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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음악이라는 ‘스토리’
중학교 1학년 무렵이었겠다. 처음 접했던 영어 교과서. ‘exercise’, ‘further study’…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보던 그저 알파벳들의 조합. 그때 ‘move’라는 단어를 처음 본 듯하다. 소리내 읽고 다시 다섯줄 그려진 공책에 옮기며 외웠다. move. 옮기다. 움직이다. 그리고 그 move의 다른 뜻을 알게 된 것은 시간이 좀 지난
글: 김호상 │
201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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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주의 TVIEW] 그는 미쳐 나는 웃어
어쩌다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을 보는 날이면 십분을 못 견디고 절규한다. “아 왜 사람을 밥을 안 주냐고!” 원한다면 언제든 각지의 별미를 먹을 수 있는 유명 연예인들이고 ‘복불복’ 게임의 규칙 안에서만 행동의 제약이 걸린다는 것을 알지만, 배고픈 사람을 먹거리로 놀린다는 불쾌감 때문에 내게 <1박2일>은 채널 선택권이 없는
글: 유선주 │
201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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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의 TVIEW] 질문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방송국의 현대사 다큐멘터리팀 막내로 일하던 시절, 나는 종종 사람들의 오래된 상처를 들춰내는 일을 해야 했다. 대개 국가 폭력의 피해자와 그 가족들로부터 전화로 이야기를 듣는 일이었는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취재와 촬영을 마친 아이템이 기획과 맞지 않아 편집되었을 때였다. 나이에 비해 머리카락이 일찍 허옇게 세어버린 중년 여성이 남편과 딸을 허무하게 잃
글: 최지은 │
201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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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주의 TVIEW] 우리 시대 검사는요…
“마약 해봤지요? 나도 해봤어요.” “부장님이 마약 하자시는데?” 몹시 수상해 뵈는 저 대사는 실은 마약밀매사건을 맡은 검사들의 대화다. 폐쇄적인 조직, 업무 강도와 부담이 큰 직종일수록 내부인 사이에서 통용되는 줄임말과 권위를 절상하거나 절하하는 은어가 많은데, 검사들이 주인공인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도 이런 화법이 빈번하다. “내가
글: 유선주 │
201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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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의 TVIEW] 일단 완성하고 보자
부모님 집에서 나가 살 날이 가까워지자 김치볶음밥과 떡볶이밖에 할 줄 모르는 자식이 걱정된 엄마는 식탁에서 자꾸 ‘오늘의 레시피’를 주입하려 애쓰신다. 시금치는 끓는 물에 너무 오래 데치지 말고 잠깐만 넣었다가 꺼낸 다음 꼭 짜서 깨소금과 참기름을 적당히 넣어 무쳐야 하고, 물김치를 담글 땐 칼로 배추 잎을 길쭉하게 슥슥 쳐낸 다음 살짝 절였다가 고춧가루
글: 최지은 │
201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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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주의 TVIEW] 돈 앞의 자기합리화
가이타니 시노부의 원작 만화 <라이어 게임>은 상대를 속여서 돈을 빼앗는 게임에 휘말린 여대생과 그녀를 돕는 천재 사기꾼 콤비의 이야기로, 2007년 <후지TV>에서 제작한 동명의 드라마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원작의 게임 룰과 트릭, 반전을 가져오는 ‘필승법’이 사실상 공개된 상황, tvN 드라마 <라이어 게임>은 원작
글: 유선주 │
201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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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의 TVIEW] ‘평범한’ 삶에 대한 간절함
‘사회생활’의 첫 한달은 이유 없이 서러웠다. 이제는 더이상 빼도 박도 못하게 ‘일’을 하고 돈을 받는,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에 설레기보다 두려웠다. 하지만 한 사람 몫도 제대로 해낼 수 있게 되기 전, 첫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일자리를 구하던 몇달간은 그에 비할 수 없이 더 괴로웠다. 고칠 수도 없는 초라한 성적표와 보잘것
글: 최지은 │
2014-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