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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조명이 없던 시절에 대한 향수
<밤의 문화사>는 산업혁명 이전의 밤시간을 역사학자의 눈으로 들여다본 탐구서다. 편지, 공문서, 문학, 오페라 등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20년이라는 산고의 시간을 거친 이 책은 인공조명이 탄생하기 전, 밤이라는 시공간이 가졌던 위험성과 불편을 이야기하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모든 위험은 매력과 닿아 있는 법. 미지에서 오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글: 안현진 │
200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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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와인보다 짙은 사람의 향기
기업의 CEO들이 <신의 물방울>을 읽는 것은 대개 잘난 척하기 위해서다. 빈티지, 샤토 운운하며 와인에 대한 지식을 자랑해야 비즈니스도 잘된다며 그들은 이 책을 외우지만, 삐딱한 시선으로는 그저 비싼 와인을 마시는 데 대한 죄책감을 달래기 위한 수단 이상은 아니다. 술에 관한 만화 <스트레이트 온더락>은 그에 비하면 소박하다. 외워
글: 문석 │
200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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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욕망보다 강한 혈육의 힘
한 남자가 죽었다.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방황하다가 스스로 바닷물에 뛰어들어 죽었다. 그의 어머니는 열두명의 자식 중 한명이었던 그의 장례식을 이미 오래전에 치른 남편의 장례식과 혼동한다. 남자의 죽음을 기억하는 사람은 “윤간처럼 빠르게 간통처럼 빠르게 연이어 태어난” 손아래 동생 베로니카뿐이다. 그녀는 오빠 리엄의 자살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이 가족들에게
글: 장영엽 │
200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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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중국 역동의 반세기를 담은 윤회소설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중국 작가 모옌의 소설. 고밀 동북향의 지주였던 서문뇨는 토지개혁기를 맞아 악덕지주로 몰려 동네 사람들에게 총살당한 뒤 염라대왕전에 불려간다. 서문뇨의 억울한 사연을 들은 염라대왕은 환생을 시켜주겠다고 약속한다. 서문뇨는 나귀, 소, 돼지, 개, 원숭이를 거쳐 2001년 ‘밀레니엄 베이비’로 환생한다. 다섯살인 주인공은 윤
글: 이다혜 │
200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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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독특한 형식적 실험이 돋보이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신작
<당신이, 없었다, 당신>은 형식과 내용에서 파격적이고 실험적이라는 수사가 어울리는 책이지만, 비교적 일상적인 이야기로 시작해 충격의 강약을 조절하는 치밀하고 계산적인 면도 엿보인다. 사람이 늙으면 모래로 풍화한다는 단편 <이윽고 광원이 없는 맑는 난반사의 표면에서……/TSUNAMI를 위한 32점의 그림 없는 삽화>는 각 페이지 하단
글: 안현진 │
200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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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시인의 재능을 지닌 과학자-어떤 생의 발굴
인류학자이자 자연주의자인 로렌 아이슬리의 자서전. 자서전이라고는 하지만 <그 모든 낯선 시간들>은 마치 자연과 인간에 대한 에세이 같다. 개인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정리하면서 극적 과장을 더하는 방식의 현대적 자서전이 아니라, 로렌 아이슬리가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인간의 근원을 더듬어가는 산문집이기 때문이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 삶을 정리하는 방
글: 이다혜 │
200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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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도저히 알 수 없는, 너무나 알고 싶은
삶은 아주 작은 균열만으로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이 냉정한 법칙은 일제시대를 살아가던 평범한 만철(만주철도공사) 측량기사 김해연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독립이니 해방이니 하는 말들”보다는 “총독부냐, 만철이냐, 광산이냐 하는 진로문제”가 더 중요했던 청년을 무너뜨린 건 연인 이정희의 자살이다. 여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던, 책을 많이 좋아하던, 누구보
글: 장영엽 │
2008-10-16