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
[이창] 두 번째 소망
나는 선천적으로 냄새를 맡지 못한다. 아니, 냄새의 형태를 아예 모른다고 봐야 할 것이다.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가 바지에 변을 보셨을 때 ‘머리가 좀 아프네’ 하고 느낀 게 내 평생 느낀 냄새의 전부이다. 이러니 향수는 물론, 소독차 냄새, 커피 향 등 아예 냄새와 관련된 기억이 있을 리 없다. 냄새에 관한 기억이 없다는 건 슬픈 일이다. 실연 뒤에 상
글: 권리 │
2007-03-23
-
[투덜군 투덜양]
[투덜군 투덜양] 반쪽짜리 명작
상당히 뒷북스러운 얘기다 싶긴 하다만 그럼 좀 어때, 본 코너가 남보다 한 시간 빠른 뉴스도 아니거늘이라는 핑계로 뒷북 한번만 더 치고자 한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개봉되었어야 했다. <아버지의 깃발>과 함께 말이다. 아니다. 이건 이렇게 고쳐서 얘기하는 편이 맞겠다. <아버지의 깃발>은 <이오지마에서…>
글: 한동원 │
2007-03-23
-
[씨네21 리뷰]
한편의 낭만시 <페인티드 베일>
때때로 연인은 오직 서로 다른 품성 때문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받는다. 존 큐런 감독의 <페인티드 베일>은 상대방이 갖지 못한 것들에 얽매여 스스로 마음의 감옥에 갇힌 연인의 사연을 따라간다. 1925년 영국, 사교 모임과 카드 게임을 즐기는 쾌활한 미인 키티(나오미 왓츠)는 영국 정부에 소속된 세균학자인 남편 월터(에드워드 노튼)를 따라 상하
글: 김민경 │
2007-03-14
-
[씨네21 리뷰]
기적을 좇는 소년의 의지 <리틀 러너>
캐나다 해밀턴 지역의 가톨릭계 사립학교에 다니는 소년 랄프(애덤 버처)는 말썽쟁이 소년의 표본이다. 14살인 그는 이미 애연가이고, 일주일에 211번이나 신의 이름을 욕되게 부르는 죄인이고, 22번의 야한 생각을 하는 욕정어린 화신이며, 22번이라는 엄청난 횟수를 자랑하는 자위의 왕이다. 백주대낮 수영장에서도 그의 어린 욕정은 우스운 꼴로 발산된다. 엄숙
글: 정한석 │
2007-03-14
-
[씨네21 리뷰]
성산(聖山) 등반 프로젝트 <홀리 마운틴>
<홀리 마운틴>은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에게 ‘기괴한 컬트 감각의 소유자’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군인에게 집단 학살된 시체의 몸에서 끝없이 나오는 새들, 온갖 이교도와 주술의 낯선 상징들, 똥으로 금을 만드는 연금술. 더럽고 잔혹하며 펄펄 뛰는 풍자의 통렬함 때문에 뇌가 욱신거릴 정도다. 처음 20분이 지나면
글: 이창우 │
2007-03-14
-
[씨네21 리뷰]
이전에는 보지 못한 기묘한 영화 <엘 토포>
멕시코 말로 두더지인 엘 토포는 벌거벗은 아들과 동행하며 사막을 가로지르는 총잡이의 이름이다. 그는 마을 주민을 몰살시킨 산적을 응징한 뒤, 자신보다 강한 현자-총잡이들을 쓰러뜨리고 중원(?)을 평정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는 네명의 현자로부터 한 가지씩을 깨닫고 결투에서 이긴다. 그러나 “이긴다 해도 진 것과 같아”라며 자책감에 곧 빠진다. 영화는
글: 이창우 │
2007-03-14
-
[씨네21 리뷰]
신화가 되어 돌아온 전사들 <300>
<헤로도토스 역사>는 크세르크세스의 부하의 입을 빌려 스파르타인을 설명하고 있다. “그들은 법이라는 왕을 섬기고 있습니다. … 이 왕이 명하는 것은 언제나 한 가지, 즉 어떠한 대군을 맞이하더라도 결코 적에게 뒷모습을 보이지 말고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키며 적을 제압하든지 자신이 죽든지 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말은 진실이었다. 스파르타는
글: 김현정 │
2007-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