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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 모성에도 ‘계급’이 있다고?
입술이 바짝 마른 산모가 오래 참아온 아이스아메리카노(이하 ‘아아’) 한잔을 주문한 참이다. 배가 눈에 띄는 임신부 때는 그가 뭘 먹고 마시는지 참견하는 사람 천지라 카페에서 디카페인 커피 반샷으로 달라 속삭여도 어디선가 나타난 귀 밝은 자가 엽산이 풍부한 키위 주스를 마시라고 훈수를 두었다. 출산 후엔 찬 것 마시면 이가 빠진다고 ‘아아’를 압수당한 산
글: 유선주 │
202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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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선 부고를 접하고' - 안녕, 멋쟁이 희극인 박지선
11월 2일, ‘멋쟁이 희극인’ 박지선이 세상을 떠났다. 2007년 KBS 공채 22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 <개그 콘서트>의 간판스타 중 한 사람으로 떠올랐던 그는 자신을 둘러싼 방송 환경의 변화로 출연 프로그램이 줄어들고 코미디 무대보다 아이돌 관련 행사 무대에 더 자주 서게 된 이후에도 늘 밝고 씩씩한 모습이었다.
카메라 앞의 예능인이
글: 최지은 │
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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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엔젤’이 필요해
드라마를 보다 보면 악의와 음모로 작동하는 세상을 개인이 돌파하는 이야기에 익숙해진다. 주인공에겐 경로를 정하는 선택지가 주어지고 맞는 선택에 보상이 따른다. 드라마 바깥에선 성공한 사람의 후일담이 그렇다.
젊은이들의 창업기를 다룬 tvN 드라마 <스타트업>은 ‘엔젤’이 있어야 돌아가는 드라마다. 엔젤은 ‘스타트업 초기에 자금지원과 경영지도
글: 유선주 │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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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V '톡이나 할까?', 톡의 달인
이건 좀 무리수 같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카카오TV에서 제작한다 해도,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말 대신 카카오톡(이하 톡)으로만 대화하는 예능이라니 너무 지독한… 컨셉 아니냔 말이다. 하지만 결국 형식을 완성하는 건 사람이라는 진리를 확인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첫 번째 초대 손님 배우 박보영이 톡으로 어린 조카 동영상을 공유하자 “워낙 동
글: 최지은 │
202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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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뎐', 저승 공무원으로 600년째 근무 중
권태와 허기가 묘하게 섞인 얼굴. 인세를 초월한 삶을 살고, 초월하지 못한 욕망을 말할 것 같은 표정의 배우 이동욱이 저승사자에 이어, 이번엔 천년 묵은 구미호가 되었다. 사랑했던 인간이 저승으로 가는 길을 막아섰던 구미호 이연(이동욱)은 금기를 범한 대가로 백두대간을 관장하던 산신의 지위를 잃고 저승 공무원으로 600년째 근무 중이다. 연인의 환생을 기
글: 유선주 │
202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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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백', 이름을 불러주세요
“자해하고 치료받고 또 연습실에 왔어요.” “실수하면 얼음 넣은 양동이에 머리 박고 있으라고 했어요.” “개같이 벌었지만 4년 동안 정산서 한번도 못 받았어요.” MBN <미쓰백>은 잊혀진 걸그룹 출신 가수들에게 ‘인생곡’을 만들어준다는 취지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막이 오르자 쏟아진 것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올 법
글: 최지은 │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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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탐정', 생식만 한다
납빛 피부, 보라색 입술의 남자가 탐정 사무소 창가에 앉은 비둘기 무리에 시선을 둔다. 굶주림 끝에 비둘기라도 먹어볼 셈으로 뜰채를 휘젓다가 도심 비둘기의 세균과 바이러스가 옮을까 주저하던 그는 문득 현실 자각 타임을 맞는다. 그는 좀비다. 사람이던 시절의 기억을 잃고 야산에 숨어 지내던 좀비가 우연히 살인 사건을 목격하고 죽은 이의 신분을 빌려 탐정 김
글: 유선주 │
2020-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