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대출 없는 사람도 찾기 힘들고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도 되게 많고 저는 그렇게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런데도 지금 부끄러워요.” 자신이 겪는 내밀한 고통을 카메라 앞에서 공개하기로 결정하고서도 세라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낸다. <미쓰백>의 아이러니는 이처럼 연예계에서 힘없고 나이 어린 여성으로서 자신을 지키지 못해 상처받았던 이들이 그 상처와 관련된 사연을 낱낱이 내보여야 대중의 관심을 얻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그 관심이 지속적인 호감이나 응원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고, 짧은 동정으로 끝난다면 출연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필요한 게 과연 ‘인생곡’ 만일까? 제작진과 면접을 본 200여명 중 출연이 결정된 8명을 제외한 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글로벌 K팝’의 시대, 화려한 무대 아래 그늘에서는 질문이 꼬리를 문다.
VIEWPOINT
혼자서 ‘극복’하지 않기를
세라의 괴로움에 공감한 소연(티아라)은 “여자로서 걸 그룹 생활하고 연예계 일 한다는게 마음을 많이 다칠 수 있는 일”이라며, 자신도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몇년이나 버티다 병원에 갔지만 약에 의존하면 안될 것 같아서 “약을 하나도 먹지 않고 견뎌서 많이 극복한 상태”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을 약 없이 ‘버티는’ 것을 극복이라 표현하는 것은 위험하다. 출연자와 시청자 모두를 위해 <미쓰백> 제작진이 가장 세심하게 다루어야 할 주제는 아마도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