
2010-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