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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4칸으로 완성된 떡들의 세계, 석동연의 <말랑말랑>
출판사 구조조정이라는 지진 해일급 풍랑에 폐간되고 만 월간지 <오후>를 사서 제일 먼저 찾아 읽는 만화가 있었다. 달랑 4칸으로 이루어진 만화 몇편이지만 4칸이 주는 엑기스의 재미를 주는 만화였다. 말랑말랑한 ‘떡’들이 주인공으로 여러 해프닝을 전달한 만화. 석동연의 <말랑말랑>이 바로 그 문제의 작품이다.
어느 누구도 생
글: 박인하 │
200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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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해체적 시각으로 백설공주를 재구성하라, <백설공주>
도널드 바셀미의 <백설공주>는 그림 형제가 음침하게 묘사한 슈바르츠발트의 컴컴한 숲속 대신 맨해튼의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시작된다. 바셀미의 백설공주는 대학에서 여성학을 전공했고 따분하고 산문적인 현실에 진저리를 치는 지식인이고 백설공주와 함께 사는 일곱 난쟁이들은 빌딩 유리창을 닦고 이유식을 만들어 파는 왜소하고 건조한
글: 듀나 │
200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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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탁구를 매개로 한 청춘물, 이누가미 스쿠네의 <러버즈 세븐>
1층은 편의점, 2층은 노래방, 3층은 탁구장인 어느 빌딩. 지나치게 번화하지도, 그렇다고 한산하지도 않은, 도시 외곽의 평범하기 그지없는 무대다. 주인이 젊은 야쿠자라는 사실도 상식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친다든지, 노래방에서 낯뜨거운 짓을 벌인다든지, 쓸데없이 이 구역을 침범하려고 어슬렁거린다든지 할 때는 문제
글: 이명석 │
200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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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브레송, 파졸리니의 영화 사상을 듣는다, <영화감독들의 영화이론>
이탈리아의 영화학자인 프란체스코 카세티는 1945년을 전후로 영화이론과 관련한 새로운 현상들이 목도된다고 말한다. 그런 현상들 가운데에는 이론의 전문화에 따른 그것과 실천 사이의 분리라는 것도 있는데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썼다. “이론가들은 존재하지 않는 영화를 꿈꾸며 또 계속해서 그것을 제의했던 데 반해 영화감독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제안들에 별로
글: 홍성남 │
200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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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창조는 도전 정신에 있다, <연전연패>
제목이 심상치 않다. 싸울 때마다 진다는 뜻이다. 18연패와 원정경기 21연패의 기록을 세운 삼미 슈퍼스타즈의 전설 아닌 전설이 떠오른다. 이 책은 물론 일본판 삼미 슈퍼스타즈에 관한 책은 아니다. 2000년 가을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행한 5회의 연속 강의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의 저자 안도 다다오(1941∼)는 세계적인 건축가다. 예일대, 컬럼비아대,
글: 표정훈 │
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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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대안적 만화의 시금석, 정철
어느 날, 나의 등에 날개가 돋았다. 이런 상상에서 <eden>은 출발한다. 그리고 이 상상이 커다란 3절지 260장에 옮겨졌다. 보통 만화 원고의 몇배가 되는 큰 사이즈에 스크린 톤 대신 먹의 농담과 직선적 펜 선 대신 붓의 유려함으로 표현된 흑백의 매력은 열정적인 탐구자인 작가가 일궈낸 성과다. 꽤나 미련스러워 보이는 이 작업을 끝끝내 마무리
글: 박인하 │
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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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16세기 이슬람 미술계의 문명충돌 다룬 그림 소설, <내 이름은 빨강>
나는 소설을 ‘좀처럼’ 읽지 않는다. TV드라마, 영화, 하다못해(?) 신문 사회면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고 재미있는데 굳이 소설책 붙잡고 있기 싫은 것이다. 그래도 전혀 읽지 않는 건 아니어서 아는 사람이 강력 추천하는 소설을 마지 못해 하는 심정으로 읽을 때가 있다. 술자리에서 작가 김영하가 강력 추천하는 바람에 읽게 된 소설이 바로 오르한 파묵의
글: 표정훈 │
2005-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