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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이슈]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기말고사냐, 학원 숙제냐
아파트 입구에 이런 전단지가 붙어 있었다. “과외, ○○대 의예과 재학 중, 서울대 ◇◇학부 동시합격, 중고생 영수 전문.” 서울대를 나온 게 아니라 붙어봤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후광효과가 있다. 서울대에 붙었다면 부모 직업 좋고, 집안 넉넉하고, 발육상태도 당연히 양호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각종 통계를 봐도 확률상 맞는 얘기다. 강남의 있는 집 자식들의
글: 김소희 │
2007-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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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이슈]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햄릿의 고뇌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소식을 듣고,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가 정말 맞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별명 ‘햄릿’은 좌고우면하는 스타일 때문에 붙은 건데, 문득 사람들에게 아무 별명을 붙여서는 안 되겠다는 반성도 든다(최근 우리 사무실 임아무개양이 정수기 물통을 번쩍번쩍 드는 걸 본 신아무개군
글: 김소희 │
2007-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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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이슈]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청와대 동아리
내가 만나는 공무원들의 특징은 △무표정 △눈 안 맞춤 △말 많이 안 함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리 동네 동사무소의 한 공무원은 어느 날 입술이 부르터 있기에 “동민을 위해 노고가 얼마나 많으셨으면 그리 되셨습니까?”라고 묻자,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 “술 마셨어요”라고 짧게 답하며 등본을 떼줬다. 눈은 맞췄지만 역시 무표정에 말은 많이 안 했다. 취재하느라
글: 김소희 │
2007-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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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이슈]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공무원 따라 배우기
드디어 육아에서 휴직이다. 아침마다 엄청난 출근 저지 투쟁을 뚫어야 하지만, 발걸음도 상쾌한 건 어쩔수 없다(엄마가 안 벌어오면…, 네가 벌어올 건 아니잖아?). 회사에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출근 첫주에는 열심히 일하는 척하다가 진짜 일이 잘돼 그랬고, 둘쨋주에는 지난주에 그랬기에 계속 그랬다(결코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가 아니다). 내 일이 근무시간
글: 김소희 │
200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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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이슈]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기자들이 귀찮거나 밉거나 불쌍하거나
시사주간지 기자가 갖춰야 할 제일 중요한 자질은 ‘독자 서비스 정신’이라고 믿는다. 별다른 전문 지식이나 사명감 없이 근근이 몸으로 때우며 사는 나로서는 정론직필은커녕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재미있(어 보)이게 쓰는 정론곡필로도 벅차다(오늘처럼 마감에 쫓기는 날은 정론속필이 미덕이다). 이런 나의 직업관을 점검할 일이 생겼다.
정부가 37개 정부청사
글: 김소희 │
200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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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이슈]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재미없는 재미
매주 목요일 <한겨레> 섹션으로 나오는 ‘신문 속 잡지’ <Esc>가 “무슨 재미로 사냐”고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아이 키우는 재미”에 산다는 사람들이 제일 많았다. 돈벌기, 일하기, 인정받기, 여행하기 등이 다음 차례였다. 그냥 “사는 게 재미있냐”는 질문에는 절반 가까이가 “그저 그렇다”고 답했다. 그저 그런 삶이지만 재미있게 살아
글: 김소희 │
2007-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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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이슈]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두사람당 vs. 열린뚜껑당
vs.가 유행인 거 맞지? 요즘 씨네리에 vs. 제목이 부쩍 많아졌다(나도 이런 제목 달면 남재일, 고종석 아저씨랑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지? 콰당). 네이버에 물어보니 ‘벌서스’(versus)라고 읽고 뜻은 ‘(소송·경기 등에서) …대(對), …에 대한’이라고 나와 있다. 줄여서는 ‘v.’나 ‘vs.’라고 쓴단다. 한때는 꽤 세련된 표현 축에 들었으나
글: 김소희 │
2007-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